다양한 관점이 만날 때 창의성이 폭발한다

같은 그림을 다르게 보는 순간, 새로운 길이 열린다.

by 이재현

우리는 흔히 ‘창의성’을 개인의 재능이나 독창적인 아이디어에서 비롯된다고 생각한다. 물론 그것도 맞는 말이다. 그러나 진짜 강력한 창의성은 혼자 있을 때보다, 다양한 관점들이 충돌하고 연결될 때 더 자주, 더 깊이 발생한다. 마치 서로 다른 색의 물감이 섞일 때 새로운 색이 만들어지듯, 다양한 시각이 만나는 자리에서 우리는 상상하지 못한 해답과 통찰을 얻게 된다.


창의성은 단순한 ‘새로움’이 아니다. 그것은 기존의 생각들을 낯선 방식으로 조합하고 연결하는 능력이다. 이 조합은 다양한 배경, 경험, 가치관을 지닌 사람들 사이에서 훨씬 더 풍부하게 이루어진다. 내가 미처 생각하지 못한 시각, 내가 경험하지 못한 현실, 내가 다르게 받아들인 개념—이 모든 것들이 창의성의 재료가 된다.


우리가 일상에서 마주하는 문제들은 이제 단순한 방식으로 해결되지 않는다. 기술과 사회가 복잡하게 얽힌 지금, 한 가지 관점만으로는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 예를 들어 환경 문제를 생각해 보자. 과학자의 시각, 정책가의 시각, 기업인의 시각, 시민의 시각이 모두 모여야 비로소 현실적이면서도 지속가능한 해결책이 탄생한다. 이러한 다양한 관점 간의 연결과 협업이 바로 창의적 문제 해결의 핵심이다.


실제로 혁신을 일구어낸 수많은 사례들도 그 출발점에는 이질적인 시각의 결합이 있었다. 예술과 공학의 만남으로 애플의 디자인이 탄생했고, 심리학과 경제학의 접점에서 행동경제학이 태어났으며, 철학과 인공지능의 대화를 통해 AI 윤리라는 새로운 분야가 열렸다. 창의성은 늘 경계에서, 접점에서, 충돌의 순간에서 피어난다.


그러나 이런 창의성이 자연스럽게 발현되는 것은 아니다. 서로 다른 관점은 종종 충돌을 일으키고, 오해를 낳기도 한다. 그렇기에 중요한 것은 다양한 시각이 안전하게 표현되고, 경청되고, 연결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일이다. 모든 창의적 팀과 공동체에는 ‘다름을 존중하는 문화’, ‘말할 수 있는 자유’, ‘다른 의견에 대한 호기심’이라는 토양이 필요하다. 이 토양이 있어야 다양한 관점이 경쟁이 아니라 협력으로 작동하고, 창의성은 불꽃처럼 튀어 오른다.


오늘날 우리가 속한 공동체도 마찬가지다. 가정에서, 직장에서, 사회 속에서 창의성이 살아나기 위해서는 다양한 관점이 안전하게 모이고, 함께 작동하는 구조가 필요하다. ‘틀렸다’가 아니라 ‘그렇게도 볼 수 있구나’라고 말할 수 있는 문화, ‘왜 다르게 생각하지?’가 아니라 ‘어떻게 연결해 볼 수 있을까?’라고 질문하는 태도—이런 작은 변화들이 창의적인 대화의 시작이 된다.


창의성은 ‘혼자 잘하는 사람’이 아니라, ‘함께 다르게 보는 사람들’ 사이에서 일어나는 사건이다. 다양한 시선이 만나고, 그 시선들이 서로를 자극하며 새로움을 만들어낼 때, 우리는 한계를 넘고 새로운 가능성을 마주하게 된다. 창의성은 다름이 충돌할 때 피어오르는 가장 아름다운 불꽃이다. 그리고 그 불꽃은, 다름을 두려워하지 않고 마주 보는 우리의 태도 속에서 비로소 타오르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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