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협이 아닌 창조
우리는 종종 협력을 ‘타협’과 같은 의미로 착각한다. 서로의 의견이 다를 때, 중간 지점을 찾는 것이 최선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그러나 진정한 협력의 정수는 단순한 절충이 아니라, 서로의 차이를 융합해 새로운 가치를 창조하는 과정이다. 이때 탄생하는 힘을 우리는 ‘시너지(synergy)’라고 부른다.
타협은 대개 각자의 입장에서 조금씩 양보해 중간 지점을 만드는 것이다. 겉보기에는 갈등이 줄고 합의가 이루어진 듯 보이지만, 사실은 각자가 가진 최선의 안에서 일부를 포기한 결과에 불과하다. 반면 시너지는 전혀 다른 과정을 거친다. 서로의 강점과 자원을 결합하여, 각자가 혼자서 이룰 수 있는 것보다 훨씬 더 나은 결과를 만들어낸다. 여기에는 ‘나’와 ‘너’가 모두 지지하는 ‘우리의 해답’이 담겨 있다.
예를 들어, 한 사람이 예술적 감각이 뛰어나고 다른 한 사람이 기술적 전문성을 지녔다고 하자. 타협이라면, 각자의 영역을 조금씩 줄여 무난한 결과물을 만드는 데 그칠 것이다. 그러나 시너지를 낸다면, 예술과 기술이 완전히 융합되어 이전에는 상상하지 못했던 새로운 형태의 작품이 탄생할 수 있다. 이것이 바로 시너지의 본질이다. 시너지는 1+1=2가 아니라, 1+1>2가 되는 현상이다.
시너지가 발휘되려면 무엇보다 서로의 다름을 위협이 아니라 자원으로 보는 태도가 필요하다. 다른 배경, 다른 생각, 다른 방식을 지닌 사람들이 만나면 처음에는 불편하고 갈등이 생기기 마련이다. 그러나 이 차이를 없애려 하거나 억누르는 대신, ‘이 다름에서 무엇을 배울 수 있을까?’라는 질문을 던질 때, 그 차이는 창조의 원료로 바뀐다. 다양성이 시너지를 만드는 원천이 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오늘날 우리가 마주하는 문제들은 복잡하고 다층적이다. 환경, 기술, 경제, 문화가 얽혀 있는 난제를 풀기 위해서는 한 가지 관점이나 한 분야의 지식만으로는 부족하다. 서로 다른 전문성과 경험, 그리고 사고방식이 만나야 한다. 시너지는 바로 이런 협력 속에서 빛을 발한다. 그것은 ‘네 생각’과 ‘내 생각’의 중간 지점이 아니라, 그 둘을 뛰어넘는 ‘새로운 제3의 길’을 만드는 과정이다.
시너지는 타협의 결과가 아니라, 함께 만들어낸 창조의 결실이다. 타협이 각자가 가진 것을 조금씩 덜어내는 것이라면, 시너지는 서로의 강점을 최대한 끌어올려 결합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 힘은 단순한 합의보다 훨씬 더 강력하고, 지속가능하며, 구성원 모두에게 깊은 만족과 성취를 안겨준다. 진정한 리더십은 이 시너지의 장을 열어주는 능력에서 나온다. 리더는 갈등을 줄이는 사람이 아니라, 차이를 연결해 새로운 가능성을 만드는 사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