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행합일과 시너지 전략

실천으로 증명하고, 차이를 결합해 새로운 길을 만드는 힘

by 이재현

창조적 협업의 핵심은 서로 다른 생각과 자원을 모아 혼자서는 도달할 수 없는 결과를 만들어내는 데 있다. 스티븐 코비(Stephen Covey)는 이를 ‘시너지(Synergy)’라고 불렀다. 시너지는 단순히 힘을 합치는 것이 아니라, 각자의 강점과 차이가 만나 완전히 새로운 제3의 대안을 창출하는 과정이다. 그런데 이 시너지가 실제로 발휘되려면 전제가 필요하다. 바로 신뢰와 일관된 실천이다. 이 지점에서 퇴계 이황의 ‘지행합일(知行合一)’ 철학은 코비의 시너지 전략과 절묘하게 맞물린다.


코비의 시너지 전략은 네 가지 단계로 요약할 수 있다.

1. 차이를 인식하고 존중하기

2. 서로의 강점을 발견하고 활용하기

3. 열린 대화와 경청을 통해 새로운 가능성을 탐색하기

4. 기존의 틀을 넘어 제3의 대안을 만들기


이 과정은 듣기에 멋지지만, 실제로 실행하려면 말과 행동의 일치가 뒷받침되어야 한다. 예를 들어, 겉으로는 다양성을 존중한다고 말하면서도, 실제로는 자신의 의견만 고집한다면 협업은 곧 갈등으로 변한다. 여기서 퇴계의 지행합일이 중요한 이유가 드러난다. 퇴계는 평생 “앎은 반드시 행함으로 이어져야 한다”는 원칙을 실천했다. 그는 도산서원에서 제자들에게 단순한 학문적 지식이 아니라, 삶에서 지식을 구현하는 태도를 가르쳤다.


지행합일은 협업의 신뢰 기반을 만드는 핵심 요소다.

· 약속을 지키는 사람만이 타인의 신뢰를 얻을 수 있다.

· 행동으로 자신의 가치관을 증명하는 사람만이 협업에서 발언권을 가진다.

· 말과 행동이 일치하는 리더만이 차이를 잇는 다리가 된다.


퇴계의 지행합일은 바로 이 신뢰의 토대를 제공한다. 신뢰가 확보되면, 코비가 말한 시너지의 네 단계가 자연스럽게 작동한다. 서로 다른 관점이 위협이 아니라 자산으로 보이게 되고, 대화는 방어가 아닌 탐구가 된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전혀 예상치 못했던 해답 즉, '제3의 길'이 열린다.


예를 들어, 퇴계가 제자들과 나눈 토론은 항상 ‘스승의 답’을 강요하는 자리가 아니었다. 그는 먼저 경청했고, 제자의 의견에서 배울 점을 찾았으며, 서로의 관점을 연결해 더 깊은 통찰로 이끌었다. 이는 코비의 시너지 전략과 동일한 흐름이다. 퇴계는 신뢰를 실천으로 쌓았고, 그 신뢰 위에서 서로 다른 생각이 결합되어 새로운 지혜가 탄생했다.


퇴계의 지행합일과 코비의 시너지 전략은, “신뢰를 행동으로 증명하고, 차이를 연결해 창조로 나아간다”는 한 줄로 정리할 수 있다. 지행합일이 없는 시너지는 공허하고, 시너지가 없는 지행합일은 고립될 수 있다. 두 원리가 만나면, 협업은 단순한 조율이 아니라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창조적 결합이 된다.


오늘날 우리는 다양한 배경과 관점을 가진 사람들과 함께 일해야 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 그 속에서 필요한 리더는 퇴계처럼 실천으로 신뢰를 쌓고, 코비처럼 차이를 연결해 제3의 길을 여는 사람이다. 지행합일과 시너지가 결합할 때, 협업은 더 이상 타협이 아니라 창조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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