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체와 정신의 루틴

일상에서 실천하는 수양

by 이재현

퇴계의 수양 철학은 이론보다 일상의 루틴 속에서 드러났다. 옷차림, 걸음걸이, 독서의 태도, 마음을 모으는 습관까지 모두가 수양의 일부였다. 오늘날의 웰빙 문화 또한 신체와 정신을 돌보는 작은 루틴의 힘을 강조한다. 이는 시대와 문화는 달라도, 몸과 마음을 가꾸어 삶 전체를 단단히 세우는 지혜가 인간에게 늘 필요했음을 보여준다.


퇴계식 루틴 vs. 현대적 웰빙 루틴

퇴계의 하루는 경(敬)의 태도를 중심으로 한 자기 수양의 루틴이었다. 그는 몸가짐을 바르게 하고, 작은 행동 하나에도 마음을 집중하며, 독서와 사색을 통해 정신을 단련했다. 이는 단순한 생활 습관이 아니라, 도덕적 삶을 실천하기 위한 방법이었다.
현대적 웰빙 루틴은 아침 운동, 명상, 균형 잡힌 식사, 충분한 수면 등으로 구성된다. 이는 건강과 정신적 회복, 생산성을 목표로 한다. 차이는 있지만, 두 루틴 모두 몸과 마음을 정돈해 더 나은 삶을 지향한다는 점에서 맥을 같이한다. 오늘날 우리는 퇴계의 내적 경건함과 현대적 웰빙을 결합한 통합적 루틴을 필요로 한다.


몸을 돌보는 것이 도덕적 삶의 출발점

도덕적 삶은 정신적 차원에서만 유지되지 않는다. 몸이 건강해야 올바른 판단과 지속적인 실천이 가능하다. 퇴계가 옷차림과 자세를 단정히 하고, 걸음을 신중히 한 것도 몸을 바로 세워 마음을 다잡기 위함이었다.
현대 리더십에서도 건강은 중요한 자산이다. 몸이 지치면 감정이 흔들리고, 도덕적 판단조차 약화된다. 반대로 몸을 잘 돌보는 리더는 자기 존중과 책임을 동시에 실천하며, 공동체를 더 잘 이끌 수 있다. 결국 자기 관리와 도덕적 삶은 분리되지 않고, 몸을 돌보는 일이 곧 도덕적 실천의 출발점이 된다.


‘감정 근육’을 키우는 일상의 수련

감정은 본능적으로 일어나지만, 그것을 다스리는 힘은 훈련을 통해 기를 수 있다. 이를 ‘감정 근육’이라 할 수 있다. 퇴계가 강조한 경의 태도는 감정 근육을 단련하는 과정이었다. 작은 자극에도 흔들리지 않고, 마음을 한 점으로 모으는 습관이 감정의 기초 체력이었다.
현대적으로는 정서 지능(EQ)이 이에 해당한다. 감정 근육이 발달한 사람은 위기에도 침착하고, 타인의 감정에 공감하며, 건강한 관계를 만든다. 이를 위해 호흡·명상, 감정 기록하기, 감사 표현 같은 작은 실천이 효과적이다. 특히 리더의 감정은 조직 전체로 전이되기 때문에, 리더는 감정 근육을 단련하는 일상의 훈련을 게을리하지 않아야 한다.


리더는 자기 돌봄에서 시작된다

리더십은 흔히 타인을 이끄는 힘으로 정의되지만, 그 출발점은 자기 자신을 돌보는 일이다. 리더가 자신의 건강과 마음을 돌보지 못하면, 쉽게 소진되거나 감정에 휘둘리며, 결국 조직에 불안감을 준다. 반대로 자기 돌봄을 실천하는 리더는 지속 가능한 에너지와 안정감으로 타인을 이끌 수 있다.


AI 시대와 같은 초변화 환경에서는 더욱 그렇다. 정보 과부하와 빠른 의사결정 압박 속에서 자기 돌봄은 단순한 사치가 아니라 필수 조건이다. 규칙적인 휴식, 마음 챙김, 가족과의 시간 같은 작은 자기 관리가 리더십의 품질을 좌우한다. 이는 곧 “나를 먼저 돌봐야 타인을 돌볼 수 있다”는 원리로 귀결된다.


루틴 속에서 완성되는 신체와 정신의 수양

퇴계의 루틴과 현대적 웰빙 루틴은 시대와 목표는 달랐지만, 모두 몸과 마음을 조율하여 삶을 더 깊고 단단하게 만드는 힘을 강조했다. 몸을 돌보는 것은 도덕적 삶의 기초이고, 감정을 단련하는 것은 관계와 리더십의 기반이며, 자기 돌봄은 지속 가능한 리더십의 출발점이다.


신체와 정신의 루틴은 단순한 생활 관리가 아니라, 인간을 성숙하게 하고 리더를 단단히 세우는 일상의 수양이다. 작은 루틴을 꾸준히 실천하는 것이 곧 자기 혁신이자, 시대가 요구하는 리더십의 근간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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