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를 용서하고 받아들이는 능력

by 이재현

인간은 누구나 실수를 하고, 때로는 자신을 부끄럽게 만드는 선택을 한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그 실수 자체보다, 그것을 어떻게 대하는가에 달려 있다. 많은 사람들이 자신을 끊임없이 비난하며 과거의 잘못에 매여 살아간다. 그러나 심학이 가르쳐주는 자기 구원의 길은, 먼저 스스로를 용서하고 받아들이는 능력에서 시작된다.


퇴계가 강조한 경(敬)은 단순히 바른 자세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그것은 흔들리는 마음을 곧게 세우는 태도이며, 자기 자신과도 엄숙히 마주하는 힘이다. 이때 중요한 것은 자신을 가혹하게 몰아붙이는 것이 아니라, 있는 그대로의 나를 받아들이는 일이다. 내 마음을 바로 세운다는 것은, 과거의 그림자를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인정하고 포용하는 과정이다.


스스로를 용서한다는 것은 ‘나는 잘못이 없었다’고 합리화하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잘못을 있는 그대로 직시하면서도, 그 잘못이 나의 전부가 아님을 인정하는 것이다. 인간은 불완전한 존재이며, 실수 속에서 배우고 성숙해 가는 과정이 곧 삶이다. 심학은 도심(道心), 즉 도덕적 본성이 우리 안에 여전히 살아 있음을 상기시킨다. 그 본성을 믿고 받아들일 때, 우리는 자기 자신을 용서할 힘을 얻게 된다.


이 능력은 리더십에서도 절대적이다. 자신을 용서하지 못하는 리더는 타인의 실수에도 지나치게 가혹해진다. 반대로 자신을 받아들이는 리더는 타인의 부족함도 포용할 수 있다. 이런 리더는 공동체 안에서 두려움이 아닌 신뢰를 키우고, 실패를 성장의 발판으로 바꾸어 준다.


현대 사회는 완벽을 요구하지만, 진정한 성장의 열쇠는 불완전함을 받아들이는 데 있다. 자기 용서는 나약함이 아니라 용기다. 내 안의 어두운 부분까지 껴안는 순간, 인간은 더 강인하고 따뜻한 존재가 된다.

심학은 우리에게 이렇게 속삭인다. “너 자신을 꾸짖는 데서 멈추지 말고, 너 자신을 다시 세우는 데로 나아가라.” 바로 그 순간, 자기 구원의 문은 열리며, 내면의 리더십이 한층 더 단단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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