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성장과 타인의 성장이 만나는 지점

대학도의 ‘신민(新民)’과 상생의 리더십

by 이재현

『대학(大學)』의 가르침은 “격물치지(格物致知)하여 성의정심(誠意正心)하고, 수신제가치국평천하에 이르라”고 말한다. 그러나 퇴계는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신민(新民)’—즉 백성을 새롭게 한다는 구절에 주목했다. 이는 리더의 성장이 자신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타인의 성장을 이끌어내는 데까지 확장되어야 함을 뜻한다. 나의 성숙이 공동체의 선한 변화로 이어질 때, 비로소 진정한 리더십이 완성된다.


코비는 이를 “상호의존적(Interdependent) 리더십”이라 불렀다. 그는 개인의 독립(Independence)이 목표가 아니라, 서로의 성장에 영향을 미치는 관계적 리더십이 진정한 완성이라고 했다. 나의 성과가 타인의 실패 위에 세워진다면 그것은 일시적인 승리일 뿐이다. 반대로, 나의 성장이 타인의 잠재력을 자극하고 함께 성장하도록 만든다면 그것이 ‘승-승(Win-Win)’의 진정한 의미다.


AI 시대에 이 ‘상호성(Reciprocity)’은 더욱 중요해졌다. 기술이 인간을 대체하기보다, 서로의 가능성을 확장하는 파트너가 될 때 AI는 선한 도구가 된다. 마찬가지로, 리더 역시 구성원을 지배하거나 평가하는 존재가 아니라, 성장을 촉진하는 동반자로서 존재해야 한다. 한 사람이 배우면 한 팀이 성장하고, 한 팀이 성장하면 조직 전체가 새로워진다.


퇴계의 ‘신민’이 바로 그러한 철학이었다. 자기의 도(道)를 깨달은 사람은 그것을 세상과 나누어 백성의 삶을 새롭게 해야 한다. 즉, 내면의 깨달음이 사회적 실천으로 이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리더의 학문이 책 속에서 끝나지 않고, 사람을 변화시키는 힘으로 작용할 때, 그것이 진정한 교육이요 리더십이다.


AI 리더십의 본질도 다르지 않다. 내가 AI를 통해 성장할 때, 그것을 이웃과 나누고, 세대 간의 격차를 줄이며, 모두가 함께 배우는 문화로 확산시키는 것—이것이 ‘나의 성장과 타인의 성장이 만나는 지점’이다.

리더십이란 “내가 얼마나 앞서가는가”가 아니라 “내가 함께 가는 사람을 얼마나 성장시켰는가”로 평가된다.


퇴계의 말처럼, “자기 수양은 자신을 위한 것이 아니라, 세상을 위한 준비다.”
나의 성장은 타인을 위한 선물일 때 가장 깊고 오래 지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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