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학(心學)과 AI 시대의 ‘지속가능한 자기 갱신’의 철학
퇴계 이황은 “공부는 마침이 없고, 도(道)는 멈춤이 없다”고 했다. 인간의 마음을 다스리고 진리를 향해 가는 일은, 결코 완성되지 않는 여정이다. 그는 『심학도』에서 마음을 거울에 비유하며, “닦지 않으면 때가 끼고, 멈추면 흐려진다”고 했다. 이 말은 곧, 성장은 한 번의 도약이 아니라, 끝없는 정진의 과정이라는 뜻이다.
오늘날의 리더십 역시 ‘한 번의 성공’이 아니라 ‘지속 가능한 갱신’이 핵심이다. 조직의 성장보다 먼저, 리더 자신이 성장의 루틴을 이어갈 수 있어야 한다. 성찰(省察), 경(敬), 숙흥야매(夙興夜寐)의 일상적 수양은 모두 이 지속 가능성을 위한 기반이다. 변화의 파도 속에서 리더가 오래 살아남는 힘은 자기 혁신(Self-Renewal)의 깊이에서 나온다.
스티븐 코비는 이를 “톱날을 가는 습관(Sharpen the Saw)”이라 불렀다. 그는 생산성의 본질은 일의 효율이 아니라, 인간 자신을 끊임없이 가다듬는 데 있다고 강조했다. 퇴계의 ‘심학’이 마음의 도를 닦는 일이라면, 코비의 자기 갱신은 몸과 정신, 관계, 가치의 균형을 유지하는 일이다. 두 사상은 400년의 세월을 넘어 ‘리더십은 자기 혁신의 연속 과정’이라는 동일한 진리를 말하고 있다.
AI 시대의 리더에게 자기 혁신은 선택이 아니라 생존의 방식이다. 기술은 빠르게 변하지만, 인간의 내면이 변하지 않으면 그 변화는 공허하다. 진정한 혁신은 도구의 발전이 아니라 마음의 성장, 인식의 확장에서 시작된다. 새로운 기술을 배우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스스로를 새롭게 인식하고, 사고의 틀을 확장하는 용기다.
퇴계는 제자들에게 늘 “경(敬)으로 하루를 세우고, 성찰로 하루를 닫아라”라고 가르쳤다. 그 단순한 일상의 반복이야말로, 시대를 초월한 리더십의 지속 가능성이다. 리더의 성장은 남을 이기는 경쟁이 아니라, 어제의 자신을 이기는 싸움이다.
오늘의 리더는 기술의 혁신자이기 전에, 자기 인식의 혁신자가 되어야 한다.
그는 AI의 도움을 받되, 인간의 정신으로 방향을 잡아야 한다.
그는 성과를 추구하되, 의미를 잃지 않아야 한다.
그는 빠르게 달리되, 내면의 침묵을 잊지 않아야 한다.
퇴계의 ‘심학’이 가르치는 리더십은 바로 이 균형의 예술이다.
지속 가능한 리더십이란, 변화 속에서도 본질을 잃지 않는 자기 혁신의 힘이다.
그때 비로소 리더의 성장은 기술을 넘어 정신으로,
성과를 넘어 존재의 깊이로 이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