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은 어디에서 오는가

제1장. 소를 잃은 사람들

by 이재현

우리는 불안을 줄이기 위해 애쓴다. 더 준비하고, 더 계획하고, 더 성취하면 괜찮아질 것이라 믿는다. 그러나 이상하게도, 조건이 나아질수록 마음은 더 조급해진다. 불안은 사라지지 않고 형태만 바꾼다. 실패에 대한 두려움은 성공 이후에도 계속되고, 관계의 긴장은 친밀함 속에서도 남아 있다. 그렇다면 이 불안은 도대체 어디에서 오는가.


십우도의 첫 장면은 한 사람이 산을 헤매는 모습이다. 그는 무언가를 잃어버렸다. 그러나 무엇을 잃었는지 정확히 말하지 못한다. 다만 허전하다. 방향을 알 수 없고, 마음이 흔들린다. 이 흔들림이 바로 불안이다. 불안은 외부의 위협에서만 생기지 않는다. 오히려 자기중심이 흔들릴 때 가장 깊어진다.


현대의 불안은 과잉에서 온다. 선택은 넘치고, 비교는 끝이 없으며, 속도는 점점 빨라진다. 우리는 끊임없이 반응한다. 메시지에, 뉴스에, 타인의 시선에, 사회적 기준에. 그러나 그 사이에서 한 가지 질문은 거의 묻지 않는다. “나는 지금 나로 살고 있는가?” 이 질문이 사라질 때, 불안은 조용히 자리 잡는다.


심리학의 언어로 말하면, 불안은 자아가 중심을 잃을 때 생긴다. 의식은 안정된 척하지만, 무의식은 다른 이야기를 한다. 억눌린 감정, 외면한 욕망, 미루어둔 질문들이 그림자처럼 따라온다. 우리는 그것을 외부 문제로 해석하지만, 실은 내부의 분열이 신호를 보내는 것이다.


십우도에서 말하는 소는 능력이나 지위가 아니다. 소는 나를 나답게 하는 중심이다. 그 중심과 멀어질수록, 삶은 더 분주해지고 마음은 더 불안해진다. 불안은 약함의 증거가 아니라, 잃어버린 것을 찾으라는 초대장일지도 모른다.


불안을 없애려 하기보다, 잠시 멈추어 질문을 해본다.
나는 무엇을 잃었는가.
나는 어디에서부터 나를 떠나왔는가.


소를 잃은 사람의 첫 감정은 공포가 아니라 불안이다.
그리고 그 불안이야말로, 여정의 시작을 알리는 가장 정직한 신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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