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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두리 May 01. 2023

사위와의 첫 대화

 "앤소니!

Do you have time to talk with me?"

"예, 아버님"


나는 지금 아내와 함께 애틀랜타에 있는 딸 집에 와서 2개월째 머무는 중이며, 나의 사위 앤소니는 교포 2세로 한국어가 서툴고,  나는 영어가 서툽니다. 그럼에도 나는 영어로 말을 걸고, 사위는 한국어로 답을 합니다. 좀 긴장하고 있는 앤소니에게 내가 먼저 말문을 열었습니다.


"Hyun(딸) said to me that she is happy when Anthony is happy.

Are you happy too when she is happy?"


며칠 전 딸과의 대화 중 딸이 말했습니다. 앤소니가 행복해야 자기가 행복할 수 있다고. 나는 딸에게 물었지요.

"앤소니도 네가 행복해야 자기도 행복하대?"

잘 모르겠으니 아빠가 한번 물어보아 달랍니다(??).


"예, 당연하죠"

앤소니의 대답에 나는 맞받았습니다.

"I am happy too when Hyun is happy. We are the same man as who is happy when she is happy."


"Did you read the book that I gave you and Hyun last time?"


지난번(1년 6개월 전) 애틀랜타를 방문했을 때 딸과 사위에게 책 2권을 선물했습니다. 하나는 'The road less traveled /아직도 가야 할 길(스캇 펙)' 원서이고, 다른 하나는 스티븐 코비의  '7 habits for highly effective people'이었습니다. 책의 첫 장에 나의 좌우명 "좋은 아빠가 되려거든 좋은 남편이 되어라. 좋은 남편이 되려거든 좋은 아빠가 되어라"를 적어서.


"어~~~, 아니오 아버님."


나는 약간 서운한 표정을 지으며 뜸을 들이다가 물었습니다.


"Did you remember my request for you  when we first met in Seoul in order to consent to the marriage?"


"어~~~~ 아니요, 잘 몰라요."


"Of course, I didn't give you any request at that time. Because I didn't know you well. I only knew what my daughter loves you. But if I can go back then, I would request that you have to  read 3 times the book that is "The Road Less Traveled".


"- - - - - -"

얼마동안의 침묵이 흐른 뒤에 나는 다시 말문을 열었습니다.


"I am trying to understand you with love. And I would like to have a conversation with you. So let me give you one suggestion. That is having a time that is talking about the book before I come back to Seoul."

"Okay?"

"알겠어요, 아버님"


나는 딸이 결혼 후 5년 만에 사위와 단둘 이만 나누는 첫 대화를 이렇게 마쳤습니다. 나는 주저리주저리 이야기를 이야기를 할 수가 없었기에  핵심만을 짧은 문장에 담아야했습니다. 다음날 나는 딸에게 말했지요 어제 앤소니와 이야기를 나누었다고.

"예, 알고 있어요, 앤소니에게 숙제 주셨다면서요."

"너도 그 책 읽고서 대화에 참여했으면 좋겠다."

"예, 저도 참여할게요."


두(2) 주가 흘렀지만 책을 읽고 있다는 낌새는 보이지 않습니다. 6월 말 한국으로 돌아갈 나에겐 남은 시간이 그리 많지 않은데 과연 그때까지 약속된 대화시간을 가질 수 있을까?


내 삶에는 3명의 스승이 있습니다. "아직도 가야 할 길'길의 저자 스캇 팩, 분석심리학자 칼 융, 그리고 비교신화학자 조셉 캠블입니다. 나는 스캇팩의 저서를 통하여 사랑과 성장이라는 개념을 정립하였고, 융의 무의식 학설은 나 자신과의 대화를 시작하게 하였으며, 조셉캠블의 신화에 대한 통찰은 인생이란 무엇이며 어디로 가야 하는지 방향을 알려주었습니다. 난 내 삶에서 그들을 만난 것을 행운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삶은 고해다" 부처님의 말씀입니다.

"삶은 문제의 연속이고, 인생은  그것을 해결해 나가는 과정이며, 그 속에서 우리는 성장한다." 정신의학자 스캇팩이 말하는 핵심 메시지입니다.

"삶의 길을 가다 보면 커다란 구멍을 보게 될 것이다. 뛰어넘으라. 네가 생각하는 것만큼 진 않으리라."

"신화와 인생(조셉 캠블)"의 마지막장에 나오는 구절입니다.


나의 삶에도 많은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스승들의 덕분에  중심과 방향을 잃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아이들의 삶에도 많은 문제들이 있을 것입니다. 나는 들이 힘든 과정을 통해 성장하며 성숙된 삶을 살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이제 부모가 된 그들도 자기 자녀들 삶의 등대가 되어주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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