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ugoBooks_우고의 서재
정효민 작가의 스페인 여행은 97년부터 시작됐다고 할 수 있다. 어릴 때 우연히 본 TV 속에는 어디인지는 알 수 없지만 매력적으로 불타오르던 한 도시가 있었다. 그가 해외축구를 접하고 스페인의 한 도시를 연고로 하는 축구팀을 응원하게 되면서, 여덟 살에 본 축제가 그 도시에서 열린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발렌시아. 꿈이자 운명 같은 도시였다.
정효민 작가가 스페인 여행에 대한 꿈을 가진 것에는 운명이라는 거창한 이름을 붙였지만, 실상 그가 스페인으로 떠난 이유는 '사랑했던 사람과의 이별' 때문이었다. 꿈을 이루는 데는 거창한 이유도 좋지만, 뜻밖에 찾아오는 동기가 결정적인 역할을 하기도 한다.
자기 일에 대한 회의감이 들던 시기였기도 했기에 '스페인행 항공권'을 결제하고, 퇴사하는 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필요치 않았다.
그는 마드리드, 톨레도, 세고비아, 바르셀로나, 발렌시아, 그라나다, 말라가, 론다, 세비야를 거쳐 포르투갈의 리스본까지 총 10개 도시를 한 달간 여행했다. 각 도시마다 에피소드나 대상을 통해 이야기를 풀어갔다.
주제는 다양했다. 사람, 건축물, 음식, 음악, 미술, 축구 등 거창한 게 아닌 주변에서 쉽게 만날 수 있는 일상의 것들이었다. 일상의 것을 좋아하는 그의 가치관이 책에 잘 묻어난다.
이 책은 마치 한 사람의 성장기와도 같다. 스페인과 스페인 사람들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지만, 긴 이야기는 하나로 관통한다. 상처 받은 한 사람이, 그토록 바라왔던 꿈을 만나고, 서서히 치유받아가며, 결국 자신이 걷고 있는 길이 옳다는 것을 깨닫고, 자신의 일상을 감사하게 되는 과정 말이다.
"여행을 통해 이런 경험을 했다는 것을 자랑하기보다, 오히려 나는 이 여행을 통해 나를 더욱 사랑하게 되었어" 를 자랑하는 책이다.
저자는 처음부터 가이드북 형식의 여행 에세이를 기획하지 않은 듯하다. 자신의 발자취를 따라 걷기를 강요하는 것이 아니라, 책을 읽으면서 스페인과 포르투갈의 도시를 작가와 함께 걸으며 같은 것을 느끼길 바랐던 것 같다.
도시의 색깔, 향기, 소음, 맛, 촉감을 오롯이 그대로 느끼길 바랐던 그의 바람 말이다.
이 책은 나의 첫 번째 책이자, 오랜 꿈의 결정체다. 이 책에는 스페인 여행, 작가, 강연자, 출판사 등의 여러 가지 꿈이 담겨 있다. 하나의 책으로 많은 꿈을 이룬 만큼, 엄청난 애정을 가지고 있는 책이다. 아마 두 번째, 세 번째 책을 내더라도 <마드리드 0km>만큼 마음으로 낳는 책은 없을 것이다.
원고 작업, 사진 편집 등을 거쳐 책을 발간한 이후에 제대로 정독을 해본 적이 없었고, 생각해보니 서평을 남긴 적도 없어서 이번 기회에 처음부터 끝까지 읽어보았다. 물론 고치고 싶은 문장도 있고, 다른 단어를 쓰고 싶은 부분도 있었다. 최악인 것은 그렇게 교정, 교열을 했는데도 오타가 있다는 것이 끔찍했다. 그럼에도 읽기 쉬운 호흡으로 책을 썼다는 것은 뿌듯했다.
다른 분들의 후기 중에서도 처음으로 책을 펴고 책을 닫을 때까지 읽기에 부담스럽지 않고 쉬웠다는 평이 가장 마음에 들었다. 일상을 자유롭게 누리던 시절에 쓴 책을 코로나 시대에 다시 읽으니, 그 나날들이 정말 소중했다는 것을 다시 한번 깨달았다. 그리고 방구석에서나마 다시 한번 스페인 여행을 떠날 수 있어서 행복했다.
이 글을 어떻게 마무리해야 할지 잘 모르겠어서 이렇기 끝내야겠다.
스페인에 대한 로망이 있으신 분들, 코로나로 인해 여행 욕이 해소가 안 되시는 분들은 <마드리드 0km>를 읽어보시기를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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