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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효민 Jan 10. 2021

21-1. 세계사를 품은 스페인 요리의 역사

HugoBooks _ 우고의 서재

세계사를 품은 스페인 요리의 역사


2021년의 첫 완독은 내가 사랑해 마지않는 스페인과 관련된 책으로 하고 싶었다. 아직 못 읽고 책장에 꽂혀있는 여러 스페인 책 중에 내가 고른 건 <세계사를 품은 스페인 요리의 역사>였다. 두 번의 스페인 여행에서 가장 좋았던 것은 스페인의 '날씨'였고, 그다음이 스페인의 다양하고 맛있는 음식이었다. 스페인에서 한국으로 떠나온 지, 28개월쯤 되었는데 아직도 스페인의 맛이 입안에 남아 떠나지 않는다. 그리운 스페인을 떠올리는데 스페인 요리의 역사를 좇는 책만큼 더 효과적인 책은 없으리라 생각했다.


톨레도 'el trebol'에서 먹었던 스페인 고기 요리


스페인 요리는 유럽의 여러 국가들처럼 코스로 제공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17세기에 정립된 스페인 요리의 순서를 보면, 첫 번째 접시에는 '오야' / 두 번째 접시에는 '아사도' / 세 번째 접시에는 '까수엘라' / 네 번째 접시에는 '뽀스뜨레'를 낸 다고 되어있다. '오야'는 푹 끓인 요리 즉, 수프 류를 의미하고 '아사도'는 구운 요리 즉, 고기나 생선 류의 음식을 의미한다. '까수엘라'는 아사도 외의 조리방식으로 만들어진 생선과 고기 요리이며 '뽀스뜨레'는 디저트를 의미한다. 이러한 코스 요리는 스페인의 넓은 지역에서  개성 있는 각각의 음식으로 발전, 발달하였으며 현재에도 그 특색을 유지하고 있다.


점심에 저렴한 가격으로 제공되는 스페인 코스요리 'Menu del dia'


조리법에 따른 네 가지 요리를 소개하는 챕터에 이어 신대륙 발견 이전과 이후로 큰 변화를 맞이한 식재료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올리브가 신대륙 발견 이전의 스페인을 대표하는 식재료였다면 감자, 토마토 등은 신대륙 발견과 함께 스페인에 유입되어 지금까지도 사랑을 받고 있는 식재료라 할 수 있다.


 특히 나도 스페인에 갔을 때 올리브의 맛에 취해 올리브유를 한국에 몇 병 사 가지고 돌아왔다. 캐리어 안에서 올리브유가 담긴 병이 깨질 수 있는 최악의 상황을 피하고자 '뽁뽁이'를 구하러 마드리드를 구석구석 누볐던 추억이 떠오른다.


스페인에서 무사히 데리고 온 올리브유


스페인은 특히 돼지고기가 유명하다. 유럽 대다수의 국가는 소고기 생산량이 높은데 스페인은 특이하게 돼지고기의 생산량이 월등히 높다. 특히 이베리코 지역에서 도토리를 먹여 키운 흑돼지가 가장 좋은 평가를 받고 있으며, 이 돼지의 뒷다리를 숙성시켜 만든 '하몬 이베리꼬 데 베요타'는 전 세계적으로 가장 잘 알려진 하몽으로 평가받고 있다. 스페인을 대표하는 과일인 '멜론'과 '하몽'을 함께 먹으면 단짠의 풍미를 입안 가득 느낄 수 있으니 꼭 드셔 보시기를... 


(왼) 마드리드 'Marcado de San Miguel' / (오) 바르셀로나 'Marcado de La Boqueria' 에서 먹은 하몽


이 책을 읽으면서 스페인이 많이 생각났다. 특히 스페인 음식을 먹기 위해 앉아 있었던 야외 테라스들 그리고 스페인 사람들과 어우러져 함께 즐겼던 '산 미구엘 시장' 같은 곳이 특히 많이 떠올랐다. 스페인은 강력한 왕조나 빈, 파리, 런던처럼 유럽의 문화를 선도했던 도시가 부족했기 때문에 스페인 풍의 요리가 발전하는데 어려움이 있었다. 하지만 로마, 고트, 아랍, 가톨릭 등 다양한 민족이 이베리아 반도를 거쳐가며 스페인만의 특별하고 개성 있는 음식 문화를 만들어 냈다. 스페인 음식을 한 단어로 축약하자면 '다양성'이라 표현할 수 있는 것이다.

코로나 19가 빨리 진정되어 다시 한번 스페인 음식과 스페인 맥주 혹은 상그리아를 맛볼 수 있는 날이 오기를 간절히 바라본다.


마드리드 'Plaza Mayor'에서 먹었던 'Paell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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