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ugoBooks_우고의 서재
인스타그램에서 팔로우하고 있는 미얀마 사람과 미얀마에 살고 있는 한국인들의 피드에는 '군부'의 독재에 반대하는 메시지나 시위 사진들로 가득하다. 2019년 여름, 따뜻한 미소로 나를 반겨 주었던 미안마인들의 얼굴은 독재에 대한 분노와 자유를 되찾기 위한 결의에 가득 찬 얼굴로 변해있었다.
이 기회를 빌려 자유를 위한 미얀마인들의 외침에 세 손가락을 들어 함께 하고 싶은 마음을 대신 전하고 싶다.
※이 글을 쓰는 동안 미얀마 만달레이에서 군부가 시위대를 향해 발포를 했다는 속보가 도착했다. 너무너무 가슴이 아프다. 그들의 숭고한 희생에 깊은 애도를 표하고 싶다.
<우리의 웃음이 가득 묻어있어, 여기 미얀마에>는 '김나정' 작가가 퇴사와 함께 떠났던 미얀마에 대한 이야기로 채워져 있다. 책의 서두를 읽으며 같은 직장인의 입장이면서 위계로 사람을 괴롭히는 사람이 왜 이렇게 많은 건지 치가 떨려왔다. 나도 그랬고 나정 작가님도 그랬듯 참 아이러니한 것은 이런 못된 사람들 덕분에(?!) 인생 여행을 만났다는 사실이다. 그렇다고 고마워할 생각은 전혀 없다.
이 책은 미얀마의 양곤, 바간, 만달레이, 껄로, 낭쉐 총 5개의 도시에서의 이야기들을 담고 있다. 양곤, 바간, 낭쉐에서의 이야기들은 내가 만난 그곳을 다르게 그려주는 작가님의 글을 통해 그리움과 호기심으로 읽어 내려갈 수 있었다.
반면에 만달레이, 껄로 같은 도시는 시간 관계상 방문하지 못했기 때문에 낯섦과 꼭 가보고 싶은 흥분감을 가진 채 읽어 내려갈 수 있었다.
-따뜻했던 대부분의 미얀마 사람들.
-아름답게 펼쳐지는 자연.
-어느 곳에서든 빛나던 사원들.
내가 미얀마에 매료되었던 모든 것이 이 책에 담겨 있었다. 에피소드 하나를 읽을 때마다, "맞아 맞아 나도 그랬었어"라는 공감의 말들이 터져 나왔고, 한 에피소드 읽고 짝꿍과 "우리 미얀마에서 이런 추억들도 있었는데 너무 좋았었지?" 하며 함께 추억에 잠기곤 했다. 책 속 나정, 유솔이 그러하듯, 함께 공유할 수 있는 이야기가 있는 관계는 참 따스하다.
이 책은 다른 여행 에세이와는 조금 다르다. 아니 특별하다고 표현해야 할 것 같다. 여행 에세이의 그 흔한 '사진'이 한 장도 없기 때문이다. 240페이지에 달하는 분량이 텍스트로만 이루어져 있다.
하지만 나는 왜 사진이 많이 실려 있는 여행 에세이보다 더 많이 보고 듣고 맛보고 맡고 느낀 것 같은 기분이 드는 걸까. 아마도 사진은 글과 순간을 다이렉트로 연결해주는 생생한 효과를 주는 반면, 독자로 하여금 상상을 최소화시키는 역효과가 동시에 존재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글로만 된 이 여행 에세이는 현장을 바로 생생히 보여주지 못하는 단점이 있긴 하지만, 오히려 읽는 이로 하여금 장면을 무한히 상상해 봄으로써 오감으로 그 장면을 남기게 만들었던 것 같다.
<우리의 웃음이 가득 묻어있어, 여기 미얀마에>를 읽으며 많은 반성을 했다. "왜 나는 아직도 한 권의 책을 쓰지 못하고 있는가?"
반면 용기도 얻었다. "이 책이 나에게 어떠한 의미를 주었듯, 길지 않은 여행이었지만, 내 이야기가 누군가에게 어떠한 의미가 되지 않을까?"라는 용기 말이다.
몇 번이나 '써야지 써야지' 결심했지만, 이번에는 결심이 아닌 마음에서부터 '쓰고 싶다'라는 욕망이 새어 나오는 것을 보니, 이제는 정말로 곧 하나의 글을 완성시킬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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