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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효민 Feb 28. 2021

기능과 예술의 차이, 하이메 아욘

전 세계에서 가장 힙한 디자이너

기능과 예술의 차이, 하이메 아욘


 우리가 어떤 물건을 구매하려고 쇼핑을 할 때, 가장 중요하게 고려하는 것은 무엇일까? 가격? 심미성? 기능? 가성비?

 저마다의 선택은 다를 테지만 그 물건이 어떠한 기능을 가지고 있는지는 애초에 그 물건을 구매하려는 목적과 닿아있어 필수적인 요소라 할 수 있겠다.

 예를 들어 자전거를 출퇴근 용도로 구매하려는 사람은 외관이 예쁘지 않은 자전거를 고를 수는 있어도, 예쁘다는 이유로 삼각형 타이어가 장착되어 어렵게 굴러가는 자전거를 구매하지는 않을 거라는 말이다. 그만큼 실용성과 현실성이 적용되어야 하는 것이 바로 '디자인'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지금 소개하는 디자이너는 이 모든 상식을 완전히 뒤집어 버린다. 그저 작가의 상상력에 기인한 이미지를 제품에 투영해버리는 것이다.



 벌써부터 느껴지지 않는가? 그의 괴짜스러움이.


 전 세계 디자이너 중에 손에 꼽히고 일명 '힙한 디자이너'라 불리는 '하이메 아욘'이다. 아욘의 작품이 재밌는 것은 설명 없이 그냥 전시해두면 용도나 기능을 도저히 알 수 없는 것들이 많다는 것에 있다.



 만약 위 작품에 꽃과 식물이 꽂혀있지 않았다면, 도자기 같은 이 물건이 도대체 어디에 쓰이는 물건일지 한참을 고민했을지도 모르겠다. 그나마 어떤 물건인지 추측에 성공하더라도 심미적으로 대단한 끌림을 주는 작픔과는 다소 멀게 느껴지는 것이 그의 디자인의 특징이라 할 수 있다.



 2019년에 '대림미술관'에서 있었던 하이메 아욘의 <숨겨진 일곱 가지 사연> 전시를 다녀왔다.

첫 번째 사연부터 일곱 번째 사연까지 감상을 했을 때, 아욘의 작품으로 가득한 미술관 공간 자체가 환상의 나라처럼 혹은 동화 속 세상처럼 느껴졌었다.



 기능을 예측할 수 없는 그의 작품들과 상상력에서 탄생한 작품들을 보고 있자니, 세상이 정해놓은 '정상적인 것'들에 맞춰 살기 바빴던 내 일상들이 부끄러워졌다.



 화병처럼 보이지 않는, 캐비넛처럼 보이지 않는, 의자처럼 보이지 않는 아욘의 작품들을 보고 일반적인 모습을 하지 않고 있다는 이유에서 '틀렸다' 말할 수 있을까?

 그리고 사회가 원하는 것과는 조금 다른 모습, 다른 행동, 다른 언어를 사용하는 사람들을 보고 우리는 '틀렸다' 말할 수 있을까?


 이질감을 느끼더라도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는, 나아가 이질감이라는 것 자체를 느끼지 않을 수 있는 때가 오면 우리는 온전히 자신만의 정체성을 지키는 삶을 살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이 글은 '비닐하우스 1인 미술관' 스터디 모임을 통해 작성한 글입니다. 개인적으로 소개하고 싶은 예술가나 예술 작품에 대해 자유롭게 작성하는 글인 만큼, 이 글을 읽는 분들이 새로운 작가 혹은 새로운 작업을 만나는 장이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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