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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효민 Apr 12. 2021

21-11. 멀고도 가까운 먼우금 사람들

HugoBooks_우고의 서재

멀고도 가까운 먼우금 사람들


 연수문화재단에서 운영한 <2020 공공미술 프로젝트 '우리동네 미술'> 중 연수구의 마지막 어촌계 프로젝트로 만들어진 '카툰'이다. <멀고도 가까운 먼우금 사람들>은 '카툰캠퍼스'가 프로젝트에 참여하여 '척전어촌계'의 계장, 계원 등 갯벌과 함께한 사람들을 직접 만나며 제작하였다.



 인천창조미술협회가 제작한 <송도어촌계를 아시나요?>가 동화의 형태라면, 카툰캠퍼스의 <멀고도 가까운 먼우금 사람들>은 만화의 형태로 되어있다.

 7명의 만화가와 1명의 사진작가가 각자의 방식으로, 8명의 어촌계 사람들을 취재하여 작품화했다. 연수구의 역사부터 세계 5대 갯벌로 불렸던 연수구의 갯벌, 그 속의 사람들, 어업 도구, 해양 생물 및 철새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가 이 책에 들어가 있다.



 요즘의 청소년들은 글 한 문단을 읽어내는 것조차 어려워한다는 기사를 본 적이 있다. 어려서부터 영상과 이미지 기반의 콘텐츠를 주로 접하기 때문에 생겨나는 현상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런 점에서 <멀고도 가까운 먼우금 사람들>은 연수구 관내 청소년을 비롯해 인천시와 대한민국에 거주하고 있는 청소년들을 위해 뛰어난 인문학 교육자료이자, 환경생태 교육자료가 될 수 있다.

 네이버 웹툰의 작가들이 억대 수십억 대 수입을 올리는 것과 웹툰의 주요 소비자가 10대들이라는 것을 생각해 본다면, 앞으로의 교육 비전이 어떻게 제시되어야 하는지 명확하다 할 수 있겠다.


 나름 갯벌과 어촌계에 관심이 많고 제법 아는 것이 많다고 자부했는데, 책을 읽어가면서 모르고 있었던 사실들이 많음에 깜짝 놀랐다. 또한 어촌계원 개개인이 살아온 삶의 흔적을 좇았을 뿐인데, 어느덧 대한민국의 근현대사에 닿아 있었다.

 그리고 어촌계원들의 미래는 어떻게 될까? 내가 직업적으로 어떤 일들을 해나가야 할까?를 고민하다 보니, 자연스레 우리 연수구를 위해 어떤 목소리들을 기꺼이 들어야 할지, 어떤 사업을 해야 할지도 명확해졌다.



 사라져 간다는 것, 때로는 우리가 그토록 막고 싶어도 막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외부에서 가해지는 강력한 힘, 내부에서 스스로 존재가치를 잃어 약해지는 힘. 이 두 가지가 함께 발생할 때는 도저히 손 쓸 방법이 없게 된다.

 아마 갯벌과 어촌계도 우리가 원하고 바라는 것과는 반대로 우리 곁에서 영원히 사라져 버릴지도 모른다. 연수문화재단의 공공미술 프로젝트는 바로 이 지점에서부터 시작되었다. 지키지 못할 경우를 대비하여 우리가 할 수 있는 최대한의 일을 하자는 것이었다. 그게 바로 '기록'하여 '기억'하는 작업이었다.

 그렇게 탄생한 <송도어촌계를 아시나요?>와 <멀고도 가까운 먼우금 사람들>이 바로 그 결과물이다.

이제 우리가 고민해야 할 새로운 지점은, 이 결과물을 어떻게 노출시키고 어떻게 사람들의 마음속에 기억되게 할 것이냐에 대한 방법론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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