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ugoBook _ 우고의 서재
민음사에서 발간하는 <인문잡지 한편 3 : 환상>을 읽었다.
코로나 19로 인해 일상이었던 것들이 어느덧 환상이 되어 손에 잡히지 않게 되어버린 현실을 우리는 각자가 경험하며 살아가고 있다. 인간은 늘 환상을 인생의 인연으로 또는 악연으로 삼으며 살아간다. 환상이 있기에 우리는 오늘을 살 수 있는 동력을 얻고, 환상이 있기에 우리는 실망과 하무가 가득한 미래를 맞이한다.
이 책을 읽으며 "내게 있어 인연인 그리고 악연인 환상은 무엇일까"라는 질문을 던지게 되었다.
이 책에 등장하는 환상들은 다양하다. 환상문학, 포스트 코로나, 기본소득, 조커, 판타지, 교육, 어두운 사건들, 철학, 탈북자, 장애인 인권 운동 등이 등장한다. 나는 특히 기본소득과 교육(잔혹한 환상) 부분이 너무 좋았다.
<기본소득, 이상 또는 공상 _ 김공회>
기본소득은 '인간이 인간답게 살 수 있는 최소한의 소득을 보장해 주자'는 인간 존엄성의 가치를 담고 있다.
하지만 기본소득 정책은 양면의 검 같아서 긍정적인 부분과 부정적인 부분이 늘 충돌하는 이론이기도 하다.
긍정적 측면은 그 누구도 반대할 수 없는 '인간의 존엄성'을 담고 있지만, 부정적 측면에서 이 정책은 아직까지 현실화되고 있지 못한 것이 현실이다.
기본소득 정책은 '재원조달'이라는 가장 핵심적인 문제와 직면하는데 '부동산세', '환경세', '부자세' 등으로 재원을 마련하면 된다는 의견이 절대적이다. 하지만 이 글의 저자인 '김공회'는 위의 방법의 모순에 대해 이야기한다.
'부동산세'를 더 많이 거두려면 누군가는 부동산을 통해 막대한 부를 계속 취해야 하고, '부자세'를 더 많이 거두려면 누군가는 천문학적인 소득을 계속 달성해야 하고, '환경세'를 더 많이 거두려면 누군가는 지구를 계속해서 파괴해야 한다는 것이다. 일리가 있는 말이다. 이는 재원을 마련하는 절대적인 방법이 될 수 없다. 기본소득이 정착되려면, 누구에게 얼마 큼을 지원하느냐의 문제를 먼저 다룰 것이 아니라 어떻게 재원을 조달할 것인가에 깊이 있는 연구가 선행되어야 한다.
코로나 19로 인한 전 국민 대상 '긴급 재난지원금'은 기본소득이 앞으로 가야 할 방향에 대한 중요한 첫걸음이라 할 수 있다. 긴급 재난지원금은 피해자를 선별하여 지급하지 않고 보편적으로 지급이 되었는데, 이는 우리나라가 단 한 번도 이러한 인프라를 구축해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막대한 예산이 들더라도 지금 대상을 선별할 수 있는 인프라와 시스템을 구축한다면 우리나라는 '인간이 인간답게 살 수 있는 사회'로 나아가는 매우 중요한 출발점에 설 수 있을 것이다.
<잔혹한 낙관에서 깨어나기 _ 박지원>
교육은 우리 민족의 민족성을 이야기할 때,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특성 중 하나다. 하지만 여기에는 하나의 함정이 숨어있다. 우리 사회에서 '공정성이 지켜지고, 한 단계 위로 올라갈 수 있는 유일한 사다리'가 교육이라는 환상 말이다.
이 글의 저자 '박지원'은 교육에 대한 이러한 환상을 '잔혹한 낙관'으로 바라본다. 열심히 공부하다 보면, 반드시 이 노력에 대한 보답을 받을 날이 올 거라고 낙관하는 것이다.
하지만 그 낙관은 늘 긍정적 결과만을 약속해주지 않는다는 점에서 '잔혹함'을 숨기고 있는 것이다. '공정성을 비웃는 시대'를 살아가는 젊은 세대가 자신의 삶을 믿고 맡길 수 있는 대상이 '교육' 하나뿐인 세상이 원망스럽다.
우리나라에 뿌리 깊게 내려져 있는 환상들에는 어떤 것이 있는지, 그리고 우리가 품고 살아가는 각자의 환상은 어떤 것인지 함께 이야기 나눠보는 것도 매우 의미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은 진짜 독서모임을 해야 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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