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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효민 Aug 04. 2021

21-21. 호아킨 소로야가 그린 바다의 삶과 풍경

HugoBooks _ 우고의 서재

호아킨 소로야가 그린 바다의 삶과 풍경


 최근 <풍덩! 완전한 휴식 속으로>를 읽으며 오랜만에 느꼈던 마음의 평화의 여운이 가시지 않아 '호아킨 소로야'의 작품들을 꺼냈다. '에이치비프레스'에서 펴낸 <호아킨 소로야가 그린 바다의 삶과 풍경>에는 내가 가장 좋아하는 화가인 소로야의 그림이 많이 실려있다.


생애 첫 미술관이(유료) 프라도 미술관이었던 미알못


 호아킨 소로야를 처음 알게 된 것은 '프라도 미술관'을 방문했을 때였다. 미술관을 예매해서 가 본 경험이 2017년 3월이 처음이었으니, 그동안 내가 얼마나 미술에 관심이 없었는지를 보여주는 대목이라 할 수 있다.

 첫 미술관에서 '엘 그레코', '벨라스케스', '무리요', '고야'와 같은 거장들을 만나버렸으니 얼마나 내 두 눈이 휘둥그레졌을지는 여러분의 상상에 맡기고 싶다.

 하지만 엄청난 화가들 사이에서 가장 큰 감동을 준 화가는 단연 '호아킨 소로야'였다. 그의 작품인 <해변의 소년들> 앞에서 "사실 태양은 소로야가 창조한 게 아닐까?" 하는 충격에 빠졌던 기억이 아직도 선명히 남아 있다. 세 명의 소년이 바닷물에 잠겨 있는 정도에 따라 그들의 피부에 달리 반사되는 태양 빛은 사실보다 더 사실처럼 느껴졌다.


햇빛의 화가 호아킨 소로야


 그리고 호아킨 소로야가 스페인 여행의 가장 중요한 목적지였던 발렌시아 출신의 화가라는 점과 바르셀로나를 떠나 발렌시아에 도착하는 고속열차 렌페의 하차 역이 '호아킨 소로야 역'이었다는 점은 내가 이 화가에 깊이 빠져들기에 충분했다.


프라도 미술관에서 받은 감동을 그대로 옮겨 놓은 스페인 여행 일기


 사실 나는 소로야의 그림을 좋아하기만 했지, 그의 삶에 대해서는 자세히 들여다본 적이 없었다. 그래서 이번 책이 내게는 소로야와 더욱 깊은 유대감을 가질 수 있게 해주는 오작교와 같았다.

 책의 첫 페이지를 열며, 소로야가 자신의 고향 발렌시아를 얼마나 사랑했는지 느낄 수 있었다. 프랑스와 미국에서의 장기간 전시회를 마치고 돌아오면, 그는 어김없이 발렌시아의 바다를 찾았다.

 또한 스페인 전역을 다니며 작업하는 <스페인 광경>의 대장정 속에서도 그는 발렌시아를 자주 찾았다. 그에게 있어 발렌시아는 지칠 때 정박할 수 있는 그리고 새로운 동력을 얻어 다시금 출항할 수 있는 풍요로운 항구와 같았다.

 내가 너무 힘들 때,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고 경주 불국사를 찾아 한참을 거닐다 오는 것 같은 느낌과 비슷할까 상상해보았다.


발렌시아를 사랑한 호아킨 소로야


 그는 굉장한 사랑꾼이었고, 훌륭한 부모였다. 소로야가 부인 클로틸데에게 쓴 편지 중 남아 있는 것만 해도 800여 통이 된다고 한다. 그는 습작을 위해 집을 떠날 때, 작품 활동을 할 때, 해외 전시회에 나갔을 때 등 상황에 구애를 받지 않고 아내에게 편지를 써서 자신의 감정을 나누었다. 그리고 그 끝엔 항상 함께하지 못하는 아쉬움을 남기곤 했다.

 자녀들에게 한없이 인자한 아버지였고, 자녀들의 모습을 화폭에 수없이 담아냈다. 캔버스 너머로 행복한 자녀들의 모습들을 바라보면서 말이다.


진정한 사랑꾼 호아킨 소로야


 <호아킨 소로야가 그린 바다의 삶과 풍경>을 읽으며 그런 생각이 들었다. 소로야가 미국에서 전시회를 열었을 1909년 당시 356점을 출품했고 그중 195점을 판매했다고 하는데, "나도 그 시절에 살았다면 소로야의 그림 중 마음에 드는 걸 소장했을 텐데"하는 아쉬움 말이다.

 해당 전시에서 195점의 작품이 판매되었고 181,760달러의 수익을 얻었으니, 1점당 평균 우리  돈 100만 원 정도로 환산이 된다. 1909년도에 1달러로 영화 티켓 10장을 구매할 수 있었다고 하니, 현재 한국 물가 기준으로 영화 티켓 10장이면 적어도 12만 원 정도는 되고, 100년 전 1달러는 지금의 원화 12만 원으로 물가 차이가 약 100배는 나는 셈이 된다.

 100년 전 한 점당 100만 원에 판매된 소로야의 그림을 현재 물가로 살 경우, 100배인 1억이 된다. 물론 이는 단순 계산으로 했을 경우지만, 결론적으로 나는 소로야의 그림을 살 형편이 안 된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갑자기 이야기가 왜 이렇게 흘러왔는지는 모르겠지만 슬퍼진다.


호아킨 소로야의 작품들


 '사그라다 파밀리아'가 완공될 때 즈음에 스페인을 다시 방문할 예정인데, 그때는 못 가본 '호아킨 소로야 박물관'도 가보고 싶다. 물론 바르셀로나-마드리드라는 물리적 거리가 조금은 걸리지만, 자주 갈 수 없기 때문에 조금 피곤한 것 따위는 충분히 감수할 수 있을 것이다. 아무튼, 무척이나 그립다 스페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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