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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효민 Feb 22. 2022

[인천 문화예술인] 글을 통해 세상을 비추는 문화예술가

인천광역시 문화예술인 프로젝트 

*이 글은 인천광역시 <문화예술인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제작된 콘텐츠이며, 원본은 글 하단의 링크를 통해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브런치에 공개된 글은 인천광역시에 제공한 원고입니다.


글을 통해 세상을 세상을 비추는 문화예술가 정효민


스페인 여행 에세이 「마드리드 0km」 북 토크 _ 얼루어 북클럽


Ⅰ. 작가님은 원래 작가가 되는 게 꿈이었나요?


 내가 책을 쓴다고 했을 때, 책을 발간했을 때, 북 토크를 진행할 때 사람들이 내게 가장 많이 물어보는 것이 있었다. “작가님은 원래 작가가 되는 게 꿈이었나요?”

 나는 이 질문과 마주하면, 아주 잠깐이지만 과거로 시간 여행을 하는 기분이 든다. “내가 언제부터 글을 쓰는 것을 좋아했고, 책을 만들고 싶어 했지?”

 기억을 더듬어보면, 어머니의 엄격한 권유로 매일매일 일기를 썼던 장면, 학창 시절에 글쓰기 대회에서 대상을 받았던 장면, 대학생 때 독서 장학생이 되었던 장면 등이 떠오른다. 이 장면들은 유희를 위한 독서와 기록을 위한 글쓰기라는 측면에서는 무척이나 유의미했지만, 작가의 꿈을 꾸기에는 무언가 부족했다.

 나의 글을 쓰고 싶다는 생각이 처음 들었던 건, 군대에서 ‘에세이’라는 장르를 만나게 되면서부터였다. 지금까지도 내게 가장 울림이 있는 문장을 선물해 주는 ‘이병률’ 작가님의 「끌림」을 읽고, 내 감정을 꾹꾹 눌러 담은 글을 쓰고 싶다는 막연한 꿈이 생겼다.

 2015년 즈음부터 본격적으로 SNS에 짧은 글들을 쓰기 시작했다. 어떤 계기가 있었던 건 아니었지만 결과는 놀라웠다. 누구에게도 보여주지 않던 내 글을 누군가가 읽고 공감해주고 더 나아가 글을 확장해 주는 경험은 이전까지는 느껴보지 못했던 정신적 충만함으로 이어졌다. 이제는 반드시 작가가 되고 싶어졌다.     


Ⅱ. 좋아하는 것을 좇다 보니 작가가 되어있었다.


 책, 사진, 축구, 스페인, 여행은 내 삶을 구성하는 가장 중요한 것들이다. 어린 시절 축구를 해서 자연스레 스페인 축구에 관심이 생겼고, 그 관심은 스페인이라는 나라에 대한 로망으로 확장되었다. 거실 벽면 전체를 책장으로 꾸며놓았던 어머니 덕분에 책은 자연스러운 동반자가 되었고, 사진사였던 아버지의 영향으로 사진 촬영과 여행의 즐거움을 알게 되었다.

 내가 어떤 상황인 것과 상관없이 다섯 가지는 늘 내 곁에 있었다. 오히려 힘들거나 괴로운 시절에 나와 더 친밀했다고 말할 수도 있겠다. 


스페인 바르셀로나 홈구장 캄푸누


 내 인생에서 가장 힘들었던 시기에 나는 첫 직장을 그만두고 무작정 스페인으로 향했다. 한 달이라는 시간 동안 마드리드, 톨레도, 세고비아, 바르셀로나, 발렌시아, 그라나다, 론다, 말라가, 세비야를 거쳐 포르투갈의 리스본까지 10개 도시를 만났다. 그곳에서 나는 보고, 쓰고, 찍고, 먹고, 마셨고, 즐겼다. 그저 좋아하는 것에 온전히 나 자신을 맡겼다.

 여행 에세이 <마드리드 0km>는 이렇게 내가 좋아하는 것들이 모두 모여 만들어진 나 자신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나는 작가가 되었다.


스페인 여행 사진 _ 스페인 똘레도


Ⅲ. 세상으로 향하는 모든 길이 막혀 버린 지금, 내 글이 세상으로 향하는 길이 되길


 책을 쓴 다음 내 삶은 달라졌다. 내 글이, 내 책이 누군가에게 읽히고 동시에 누군가의 새로운 꿈이 되는 순간을 바라보는 것은 다른 무엇으로도 느낄 수 없는 큰 감동으로 돌아왔다.

 특히 내 책의 시작점이 된 마드리드에 내 책이 놓인 사진을 독자로부터 받은 어느 날의 새벽은 앞으로도 내 인생에서 가장 자랑하고 싶은 순간일 거라고 확신한다.


스페인 여행에 <마드리드 0km>를 들고 간 고마운 독자 _ 스페인 마드리드


 하지만 코로나 바이러스가 전 세계를 팬데믹으로 뒤덮었을 때, 나는 내 책의 생명이 다 할 거라고 생각했다. 이 시기에 여행 에세이를 찾을 사람은 없을 거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인생의 대부분 순간이 그러하듯 내 예상은 보기 좋게 빗겨나갔고 오히려 내 책을 읽고 답답한 일상에서 벗어나 스페인을 여행하는 기분이 들었다며 고맙다는 인사를 받게 되었다. 아마도 나는 그때 깨달았던 것 같다. 내가 앞으로도 글을 쓰는 이유는 바로 이 지점에 있다고.

 나는 앞으로 어떤 글을 쓰더라도 읽는 사람으로 하여금 새로운 세상으로 향하는 하나의 길이 되어주고 싶다. 그것이 꼭 여행 에세이가 아니더라도 말이다.


Ⅳ. 인천을 담고 인천을 쓰는 사람


 인천은 내게 있어 또 다른 고향과도 같다. 경주는 내가 태어난 고향이라면 인천은 글 쓰는 작가로 태어나게 해 준 고향이기 때문이다. 인천에 올라와서 책 낸 것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작가 활동을 하게 되었다.

 책 발간을 통해 북 토크와 강연을 할 수 있는 기회가 많이 생겼다. <인천 부평 도서관>, <연수문화원>에서 강연과 <얼루어 북클럽>에서 북 토크를 진행했다. 독자는 책을 매개로 간접적으로 만날 수 있었던 반면 강연과 북 토크는 직접적으로 청자와 만날 수 있다는 점에서 또 다른 매력이 있었다. 내 이야기를 듣는 사람들의 반짝이는 눈은 그 무엇보다 사랑스러웠다. 앞으로도 기회가 주어진다면 많은 사람들과 내가 좋아하는 것들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

 글 또한 꾸준히 쓸 수 있었는데, <여행 인문학 도서관 길 위의 꿈>에서 개최한 ‘길 위의 꿈 여행수필상 공모전’에 수상하여 「 끝나지 않은 여행」에 작품이 수록되었고, <인천문화재단>에서 발행한 「코로나19를 감각하는 사유들」 집필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도 얻게 됐다.

 본업인 문화예술 분야에서는 <동무 비평 삼사>를 통해 시각예술에 대한 비평을 시작할 수 있었고, 원고 청탁을 받아 <인천문화통신 3.0>에 「청년이 떠나지 않아도 되는 문화·예술도시 연수를 꿈꾸다」를 투고하기도 했다.

 그 외에도 다양한 주제로 글을 꾸준히 쓰고 있다. 예전에는 혼자 ‘한글’로 글을 써 왔다면, 이제는 글쓰기 플랫폼인 <브런치>에 꾸준히 글을 게재하는 중이다. 

 그리고 2022년에는 계속 준비해오던 두 번째 책 「새겨지다 간판」(가칭) 발간할 예정이다. 인천의 여러 지역의 간판을 사진에 담고 간판에 담긴 이야기를 에세이 형태로 풀어낸 글이다. 간판을 보면 자연스레 떠오르는 추억 혹은 기억을 책을 통해 함께 나누고 싶은 마음에서 기획하게 되었다. 내 책이 다시 한번 어떠한 길이 되기를 간절히 바란다.


인천의 간판 그리고 간판 속 이야기를 담고 쓴다 _ 인천 중구


Ⅴ. 인천을 담고 인천을 쓰는 사람


 지금까지 ‘작가 정효민’에 대한 이야기를 했다. 하지만 내 일상에서 가장 많이 불리는 호칭은 ‘주임 정효민’이다. 나는 <연수문화재단> 예술진흥팀 소속으로 예술창작공간 ‘아트플러그 연수’에서 문화예술기획 혹은 문화예술행정 일을 하고 있다. 

 지역 예술가의 활동을 지원하고, 일반 시민들을 위해 축제·공연·전시 등을 기획 및 운영하는 일이 주된 업무다.


연수문화재단 <#플레잉연수 _ 자동차극장> _ 인천 연수구


 사실 자주 불리는 호칭과는 상관없이 ‘작가 정효민’이든 ‘주임 정효민’이 하는 일은 같다. 문화와 예술이 일상에 함께 하도록 만드는 일이기 때문이다. 굳이 차이점을 찾자면 작가는 직접적으로 문화예술 경험을 제공하는 예술가이고 주임은 예술가를 통해 간접적으로 문화예술 경험을 제공하는 매개자라는 점이다.

 세상에는 많은 직업이 있는데, 나는 사회가 더욱 아름답고 풍요로워지도록 만드는 일을 한다는 자부심과 보람을 가지고 살아가고 있다.

 아마도 앞으로 살아갈 나날들도 나는 ‘작가’로 ‘주임’으로(물론 진급을 하게 되면 호칭은 자연스레 변하겠지만) 문화예술과 함께일 것 같다.    



콘텐츠 원본 : https://blog.naver.com/incheontogi/222649106612





<저서>

1. 여행에세이 <마드리드0km> 발간

- 2019.05.     


<강연, 북토크>

2. 서울 ‘라운징북스’ 저자와의 만남

- 2019.07.

3. 인천 ‘얼루어북클럽’ 북토크 진행

- 2019.07.

4. 경주 ‘스콘가게’ 북토크 진행

- 2019.09.

5. 서울 ‘책그리고’ 북토크 진행

- 2019.09.

6. 군산 ‘조용한흥분색’ 북토크 진행

- 2019.10.

7. 대구 ‘별책다방’ 북토크 진행

- 2019.10.

8. 인천 ‘부평도서관’ 강연 진행

- 2019.10.

9. 인천 ‘연수문화원’ 강연 진행

- 2019.12.     


<수상>

10. 인천 ‘여행인문학 도서관 길 위의 꿈’ 여행수필상 수상

- 2019.12.     


<근무>

11. 연수문화재단 문화사업팀 근무

- 2020.02.21 ~ 현재     


<기타 활동>

12. <인천문화통신 3.0> 편집 위원

- 2021.03. ~ 2021.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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