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를 빨리 먹는 방법
“할머니. 할머니는 몇 살이에요? 나는 이제 여섯 살인데”
“할머니는 나이를 많이 먹었어”
“얼마큼 먹었어요?”
“육십 일곱”
“히이~ 진짜 많다! 할머니는 진짜 욕심쟁이네. 왜 혼자 다 먹었어. 나빠”
할머니와 유 대화를 듣던 나도 유와 대화를 하던 할머니도 웃음이 터졌다.
유는 엄마가 왜 웃는지 도무지 알 길이 없는 표정으로 다가와 하소연 하 듯 말했다.
“엄마, 할머니는 혼자만 나이 다 먹었어. 나는 여섯 살 되는 게 이렇게 오래 걸렸는데 할머니는 혼자만 많이 먹었어. 같이 나눠먹지도 않고 혼자 다 먹었어. 진짜 욕심 쟁이지?”
아이들이 커가는 모습을 보면서 조금씩 몸이 수월해지고 뿌듯함이 더해가는 건 알았어도 내 부모가 나이 듦을 잊고 있었다. 나 사는 게 바빠서 잊고 지냈던 건데 유의 말을 끊어서 다시 생각해보니 마음이 먹먹해졌다.
“엄마 나 1월 1일에 떡국을 한 그릇 먹고 또 한 그릇 먹었는데 몇 살이야?”
“너 여섯 살이지.”
“아직도 여섯 살이라고? 말도 안 돼! 그럼 엄마. 엄마는 몇 살이에요? 엄마도 많지?”
“응. 많지.”
“그럼 엄마는 떡국 먹지 마. 내가 많이 먹어서 만나자”
“어떻게 만나?”
“엄마는 떡국 안 먹고 내가 계속 먹으면 엄마 나이까지 갈 수 있잖아!!”
유는 두 그릇 먹으면 일곱 살이 되는 줄 알고 떡국을 열심히 먹었다고 했다. 또 열심히 먹어서 금방 나이가 많아질 테니 나에게 떡국 먹지 말도 기다려 달라고 했다.
빨리 키 큰 어른이 돼서 엄마랑 결혼도 하고 싶다는 유는 나이가 빨리 많아졌으면 좋겠다고 했다. 그래서 더 빨리 큰 형님이 되고 싶다고 했다. 내가 어렸을 때 그랬던 것처럼..
예쁘게 자라고 있는 것 같아 고맙고 기특하면서도 마음 한쪽이 저릿한 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