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리커 브러쉬 제대로 사용해 미용한 강아지처럼 관리하기
토이푸들인 우리 알알이 미용 한 날은 머리 뽕도 잘 살아 있고, 다리 끝, 꼬리 끝, 몸통 구석구석까지 꼬이거나 뭉친 부분하나 없이 온 몸이 보송보송하니, 그렇게 예쁠 수가 없다. 항상 이런 모습을 유지한다면 참 좋겠지만 매일매일 미용실에 가지 않는 이상 최상의 빗질 상태를 유지할 수는 없다.
집에서 관리를 해 본 사람들은 알 것이다. 열심히 목욕시키고, 드라이기로 말리고, 빗질을 해도 미용실에서 목욕하고 빗질 받고 나온 상태와는 비교가 되지 않는다는 것을.
그렇다면 왜 집에서는 미용실처럼 털 관리가 안 되는 것일까?
가장 큰 차이는 드라이기다.
미용실의 드라이기는 세고 강한 바람을 짧은 시간에 쐬면서 털 반대방향으로 빗질을 해 전체적인 볼륨을 살려 준다. 가정의 드라이기 바람은 미용실에 있는 반려견 전용 스탠드형 드라이기에 비해 바람의 강도가 많이 약하기 때문에 아이들 몸에 볼륨을 살리면서 빗질하는 데는 안타깝지만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이런 장비빨에서 오는 차이는 현실적으로 극복하기 어렵다.
그 다음으로 중요한 것은 바로 빗질이다.
빗질을 모르는 사람이 어디있겠냐고 반문하겠지만, 제대로 된 방법으로 빗질을 하면 가정에서도 엉킨 곳 없이 구석구석 보송보송하게 털 관리를 할 수 있다.
보통 슬리커 브러쉬와 안면빗이라고 하는 눈곱빗은 보통 다 가지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 빗들의 사용법을 제대로 알고 사용하는 보호자들은 생각보다 적다. 특히, 슬리커 브러쉬 사용법을 모른 채 사용하는 이들이 많은데, 슬리커 브러쉬만 제대로 사용해도 강아지 털 관리의 대부분이 가능하다.
슬리커 브러쉬를 잡는 대표적인 방법은 아래 사진처럼 연필을 잡듯이 잡는 방법이다. 엄지와 검지를 이용해 슬리커 브러쉬를 잡고 중지로 아래 부분을 살짝 받혀주면 빗질을 할 때 안정감 있게 사용할 수 있다.
슬리커 브러쉬를 사용할 때 가장 중요한 점은 핀이 있는 면 전체가 강아지 털과 평면으로 모두 닿도록 한 뒤, 톡!톡!톡! 두드리듯이 움직여야 한다는 것이다. 절대 핀이 있는 면을 비스듬하게 한 상태로 슥슥 긁듯이 빗어 내리면 안 된다.
톡톡톡 두드리면서 조금씩 조금씩 범위를 넓혀 나가면 엉킨 털이 살살살 펴진다. 한 번에 작은 부분을 톡톡 두드려 펴준 뒤, 조금씩 조금씩 두드려서 펴 주는 범위를 넓혀 나간다. 그렇게 하면 거짓말처럼 뭉쳐진 털이 보송보송하게 펴지고, 털이 펴진 것이 확인되면 그 다음에는 슬리커 브러쉬 면이 강아지 털과 평면으로 닿게 한 상태에서 살살 빗어 보면 걸리는 것 없이 털이 잘 빗어진다. 즉, 머리부터 발끝, 꼬리, 가슴, 배 모두 이런 식으로 슬리커로 톡톡 두드려 엉킨 털을 제거한 뒤, 다시 슬리커로 빗질을 하면 털이 정리가 되고 빠져야 할 털들은 자연스럽게 빠진다. 슬리커를 사용해 빗는 힘의 정도는 내 손등에 슬리커 빗을 평면으로 대고 빗어 내렸을 때 아프지 않을 정도의 압력으로 강아지 털을 빗어내려야 한다. 내 손등에 아프다면 강아지에게는 더 큰 고통을 줄 수 있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그리고 반드시 슬리커로 빗질이 끝난 다음에는 일자빗을 이용해 제대로 빗었는지 확인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러면 슬리커로 빗질했을 때는 잘 빗겨지던 부분이 일자빗에 걸리는 부분이 있는데, 이는 완벽하게 빗질이 되지 않았다는 증거이기 때문에 이런 부분은 다시 빗질을 해야 한다. 특히 포메, 사모에드 등 이중모인 강아지들은 슬리커로 빗질한 후 반드시 일자빗으로 속털까지 제대로 빗질이 되었는지 확인을 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겉털만 빗질이 되고 속털은 엉킨 채로 남아 피부병을 일으키는 원인이 되기도 하고, 털이 떡이 되어 버리면 결국 잘라내야 하는 상황이 생길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해 보면 알겠지만 슬리커를 이용해 조금씩 조금씩 살살 빗질을 하는데 생각보다 많은 시간이 든다. 그래서 하루에 모두 끝내겠다는 마음 대신 날마다 조금씩, 매일매일 꾸준히 한다는 마음으로 관리를 하는 것도 괜찮다. 오늘은 머리, 내일은 등짝, 모레는 앞다리 등등.... 매일 매일 조금씩 부위를 넓혀나가고, 새로운 부위를 시작하기 전엔 어제 빗었던 부분을 일자빗으로 살살 빗어보면서 엉킨 곳은 없는지 확인해 주고, 이런 식으로 매일매일 꾸준히 관리하면 전체적인 관리가 가능하다.
그리고 예민한 눈 주변에 눈곱은 눈곱에 물을 묻혀 불린 후 눈곱빗이라 부르는 안면빗을 이용해 살살 빗으면서 제거한다. 반드시 눈곱이 축축할 때 눈곱빗을 이용해야지 눈곱이 딱딱하게 굳어있는 상태에서 힘을 줘서 눈곱빗으로 빗어내지 않는다. 그러면 눈곱이 떨어지면서 눈 주변의 털이 뭉텅 뽑히면서 강아지에게 자극이 심하게 가고, 털이 쑥 뽑힌 자리에는 맨 살이 노출되어 감염 될 수도 있고, 보기에도 좋지 않은 상태가 되어 버릴 수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슬리커 브러쉬, 일자빗으로 빗어주면 보송보송 볼륨감 있게 엉킨 털 없이 강아지 털을 관리할 수 있다. 만약 우리 알알이처럼 귀털을 길게 기르는 경우라면 꼬리빗을 이용해 가르마를 타거나 고무줄로 묶을 때 털을 나눠주고 빗어주면 된다.
알이는 귀를 계속 기르고 있는 상황이라 묶어주지 않으면 식사하거나 물을 마실 때 젖고 입에 넣고 같이 씹을 수 있어 이렇게 묶어서 관리하고 있다. 고무줄은 이틀에 한 번 새로 갈아주면서 새로 빗질하고, 머리 뽕, 꼬리, 다리, 몸통은 매일매일 살살 빗어주는 편이다. 알알이 같은 경우는 빗질이 잘 되어 있는 편이라 바쁘면 슬리커를 건너뛰고 일자빗으로 엉킨 곳이 없는지만 확인하기도 한다.
매일, 꾸준히 관리하는 것이 쉽지 않다. 하지만 정말 꾸준히만 빗어주면 방금 미용하고 나온 정도까지는 아니더라도 항상 건강하고 보기 좋게 관리 된 털을 유지할 수 있다.
관리를 위해 일부러 시간을 낸다고 생각하기보다 한번만 제대로 전체 털을 엉킨 데 없이 펴 주기만 하면 그 다음부터는 좋아하는 드라마 한 편 보는 동안 또는 뉴스 보는 동안 살살 일자빗으로 엉킨 데가 있는지 확인하고, 엉킨 곳이 있으면 슬리커로 톡톡톡 두드려 풀어주면 된다. 이렇게만 해도 충분하다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