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정엄마는 경력직
아기가 처음 집에 왔을 때 나와 남편은 완전 패닉에 빠졌었다.
우는 아기를 달랠 줄도 몰랐고, 왜 우는지도 알지 못했다.
하룻밤을 꼬박 새워 간신히 아기를 재우고 기진맥진했었다.
도우미분의 코치도 별 소용이 없었다.
아기는 내 품이 불편한 건지 자꾸만 울었고, 나는 어찌할 바를 몰랐다.
그런데 친정엄마가 오시고 아기를 안아주니, 바로 울음을 그치는 게 아닌가.
그게 너무 신기해서 엄마에게 뭐가 다를 거냐고 물어봤다.
엄마는 내가 그래도 너랑 동생을 둘이나 키웠는데, 그럼 아기를 못 보겠냐고 하셨다.
뭔가 분명히 다른 것이 있을 것 같아 유심히 살펴보니 안는 방식부터 다르다는 게 보였다.
나는 아기가 불편함을 느끼는 자세로 안고 있었던 것.
최대한 심장에 가깝게 안아주는 것이 아기가 편안함을 느낄 수 있다고 한다.
내 품에만 안기면 우는 아기에게 서운하기도 했지만, 다 내가 몰라서인걸 어쩌겠는가.
엄마는 아기를 낳고 나면 자연스럽게 다 할 줄 알게 되는 건 줄 알았는데, 아니었다.
요령도 배워야 하고, 아기의 언어도 이해하려고 노력해야 한다.
이래서 뭐든 경력직이 낫다고 하는가 보다.
몇십 년이 지났어도, 아기를 달래는 법을 알고 있는 친정엄마.
아직도 아기는 나보다 친정엄마를 더 잘 따른다.
나도 차근차근 경력을 쌓아가는 중이지만, 아무리 해도 친정엄마는 못 따라갈 것 같다.
엄마는 아직도 자기 아기 하나 보지 못하는 딸을 키워내고 있는 중이니까 말이다.
이제야 엄마의 시간의 가치를 안다.
이제야 엄마의 시간이 존중받아야 했음을 느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