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은 황량했던 첫날
해가 지고 처음 봐서일까? 만달레이의 첫인상은 조용하고 황량했다.
스피드보트에서 내리자 택시기사들이 진을 치고 있다.
그중 가장 빠른 오토바이택시 기사에게 나를 태울 영광을 줬다.
만달레이 시내를 달리는 오토바이 택시는 1인 여행자인 나에게 딱 적당했다.
오토바이택시는 처음이었고 등에는 사람만 한 배낭을 지고 있어서 오토바이에 어떻게 타야 하는지 걱정했는데 다 쓸데없는 고민이었다.
속도가 곧 안전장치였다.
우리가 아는 오빠 달려~ 빠라바라빠라밤 등등 촌스러운 이미지 속 오토바이 같은 속도는 절대 나오지 않는다.
처음엔 팔다리를 어떻게 둬야 하는지 몰랐지만 자연스럽게 다리로 무게를 지탱하고 한 손은 배낭을 잡고 한 손은 오토바이 옆을 잡아 가방이 쓰러지지만 않게 집으면 되는 거였다.
가는 동안 도시락통을 들고 오토바이를 탄 사람들, 오래된 시계탑, 대도시다운 건물 등 양곤이나 바간과는 다른 만달레이의 풍경이 보인다.
도착한 호스텔에서 택시 기사는 자연스럽게 내일 근교 투어를 하자며 '몇 시에 데리러 올까?'라고 물었다.
만달레이는 번화한 도시지만 볼거리가 별로 없다.
미얀마 여행 일정이 짧으면 첫 번째로 관광을 포기하는 이유다.
여행을 선택하더라도 만달레이 관광이란 만달레이 근교 투어를 말한다.
보통 하루 동안 3개의 근교 도시를 도는 것이 기본이기 때문에 이 택시기사는 그 투어를 같이 가자고 제안했다.
하지만 내가 선택한 호스텔에선 오토바이택시가 아닌 일반 택시 투어를 투숙객끼리 조인할 수 있도록 해주기 때문에 난 기사를 돌려보냈다.
한건 잡으려다 실망한 기사의 표정이 확 변한다.
하지만 이게 실수의 시작이었다.
호텔의 택시투어는 다른 신청 인원이 있어야 진행이 가능한데 하필 내가 신청한 날에 신청자가 나 한 명밖에 없었던 것.
직원들은 다음날까지 기다려보자고 한다.
할 수 없이 아침까지 인원이 안모이면 오토바이 택시를 불러야겠다고 생각했다.
만달레이에 도착했을 땐 해가 지는 중이었다.
일행이 있는 사람들은 펍이나 어딘가로 놀러 가겠지만 나 혼자 할 일은 딱히 없었다.
밥이나 먹고 도시 분위기나 익히려고 숙소에서 멀지 않은 만달레이의 쇼핑몰 다이아몬드 플라자로 갔다.
가이드북의 설명대로 다이아몬드 플라자를 번잡한 고급 쇼핑몰로 알고 갔는데 실제는 전혀 달랐다.
7시 전후의 시간이었는데도 문 닫은 가게가 반이상이었고 특히 식당이 없었다.
한식당도 있는 대규모 푸드코트인 줄 알았는데 식당은 손님 없이 문만 열고 있고 다른 식당 1~2개만 있었다.
게다가 층 전체가 공사판 분위기라 을씨년스럽고 전혀 밥을 먹을 기분이 안 들었다.
흔히 말하는 망한 분위기?
어쩔 수 없이 지하의 대형슈퍼마켓으로 갔다.
마트만큼은 정상영업 분위기였다.
간단하게 빵과 과일을 사서 저녁을 때우기로 한다.
먹거리를 들고 호스텔 루프탑에 올라갔다.
신기해서 사본 노란색 수박은 정말 너무 맛이 없었고, 모기의 집중 공격을 받아야 했다.
게다가 몸이 점점 아프다.
여행자가 절대 해선 안 되는 못 먹고 아픈 상황이 되어버렸다.
옆에선 남자방 투숙객들이 모여 커다란 수박 한통을 사다 파티를 열고 있었지만 난 얌전히 잠자리에 들어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