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소한 인레 여행 정보
인레는 미얀마에서 방문한 도시 중 가장 추웠다.
북쪽이고 호수 옆이다 보니 와이너리가 있을 정도로 서늘하다.
함께 보트 투어 했던 독일 할머니는 바람막이에 가까운 얇은 패딩을 입었다.
한낮엔 햇빛 때문에 양산까지 쓰고 다녔으나 긴 옷이 꼭 필요하다.
특히 보트투어 중엔 호수 위에 있다 보니 한기가 돈다.
물론 동시에 햇빛 때문에 살은 탄다.
현지인들은 두툼한 스웨터나 카디건도 많이 입었다.
맛있고 친절하단 소문 듣고 찾아 간 레스토랑인데 정말 소문 값을 했다.
특히 친절도 부분에서.
계산할 때 맛이 어땠는지를 온몸으로 물어본다.
어쩌다 보니 여길 2번이나 갔는데 사장님이 날 기억하고 여러 번 와줘서 고맙단 인사까지 해줬다.
저녁 피크 시간이라 정신없었을 텐데도 기억하더라.
음식과 가게에 대한 애정이 느껴지는 사장님.
한가한 이른 점심시간에 갔을 땐 누들을 먹었다.
누들을 직접 만든다고 하던데 기름 냄새가 좀 나긴 했으나 맛은 괜찮았다.
사람이 없는 시간에 가서 더 정성스럽게 만들어줬는지도.
식전에 과자 같은 게 나오는데 함께 나오는 소스가 짭짤하고 매콤하다.
음식이 나오면 이 소스를 뿌려먹어도 좋다고 친절하게 설명해준다.
두 번째 방문에선 토마토소스 달고기 요리를 시켰는데 맛은 기대보다는 별로였다.
그냥 맥주가 한잔 하고 싶었던 거라 안주로는 괜찮았지만.
저녁엔 테이블마다 양초도 하나씩 켜주고 시끌벅적한 게 분위기 좋았다.
볶음국수는 2900짯, 닭고기토마토 요리는 맥주까지 포함해서 5500짯이었다(음식 가격만은 기억이 안 난다).
워낙 딤섬을 좋아해서 꼭 가보고 싶었던 곳.
정통 중국식 딤섬을 맛볼 수 있다고 해서 중심가랑 조금 떨어져 있음에도 찾아갔다.
하지만 처음엔 자리가 없어서 실패, 두 번째는 문을 안 열어서 실패(가이드북엔 아침 일찍 여는 걸로 되어 있는데 오후가 돼서야 문을 열었다).
결국 오기로 세 번을 방문해서야 먹을 수 있었다.
맛은 나쁘지 않았으나 과연 미얀마에서 3번 시도 끝에 먹을 중국음식인지는 조금 의문.
한국이나 중국에서 먹을 때보다 저렴한 가격에 딤섬을 먹을 수 있지만 딤섬은 여러 개를 시켜 먹게 되니까 배부르게 먹으면 가격이 꽤 나올지도.
딤섬을 좋아한다면 가볼만하지만 아니라면 다른 식당에서 미얀마 요리 하나를 더 먹는 게 좋겠다.
신요 바로 옆에 있는 식당.
시장 근처를 어슬렁 거리다 들어갔다.
커리 메뉴를 시키면 샐러드와 밥, 국, 커리, 반찬, 후식까지 나온다.
하나하나의 양은 적지만 다 먹으면 꽤 배가 부르다.
커리는 고기가 좀 질겼고 오히려 샐러드가 맛있었다.
오래간만에 백반 먹은 듯한 포만감이 들었다.
커리 정식 가격은 5000짯.
만족스러웠던 카페.
미얀마에선 아이스커피가 기본적으로 설탕 추가한 믹스커피맛이라 매일 먹던 아이스 아메리카노가 간절했다.
동남아에선 달게 먹는 게 정상이지만 커피 같은 기호식품은 역시 취향대로 먹고 싶어서 찾았다.
에버그린의 커피는 원두향도 그럴듯하고 저그에 시럽을 따로 줘서 좋았다.
무엇보다 지나가는 사람들한테 일일이 인사하고 혼자 노래 부르던 직원이 기억에 남는다.
유쾌함이란 저런 거구나 싶었던 직원 덕분에 기분 좋은 커피타임이 되었다.
아이스 아메리카노는 1500짯.
낭쉐를 키운 건 팔 할이 친절인가 보다.
가족이 운영하는데 모두 친절하다.
오랫동안 인기 있는 이유가 있다.
야간버스를 타서 새벽에 도착했는데도 호텔에서도 주지 않는 웰컴주스를 챙겨주고 설명해준다.
보트투어도 저렴하게 소개해주고 조식도 마음에 들었다.
건물이 여러 채인데 가운데가 카운터가 있는 메인이고 그 왼쪽이 식당, 오른쪽이 내가 머문 도미토리가 있는 객실동이었다.
룸컨디션은 그럭저럭.
침대가 커서 좋았지만 2층이라면 오르내리기 좀 힘들었을 것 같다.
혼성 도미토리였는데 2층 침대에서 내려온 남자가 힘들어하는 걸 봤다.
불만족이었던 건 방 안에 있는 공용 욕실이 휴지를 잘 안 채워주고 문이 빡빡해서 잠그기 어렵다는 거.
혼성룸이고 화장실이 하나뿐이라 좀 거슬렸다.
이건 도미토리 기준 평가고 일반룸에 있었던 이탈리아 커플은 방이 맘에 든다고 했었다.
자전거는 1일에 1500짯으로 빌릴 수 있다.
빌릴 때 작은 마을 지도를 보여주면서 길 설명도 해줬다.
미안하게도 브레이크를 고장내서 수리비를 얼마나 줘야 할지 물어봤으나 안 줘도 된다고 했다.
진짜 이 곳의 친절은 어디까지인지 궁금할 지경.
고맙고 미안하다는 게 이런 기분.
세탁서비스를 이용하면 종이를 주고 체크를 하는데 옷의 크기, 종류에 따라 개당 요금을 받는다.
난 바지 2개를 빨아서 1000짯이었고, 맡긴 다음날 저녁에 받았다.
조식이 맘에 들었다.
성찬은 아니지만 신경 쓰는 게 느껴진다.
외국인들의 입맛을 고려한 팬케이크와 오믈렛, 부담 없는 양의 샨누들 숩, 과일, 커피, 주스를 준다.
샨누들을 준다는 게 좋았는데 아무래도 완전 오리지널은 아니고 약간 여행자 입맛을 고려한 듯했다.
긴 식탁에 자리를 잡고 있으면 직원이 뭐 안 먹는 거 있는지 물어보고 음식을 갖다 준다.
시간을 맞춰 앉아 있으면 아침을 먹으며 스님들의 탁발 행렬을 볼 수 있다.
단, 선착장 바로 앞에 있어서 늦잠 잘 사람들은 가지 말아야 한다.
낮시간만 아니면 보트가 안 다닐 줄 알았는데 아니다.
여기서 보트는 자동차 개념이라 하루 종일 다녀서 모터 소리가 끊이지 않는다.
잘 들린다.
-보트투어 : 내 경우엔 숙소에서 알아서 조인해줬다. 1대를 빌리는 가격을 타는 사람들이 셰어 하는 개념이기 때문에 정원을 꽉 채울수록 싸다. 난 운 좋게 5명이 딱 맞아서 가장 저렴하게 이용했다. 하지만 보트 요금은 저렴하기 때문에 혼자 또는 일행끼리만 타도 부담스럽지 않다. 길에서 보트 주인들과 흥정할 자신이 없다면 숙소에 말하는 게 비용 측면에서 가장 유리할 것. 내가 탄 보트의 경우 같은 호텔 사람은 물론 다른 호텔 손님까지 함께 탔다. 호텔끼리 인원을 맞춰 주나 보다. 다른 사람들과 이야기해보니 내가 이용한 요금이 가장 저렴한 비용 같았다.
요금은 보트 1일 기본비용 18000짯에 인데인 방문은 추가로 5000짯이 붙었다. 셰어해서 1인당 4600짯. 하루 종일 움직이는 교통비가 5천 원도 안된다고 생각하니 만족스러웠다.
-인데인 : 사진촬영비를 받는 유적도 있다. 하지만 하루 종일 인데인에 있는 게 아니라 보트 투어 중 한두 시간 정도 자유시간만 허락된 상황이라면 다른 유적 한두 가지와 동네 구경 정도만 해도 시간이 잘 간다. 인레에서 시간이 많다면 하루는 공방을 다니는 보트투어를 하고 하루는 인데인에만 머물러도 좋다. 유적에 큰 관심이 없다면 잠깐만 둘러봐도 충분하다.
-자전거 : 보트투어 없이 낭쉐에 머무른다면 자연스럽게 자전거를 빌리게 된다. 와이너리나 온천에 가게 되는데 아무래도 그냥 걷긴 먼 거리다. 호텔에서 대부분 자전거를 빌려주고 길에도 렌탈샵이 많으니까 썬크림 단단히 바르고 하루 정도 자전거 여행을 즐겨도 좋다. 난 하루 1500짯에 대여.
단, 경험상 정말 자전거를 못타는 사람이라면 안 타는 게 좋겠다. 나처럼 오기 부리지 말고... 대형 트럭과 오토바이가 달리는 비포장 도로에서 자전거 타는 게 쉬운 일은 아니다.
-호수의 어부 : 보트를 타고 지나가면 자연스럽게 보인다. 마지막에 일몰을 보기 위해 호수 한가운데 배를 멈추고 있으면 양쪽에서 어부들이 다가와 서커스 하듯 포즈를 취한다. 가까워지면 타고 있는 보트의 사공이 어부들한테 팁을 줘야 한다고 슬쩍 말한다. 이미 사진을 찍어버린 뒤일 테니 그냥 기분 좋게 주는 게 좋다. 아주 큰 금액을 요구하는 것도 아니니까 그냥 묘기 봤다고 생각하고.
-레드마운틴 와이너리 : 뜬금없이 자리 잡은 와이너리. 동남아에서 와이너리를 볼 줄은 몰랐다. 인레 근방에 길처럼 보이는 길은 별로 없기 때문에 큰 무리 없이 찾아갈 수 있다. 테스팅을 요청하면 5000짯에 4가지 와인과 간단한 안주를 함께 준다. 하지만 술을 못 마신다면 그냥 물이나 다른 음료를 주문하고 앉아 있도록 하자. 옆 테이블 여자분이 와인잔 2개를 연속으로 깨는데 안쓰럽더라. 맛은 그냥 기념품으로 생각하면 좋다. 와인을 잘 몰라서인지 특별히 뛰어나다는 생각은 안 들었다. 어차피 와인 애호가가 아니라면 그냥 분위기로 마시는 거니까 자리값이라고 생각하자.
와인 구매는 당연히 가능하지만 와인은 까다로운 짐이라 인레가 아니라 출국하는 날 양곤의 루비마트에서 샀다. 공항엔 레드마운틴의 와인은 없었고 다른 로컬 와인이 있었다. 한국에서부터 기념품으로 와인을 살 생각을 해서 양곤 마트에서 와인 가격을 봐 뒀는데, 와인 종류에 따라 와이너리보다 씨티마트에서 더 져렴하게 파는 것도 있었다. 양곤의 마트나 인레의 와이너리나 가격 차이는 몇천 원 안되니까 사고 싶다면 일정 생각해서 구매하는 게 좋다.
이 곳의 와인이 기념품으로 좋은 이유는 오직 하나. 수출을 안 하는 미얀마에서만 구입 가능한 물건이라는 것!
-야시장 : 야시장이 있다는 말은 들었는데 가이드북의 지도에 설명된 위치가 아니었다. 이벤트로 열린 건지는 모르겠으나 마사지샵을 찾아 어슬렁거리다 야시장을 발견했다. 한쪽엔 풍선 미끄럼틀 같은 어린이들 놀이기구, 한쪽은 먹거리가 있는 작은 야시장이었다. 규모도 작고 약간 공사장 느낌이라 기대는 없이 가야 한다. 밤에 그냥 잠들기 싫은 사람들이라면 숙소에 위치를 물어봐서 맥주 한잔 하고 오면 좋을 듯.
-인레 입장료 : 미얀마 화폐가 아닌 달러로만 받음(10달러). 강도처럼 다가 온 인레의 입장료. 야간버스에서 뒤척이고 있는데 버스가 멈추고 갑자기 사람들이 들어와서 입장료를 받는다. 빼도 박도 못하게 버스에 두 사람이 타서 티켓을 사게 한다. 길에서 강도를 만나면 딱 이렇게 돈을 뺏을 것 같은 그림이 연출된다. 모르고 있으면 어리둥절한 상황. 하지만 그런 상황인데도 억지로 돈을 받는다는 느낌이 들지 않는 게 신기했다. 자다 깬 사람들 사이에서 눈치 보며 나를 깨워야 할지 고민했던 사람이 있어서 더욱 그렇게 느껴졌는지도.
ps. 액티브를 즐기는 사람에게 인레는 최악 일 수 있다. 인레에선 기본적으로 가만히 앉아 있어야 한다. 활발한 활동은 자전거 타기 정도다. '와이너리, 온천, 보트투어'. 인레의 대표 관광상품은 하나같이 오래 앉아 있어야 하는 것들이다. 나도 자전거를 제외하면 동네 개들과 놀았던 게 가장 활동적이라고 기억할 정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