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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십리터 Sep 15. 2017

해외 여행지 추천

해외여행 추천 끄적끄적...

이 글의 진짜 제목은 <어디 해외로 가고 싶긴 한데 도대체 어디가 어딘지 뭐가 뭔지 모르겠어서 누가 옆에서 중얼거리듯 하는 조언이 필요한 사람들이 보길 바라는 마음으로 소개하는 글>이다. 
나는 가이드, 여행작가 기타 등등의 여행전문가가 아니다. 
추천보다 개인적 경험 소개 정도로 생각하면 좋겠다.



1. 친구랑 가기 좋은 여행지

여건이 된다면 당연히 유럽이 좋다.

특히 여자끼리라면.

아마 사람들이 여행에 대한 환상으로 갖고 있는 대표적인 이미지 하나는 휴양지의 야자수 아래서 코코넛을 빨아먹는 모습일 테고, 또 하나는 유럽의 랜드마크에서 인증샷을 찍는 장면이 아닐까 싶다.

그 두 번째에 제일 걸맞은 장소가 유럽이다.

유럽의 역사를 세계사로 배우고 부루마블을 하며 자란 우리는 유럽의 랜드마크에 익숙하다.

그래서 첫 유럽여행으론 이탈리아나 프랑스가 환상을 만족시키기 좋다. 

하지만 유럽여행이 처음이자 마지막이 될 것 같다면 스페인을 추천한다.

온갖 문화가 뒤섞인 스페인은 유럽을 한바퀴 돌고 나서 봐도 새로운 유럽이 보이는 참 스페셜한 나라다.

반대로 유럽 4~5 국가 정도 가봐서 어느 정도 경험이 있다면 터키를 가자.

터키엔 유럽 문화의 뿌리가 담겨 있다.

이스탄불은 온갖 역사적 지식을 요구할 것이며 카파도키아는 판타지를 보여줄 것이다.

그리고 번외로 요즘 급부상 중인 여행지인 러시아의 블라디보스톡.
블라디보스톡은 유럽 느낌만 보는 곳이지 완전한 유럽은 아니다.

블라디보스톡을 지나쳐보긴 했지만 거기 뭐 관광할 게 있다는 건 근래 TV를 보면서 알았다.

하지만 시간은 없는데 일본, 중국, 동남아엔 질렸다면 가볼만하다.

특히 요즘은 저가항공이 취항해서 운이 좋으면 괜찮은 비행기표를 구할 것 같다.

시간이 많다면 동해항에서 출발하는 크루즈로 가봐도 어디서 못해볼 경험이 될 것이다.
다만 서유럽 같은 관광지랑 정말 다르기 때문에 블라디에서 유럽을 기대할 필요도, 유럽에 실망할 필요도 없다.

솔직히 가기 싫다는 사람 없을 파리
스페인은 지나치게 다양한 매력이 있다

유럽을 벗어나면...

친구와의 여행에서 제일 걱정할 문제는 역시 싸움이다.

아무리 잘 맞는 친구라도 여행 가면 싸운단 이야기는 다들 들어봤을 거다.

'이 친구는 아닐 거야'라고 생각한 그 사람이 제일 위험하다.

친구랑 싸우게 될 일이 걱정된다면 그냥 동남아 휴양지 가서 좋은 호텔 잡고 그냥 휴양만 하자.

사이판, 태국 같은 곳 추천한다.

경치 좋은 데서 먹고 자고 마시고, 그리고 다음 날 먹고 자고 마시고 그것만 하자.

특히 레저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물놀이 많이 하다 오자. 

애초에 그렇게 합의 보고 관광을 최대한 줄이면 마찰도 줄어들 것이다.
의견이 갈리기 쉬운 곳은 빼자!
친구랑 여행 가기 전엔 아무리 친하다고 생각해도 무조건 규칙 만들어서 가야 한다.
특히 누구 한 명이 지나치게 애정을 보이는 장소는 위험하다.
그 사람에게 그 나라 모든 일정을 백퍼 맞춰 줄 생각 아니면 트러블 생긴다.


2. 가족과 가기 좋은 여행지

친구보다 위험한 여행의 동반자가 가족 아닐까?

친구와 달리 상하관계까지 성립하는 사이에선 제대로 싸우지도 못할 가능성이 있다.

부모님과 여행을 간다면 어디서 얼마가 들었는지 말하지 말자.

이건 부모님의 성격에 따라 많이 다르지만 돈 쓰는 일에 인색하신 부모님이라면 얼마가 드는지를 계산하다 즐기지 못하실 수도 있다.

팁 주는 문제 때문에 말도 안 통하는 식당 종업원들과 싸웠다는 어르신들의 이야기도 종종 전해진다.

그래서 부모님과의 여행은 장르불문, 장소불문 패키지를 추천한다.

패키지란 대한민국의 여행전문가들이 자유여행의 불편사항을 반영해서 만들어 낸 한국인의, 한국인에 의한, 한국인을 위한 여행이다.

고객님들의 수많은 클레임을 받아 내서 만들어낸 시스템과 가이드는 당신의 불편함을 대신해줄 것이다.           

싱가폴은 꽤 괜찮은 가족여행지다

첫 가족 여행이고, 장시간 비행은 어렵지만 그래도 좀 멀리 가는 기분 내고 싶고, 동남아 특유의 좀 어수선한 분위기가 싫으면 싱가폴.

아니면 동남아 중에서도 베트남, 태국 같은 관광인프라 갖추고 휴양시설도 있는 곳들이 좋다.
도시 못 떠나는 사람 있다면 일본 규슈나 중국 상해.
부모님과 간다면 도쿄나 오사카보단 규슈에서 느긋하게 온천을 즐기는 쪽이 좋다.

북경보다는 상해가 서울 느낌이 나면서 힘든 일정이 적고, 근교에 항주나 주가각, 디즈니랜드가 있어서 취향이나 나이 관계없이 갈만한 장소가 많다.
홍콩은 지나치게 도시도시 느낌이고 특별하게 즐길만한 게 없어서 부모님과의 여행으론 추천하지 않는다.
라오스나 미얀마도 가족여행으론 추천하지 않는다.

배낭여행객에겐 천국이지만 안락함이 필요한 가족여행엔 부적합하다.
여긴 나이 차 많이 나는 사람보단 또래랑 오거나 혼자 가야 제대로 즐긴다.


3. 혼자 가기 좋은 여행지

물론 어딜 가도 좋다.

휴양지는 누가 함께 있는 게 좋을 것 같아서 잘 안 가긴 한다.

혼자 가는 여행 장소는 목적에 따라 정하면 좋다.
캐나다미국 같은 곳은 혼자 생각할 일이 많을 때 가거나 친구랑 시간 많이 보내기 둘 중 하나같다.
동남아에선 미얀마라오스가 배낭여행에 좋았다.

다만 고급 휴양시설을 기대하면 곤란하고 잠자리와 음식을 가리지 않는 사람 이어야 한다.
유럽에선 알찬 관광 느낌은 스페인, 자연을 사랑한다면 노르웨이가 가볼만하다.
러시아는 상트가 최고라는데 못 가봐서 말은 못 하겠고, 러시아에서 한 군데만 택한다면 알혼섬이 가고 싶다.
왜냐면 근처의 리스트비얀카까지 밖에 못 가봐서 알혼섬의 겨울 풍경이 궁금하다.

미얀마는 배낭여행객에겐 천국이다
보라, 노르웨이의 웅장함을


4. 첫 여행이라면

동행이 누구든 공통적으로 첫 여행이라면 일본이 좋긴 하다.

이러니저러니 말은 많지만 일본이 한국인 여행자에게 편한 도시란 건 확실하다.
여행 연습이라고 생각하고 2박 3일 정도로 아무 준비 없이 갔다 오기 그만한 데가 없다.
언어부터 음식까지 뭐하나 문제 되는 게 없다.
반대로 일본 가서도 여행이 힘들었다면 여행이 체질이 아닐 가능성이 좀 있다.
그리고 여기저기 다른 나라 다니다 가면 일본이 좀 재미없는 게 사실이다.
내 경우엔 원전 사고가 나기 전에 몇 번 가고 한참 안 가다 후쿠오카 갔었는데 아무래도 스케일이 작아서 재미가 덜했다.
물론 일본은 국토가 길어서 여러 기후가 나타나기 때문에 훗카이도에 눈 보러 가거나 돗토리 사구를 본다면 특이한 경험이 된다.
하지만 역시 일본이 가기 싫은 사람이 있을 테니 그런 사람들에게는 중국 상해, 북경이나 싱가폴을 추천한다.

일본은 지역에 따라 전혀 다른 여행이 만들어진다. 사진은 훗카이도.


5. 사진 취향별 추천

아기자기 올망졸망 귀염귀염 그런 동화 느낌의 사진을 많이 찍고 싶다면 네덜란드 또는 체코가 좋다.

암스테르담의 운하 사이에 난 건물과 잔세스칸스의 풍차 배경, 체스키크룸로프의 붉은 지붕은 인생샷 하나 정도는 건지게 해준다.

나는 대자연이라고 외치는 웅장하고 거대한 사진이 찍고 싶다면 스위스노르웨이, 캐나다를 추천한다. 

문과는 지리 시간 이과는 지구과학 시간에 보았을 기이한 지형이 여기 있다. 

만년설과 피오르드, 나이아가라는 너무 웅장해서 사람을 별거 아니게 만들 정도다.

그냥 딱 봐도 여긴 여기라고 사람들이 알아봐 줄 사진이 필요하다면 이탈리아, 프랑스가 좋다. 

도시 곳곳에 랜드마크가 있어서 카톡 프사에 걸면 '너 지금 파리야?'라고 사람들이 물어볼 거다.

반대로 어딘지는 모르는데 일단 사진을 보면 어디냐고 물어볼 정도로 신기한 인증샷이 필요하다면 미얀마터키가 좋다.

바간이나 카파도키아는 여행에 관심 없는 사람이라면 에펠탑처럼 바로 알아보지는 못하지만 다들 여기가 어디냐고 물어볼만한 장소다.

네덜란드 풍차마을
체코의 붉은 지붕집과 풍경


6. 그 밖에

계절에 맞춰 가면 더 좋은 곳들도 있다.

북유럽에서 오로라를 보고 싶다면 겨울에 가야만 하고, 삿포로의 눈축제도 겨울에 있다.

한국의 추운 겨울을 피하고 싶다면 1년 내내 따듯한 동남아나 계절이 반대인 호주에 가야 한다.


스탑오버로 일석이조를 노린다면 경유지는 짧은 시간만으로도 여행이 가능한 곳이어야 한다.

카타르나 아랍에미리트같은 곳은 하루 정도만 시간을 내도 둘러볼 수 있다.

핀란드 같은 곳도  오로라를 보는 등 특별한 계획이 없다면 수도인 헬싱키는 하루 정도면 볼 수 있다.


# 명심하자

여행은 무조건 취향이라 같은데 가도 만족도가 다 다르다.
무조건 기억하자 여행은 개취!
취존 해주세요


ps. 내가 생각하는 유럽여행 순서

1. 이탈리아, 파리 같은 교과서에 제일 많이 나오는 서유럽 부근

-> 처음엔 클래식을 택할 필요도 이유도 있다. 볼 것도 많고 정보도 많고 사람도 많아서 준비하기 좋다.

솔직히 롯데월드 짭퉁 말고 리얼 트레비분수 앞에서 사진 찍고 싶을걸?

2. 체코 오스트리아 등 동유럽 또는 그리스

-> 서유럽의 으리으리한 것들을 봤다면 동유럽의 아지자기함으로 넘어가도 좋다. 그리스는 역사적으로 대단하지만 이탈리아나 프랑스에 비해선 볼거리가 적다. 많은 그리스의 유물이 다른 나라에 있기 때문.

그리스 산토리니

3. 스페인

-> 어느 정도 유럽에 익숙해졌다면 이제 스페인의 스펙타클함에 빠질 순서다. 마드리드의 프라도 미술관, 가우디의 도시 바르셀로나, 이러기 싫은데 경복궁이 좀 많이 작게 느껴지는 알함브라 등등. 여행자들이 사랑하는 이유가 있는 나라 스페인은 사실 한달도 부족하다.

4. 터키

-> 유럽 근방에서 스페인과 견줄 수 있는 건 터키 정도가 아닐까? 워낙 넓은 나라라 한 도시만 가서는 봤다고 명함도 못 내밀 그런 나라다. 터키는 기본 시스템이 터키일주고 특이한 도시들이 많다. 게다가 트로이의 목마가 실존할 정도로 신화적인 나라면서 기독교인들에겐 성지 중 하나고 로마제국의 핵심 역사가 벌어졌던 땅이다. 터키에 가야 하는 이유는 지나치게 많다.

내 인생 최고의 장면 중 하나였던 카파도키아 벌룬투어

5. 북유럽

이제 유럽의 성당도 지겹고 스페인, 터키의 역사 유적지도 볼만큼 봤으면 자연을 보러 가자. 교과서에서 보던 송내 피오르드, 오로라가 모두 북유럽에 있다. 겨울에 간다면 눈 구경 좀 했다고 자랑할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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