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사십리터 Nov 10. 2017

일본 규슈, 축제 따라 삼만리

규슈 사가현에서 즐긴 축제 3가지

# 사건의 발단

서점에서 여행책들을 뒤적거리다 사진 한 장을 봤다.

수십 개의 벌룬이 떠 있는 일본 사가였다.

언젠가 일본 사가에서 벌룬 축제를 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그게 지금쯤이구나.

언젠가 가보고 싶단 생각을 했었지.

어, 그런데... 이거 갈 수 있겠는데?

.

.

.


파란 하늘에 알알이 박힌 벌룬 사진을 보니 떠나지 않을 방법이 없었다.

그렇게 나는 사가 벌룬 페스타에 가는 방법을 찾았다.

정보를 찾다 보니 비슷한 날짜에 규슈 일대에서 꽤 여러 개의 축제가 열림을 알게 되었다.

일은 커졌다.

1박 2일로 벌룬 페스타에 다녀오려던 계획은 5박 6일짜리 계획으로 고무줄처럼 늘어났고 규슈의 축제 3개를 보고 오는 지경에 이르렀다.



1. 사가 국제 벌룬 페스타

(Saga International Ballon Fiesta)

열기구의 성지 카파도키아에도 없는 귀여운 캐릭터 풍선들

이번 여행의 원인이자, 목적이자, 하이라이트였다.

사가는 바로 옆 시골 동네 다케오나 우레시노보다 볼거리가 적은 곳이지만, 벌룬 페스타가 있는 시기엔 어느 관광지보다 인기 있다.

축제 기간 동안 방문객을 위해 벌룬사가역이란 간이역을 운행할 정도다.

축제는 매년 10월 말~11월 초에 5일 동안 진행되고 날마다 내용이 조금씩 다르다.

나는 행사 내용이 제일 많은 마지막 날에 방문해서 야간 계류도 볼 수 있었다.

벌룬이 뜨는 장면은 본적이 있기 때문에 어둠 속에서 벌룬들이 빛나는 야간 계류가 제일 맘에 들었다.

새벽에 있는 레이스가 시작되는 순간은 보지 못했다.

행사장에서는 벌룬이 너무 가까워서 다 보이지는 않기 때문에 오히려 벌룬사가역에 도착하기 직전에 기차에서 보는 모습이 더 좋았다.

벌룬사가역에 내리면 일단 풍선이 아닌 사람을 만난다.

어마어마한 인파가 몰려서 돌아가는 기차를 기다리는 줄이 수백 미터 넘게 서있다.

행사장 한쪽은 일본의 축제 음식을 파는 포장마차들이 셀 수 없이 늘어서 있다.

우동, 라멘, 카레 같은 식사 메뉴부터 타코야끼, 야끼소바, 과일사탕 같은 일본의 대표 간식들도 있다.

식사 메뉴도 한컵씩 적은 양으로 팔기 때문에 여러 가지 음식을 한번에 맛보고 싶은 사람들에게 좋다.

벌룬은 사가의 상징이라 시내 곳곳에서 열기구 모형이나 그림을 볼 수 있다.

축제 시기가 아닌 때는 벌룬뮤지엄에서 열기구를 만날 수 있다.

눈물나는 폰카 화질이지만 이번 여행 중 가장 감동이었던 야간계류. 사회자의 안내에 따라 열기구를 반짝거리도록 조종한다.
*축제 즐기는 팁*
-축제 기간에는 벌룬사가역이 개통되는데 사가 주변을 지나는 대부분의 기차가 정차한다. 특급열차가 추가로 운행되기도 한다.
-기차가 운행되는 시간표가 있지만 사람이 워낙 많아서 타고 싶은 시간의 기차를 타려면 훨씬 더 빨리 줄을 서 있어야한다.
-아침,저녁으로는 쌀쌀하지만 낮에는 그늘이 없어서 햇빛을 막을 도구가 필요하다. 돗자리, 양산이 있으면 앉아 있기 편하다.
-축제는 10월 말에서 11월 초에 걸쳐 진행되고, 2017년의 경우에는 11월 1일부터 5일간 진행됐다.
-5일 동안 축제 내용이 조금씩 다르다. 기본적으로 벌룬레이스는 매일 아침 7부터 있고 벌룬판타지아, 야간계류 등은 없는 날도 있다.
-사가 벌룬 페스타 홈페이지
http://www.sibf.jp/en/

-벌룬 페스타 자세한 이야기
https://brunch.co.kr/@jhp7044/83

2. 가라쓰 군치 (唐津くんち)

가마 하나를 끄는데 수백명이 동원된다

가라쓰의 한자를 한국식으로 읽으면 당진이다.

즉, 당나라와 무역을 하던 곳으로 한국의 당진과 같은 역할을 하던 도시다.

물론 지금은 후쿠오카 서쪽의 작은 마을일 뿐이다.

하지만 가라쓰도 1년에 한번씩 붐비는 날이 있다.

일본 3대 군치 중 하나인 가라쓰 군치 덕이다.

가라쓰 군치가 있는 날은 6개월 전부터 모든 호텔이 동난다.

가라쓰군치는 일본의 정서가 한눈에 보이는 축제다.

신에게 봉납하기 위해 마을의 봉물을 실은 화려한 가마인 히키야마가 행진하는 가을 축제다.

평소에는 히키야마 전시장에 갇혀 있던 히키야마들이 1년에 한 번씩 나오는 날이기 때문에 특별한 볼거리다.

어린아이부터 성인들까지 엄청난 인력이 동원되기 때문에 학교는 휴교하고 관공서도 축제에 매달리고 버스터미널까지 폐쇄해버린다.

일본의 국가 중요 무형문화재이자 유네스코 문화유산으로 등재되었을 정도로 일본의 축제 문화가 한눈에 보이는 대표적인 행사다.

평소엔 전시장에 들어가 있는 히키야마 자체도 큰 볼거리다.

큰 비용을 들여 보수, 관리하는데 가마가 지나가면 아스팔트 바닥이 끌릴 정도로 무게가 상당하다.

가마에는 사람이 올라타서 깃발을 흔들고, 북을 치고 피리를 불면서 지나간다.

해리포터의 움직이는 사진처럼 일본 민화의 한 장면이 움직이며 지나가는 기분이다.

히키야마를 끄는 가마꾼들과 관광객들이 엄청 신나있다
*축제 즐기는 팁*
-축제 날짜는 매년 11월 2,3,4일로 항상 같은 날이다.
-야간 순행은 축제 첫날인 11월 3일에만 있다.
-가라쓰까지 접근은 기차가 편하지만 산큐패스를 이용한다면 후쿠오카에서 한 번에 가는 버스도 있다. 축제 기간에는 버스터미널이 행렬 코스에 포함되기 때문에 폐쇄된다. 가라쓰 중심가로 들어가기 직전에 있는 쇼와버스사무실에서 내려주기 때문에 내려서 조금 걸어야 한다. 돌아올 때는 내린 곳에서 길을 건너서 골목으로 조금 더 들어간 곳에서 버스가 기다린다.
-야간 순행이 있는 첫날에만 특별히 버스가 증편된다. 평소엔 9시가 후쿠오카로 돌아오는 막차지만 3일엔 10:00 버스가 있다.
-히키야마가 한 바퀴 돌아가면 다시 반대쪽으로 돌아가는데 이때 코스가 조금 바뀐다.
-가라쓰 군치 홈페이지
http://www.karatsu-kankou.jp/kr/access/

-가라쓰군치 자세한 이야기
https://brunch.co.kr/@jhp7044/82

3. 우레시노 가을 온천 두부 축제

(嬉野温泉秋まつり 湯どうふフェスタ&産業祭)

아마도 우레시노의 마스코트?

시골 마을 우레시노에서도 가을 축제가 열린다.

매년 11월 3일, 같은 날에 열리는데 사가나 가라쓰의 축제와는 전혀 다른 소박한 마을 잔치 느낌이다.

축제라기엔 민망할 정도로 작은 행사 수준이다.

심지어 사가현 관광 홈페이지 축제 일정에도 소개가 되지 않아서 정보 얻기가 힘들었다.

우레시노 홈페이지가 있어서 구글 번역의 도움을 받아 축제 장소 지도와 행사 시간만 간신히 확인했다.

오전 10:00에서 오후 4:00까지 짧은 시간 동안만 진행된다.

우레시노에 도착한 시간엔 이미 대부분의 축제 순서가 끝나서 특산물 시식 같은 행사는 즐기지 못했다.

마을 한가운데서는 특산품 판매 코너나 플리마켓이 있고, 길에서는 우레시노 특산물인 녹차를 나눠줬다.

마을 밴드가 연주하는 공연도 있었다.

학생들이 교복을 입고 물건을 팔거나 무대에서 행사를 진행하는 정겨움이 있는 축제다.

이날 하루는 우레시노 중심가가 차 없는 거리라 돌아다니기 좋았다.

우레시노 관광지 중 하나인 시볼트족탕 앞이 무대로 변한다
*축제 즐기는 팁*
-매년 11월 3일에 열린다.
-워낙 작은 축제라 대단한 볼거리를 기대하면 곤란하다. 그냥 우레시노를 방문할 계획이 있다면 조금 더 즐겁게 보낼 수 있는 정도의 구경거리다.
-몇 가지 시식행사와 공연이 있다.
-우레시노온천마을 홈페이지
http://spa-u.net/
매거진의 이전글 꽃 찾으러 왔단다, 제주에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