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구슬+걱정없이폴카
저는 운전을 한 지 거의 10년이 넘었습니다.
운전을 처음 시작 했을 때는 정말 신기했었습니다.
놀이동산에서 차던 범버카가 뻥튀기가 되어서 운전하는 느낌이랄까요?
핸들을 내 손으로 움직여서 방향을 조절하고 딱 두 개뿐인 페달로 가고 서고를 반복하다니-
처음에는 도로에 있는 하얀 선을 넘어가지 않고 직진으로 가는 것도 어찌나 땀이 나던지요.
직진으로 가는 것도 어려워 핸들을 부여잡고 덜덜 떨면서 운전을 시작했습니다.
1년, 2년이 지나가고 나니 그렇게 신이 날 수가 없더라고요.
제법 운전에 적응했다고 속도도 내면서 다니고,
친구들과 멀지 않지만 걸어서 가기 어려운 곳들도 차로 갈 수 있으니 그야말로 신세계였습니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인지 속도를 내는 게 무서워졌습니다.
어렸을 적부터 고속도로를 달리는 차 안에 있을 때면 모든 차들이 컨베이어 벨트 위에 쳇바퀴 도는 것처럼
현실 감각이 없어지곤 했었거든요?
어느 날 그냥 일반 도로를 주행하고 있었는데 그 아득하고 비현실적인 느낌이 느껴지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잠깐 지나가는 감정이려니 했는데 그 이후에는 그 감정이 오래 머물면서,
차 안에서 운전하고 있는 제가 느껴지기 시작했습니다.
예전에는 속도를 못 느끼고 운전을 했었는데 어느 순간부터는 그 속도가 느껴지는 불안이 올라오면서
운전을 하기가 겁이 나더라고요.
그 무렵 개인적인 일로 마음이 평안하지 못했는데 그 불안이 운전할 때 불쑥- 튀어나온 것 같습니다.
아리는 오늘도 걱정이 많습니다. 그러지 않으려고 해도 걱정거리가 머릿속을 떠나지 않아요.
학교 가는 길에 들른 문방구에서 아리는 걱정 엽서를 알게 됩니다.
문방구 할머니에게 받은 엽서에 걱정거리를 써서 창문에 붙여 두고 잠을 청합니다.
환한 빛 아래 만난 걱정배달부와 함께 냠냠산으로 떠나지요.
아이들의 걱정을 먹던 와구와구씨는 ‘불안 구슬’은 소중하다며 다시 아리에게 건네줍니다.
그리고는 그 '불안 구슬'은 따듯하게 잘 돌봐주어야 한다고 말하죠.
어떻게 하면 '불안 구슬'을 돌볼 수 있는지 생각해 보는 아리.
와구와구씨는 말합니다. 단순히 구슬을 따듯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마음'이 따듯해져야 한다고요.
순간 마음이 따듯했던 순간들이 아리의 머릿속을 스치고 구슬은 투명하게 바뀌었습니다.
며칠 뒤, 학교 가는 길에 아리는 친구 지수를 만납니다.
다시 걱정거리가 머릿속에 떠오르지만 친구와 손을 잡고 걸으며 '불안 구슬'을 돌보기로 마음먹습니다.
아린 불안하고 걱정 가득한 마음을 지수와 손을 잡고 이야기를 하며 자신의 불안을 돌봅니다.
혼자만의 섬에 갇히지 않고 타인과 소통하며 불안을 돌보는 아리.
저는 불안이 올라올 때면 잠을 잡니다.
저에게 있어서 잠은 최고의 보약이에요.
피곤할 때는 물론이고 슬플 때, 우울할 때, 불안할 때 잠을 자고 나면 부정적인 감정이 가라앉더라고요.
저는 정적인 활동으로 불안을 다스리지만 저와는 완전 반대로 동적인 행동으로 불안을 다스리시는 분도 계시죠? 그런 분들을 위해 추천합니다.
요제프 슈트라우스의 걱정 없이 폴카 op.271!
이 곡은 2분이 채 안 되는 짧은 곡입니다. 곡을 들어보면 아시겠지만 굉장히 활기차고 에너지가 넘쳐요.
요제프 슈트라우스가 세상을 떠나기 1년 전인 18699년, 이 곡을 작곡했습니다.
어려서부터 몸이 허약해서 자주 아팠던 요제프 슈트라우스는 특히 이때 건강이 좋지 않았지만
이 곡에서는 걱정과 근심의 그림자라곤 찾아볼 수가 없습니다.
연주를 하는 연주자들도 쉬는 부분이 없이 모두 바쁘게 움직이고 있어요.
무엇보다도 이 곡을 이끄는 지휘자가 제일 바쁜데요,
단원들을 이끌지만 중간에 관객들과 함께 호흡을 맞추어 하모니를 만들어 갑니다.
곡 중간에 관객들이 꼭 '웃어야'하는 부분이 있거든요.
듣고 있으면 절로 어깨가 들썩거리는데요, 저도 함께 둠칫둠칫 리듬을 타게 되네요.
머릿속에 걱정거리가 가득해서 그 무게에 짓눌릴 때-
이 음악을 한 번 들어보세요.
잠깐 2분 정도만 현실에서 빠져나와 피식- 웃어 보는 것도 정신 건강에는 도움이 되겠죠? �
ps. 저는 요즘 운전을 아주 마음 편히 잘하고 다닌답니다. :)
https://youtu.be/UDs9_zpImzM?si=0GGnZrCTIC0fbyxf
Strauß: Ohne Sorgen! – Polka schnell op. 271 ∙ hr-Sinfonieorchester ∙ Andrés Orozco-Estrad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