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사랑받고 싶어요
나는 푸바오의 3년 차 팬이다. 우리나라에서 태어난 첫 아기판다, 푸바오의 가족은 바오패밀리라 불리는데 푸바오를 낳아준 엄마와 아빠는 아이바오와 러바오이고, 귀염둥이 동생들은 루이바오와 후이바오다. 푸바오를 애지중지 손녀딸처럼 키워낸 사육사님은 할부지라 불린다. 푸바오의 팬들은 스스로 이모와 삼촌을 자처하는데 그래서 나는 푸바오의 이모가 되었다. 내가 그녀를 좋아하는 이유는 귀엽고 사랑스러워서다. 그런데 사실은 더 큰 이유가 하나 숨어있다.
푸바오가 중국으로 떠나기 전까지 그녀의 일상을 담은 동영상이 유튜브 채널에 매주 업로드됐다. 푸바오를 돌보는 사육사 할부지가 직접 촬영한 영상인데 아기판다를 향한 얼마나 큰 애정이 담겨있는지 그야말로 꿀처럼 사랑이 뚝뚝 흐르는 목소리로 푸바오를 칭찬하고 잔소리한다. 나는 그런 무한한 사랑을 받는 푸바오가 부러웠고 푸바오가 되고 싶었다. 응아만 해도 잘했다고 칭찬받고 장난치고 응석 부려도 넓은 마음으로 받아주시는 할아버지를 가진 푸바오처럼 사랑받고 싶었나 보다. 나의 어린 시절 다 받지 못 한 사랑을 마음껏 누리는 그녀. 무조건적인 사랑을 간접경험하게 해주는 그녀의 스토리로 인해 나는 푸바오의 팬이자 이모가 되었던 것이었다.
할부지의 애정어린 목소리를 들으면 마음이 따스해진다. 내가 늘 찾아 헤매던 사랑과 보살핌이 그곳에 있었다. 나도 저렇게 다정한 할아버지 혹은 아빠가 있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이모가 조카를 부러워하는 철없는 경우이지만 그래도 난 푸바오가 되고 싶었다. 사랑을 듬뿍 받아서 사랑을 듬뿍 나눠줄 수 있는, 사랑으로 태어나 행복 그 자체가 된 그녀처럼 나도 푸바오가 되고 싶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