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출판, 대안공간

by 서정희

내 이름이 박힌 책을 출간하고 싶다.

나처럼 아쉬운 소리, 싫은 소리 못하고 밖에서 쥐어터지고 오는 사람들은 혼자서 뭘 그렇게 많이 한다.


나 같은 경우는,

마음이 얻어터지고 오는 날엔, 집에서 맛있는 음식을 먹고 어울리는 술을 마신다. 누군가가 함께일 필요는 없다. 나 혼자면 오히려 좋아! 거적데기 같은 메리야스와 오래 입어 후둘후둘해진 반바지, 머리는 정수리 꼭대기까지 바짝 땡겨묶는다. 배 찢어지게 먹고 맨바닥에 온몸을 딱 붙여 누워있으면 그제야 시큼한 숨이 쉬어진다.


그렇게 자고 일어났는데도 마음이 너덜거린다면, 좀 걷는다.

움직이는 걸 싫어하지만 익숙한 동네를 걷는 건 괜찮다. 길 잃어버릴 걱정도 없고, 멀리 걷다 힘들면 버스 타고 오면 된다. 난 지독한 길치에 불안도 많아 낯선 동네를 탐색하고 새로운 풍경을 찾아다니는 걸 그리 선호하지 않는다. 가벼운 산책을 하고 공방 내 자리에 앉는다. 그리고, 글을 쓴다.


그래서 내 글들은 우중충하고 찐따 같은 내용이 많다.

누군가에게 보여주고 싶은, 잘 보이고 싶어 쓰는 글이 아니기 때문이다.

브런치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땐, 너무너무 잘 보이고 싶었다. 나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그들에게 잘 보이고 싶어, 있어 보이는 글을 쓰기 위해 노력하기도 했다. 근데, 그건 나만 아는 노력이었다.


독립출판을 해보면 어떨까 생각했다.

쉬워 보여서 하는 말이 아니라, 나 아니면 나에게 아무도 관심 가져 주지 않을 것 같아서. 출간하고 싶은 마음이 욕망이 되어, 속이 울렁거려 헛구역질이 나올 정도로 새어 나온다면 독립 출판에 도전해 볼 것 같다.


도예가로 활동했을 때도 그랬다.

짧은 기간이었지만, 꽤 많은 전시를 했다. 그중에 정식 갤러리는 별로 없었다. 주로 대안공간이었다. 나는 주류에 속하기엔 부족하고 애매한가 보다. 그때도 그렇게 생각했는데, 지금도 마찬가지라니! 환장할 노릇이다. 독립출판과 대안공간, 이런 단어의 존재 자체가 나에겐 큰 안심과 응원이 된다.

언젠간, 나도 출간작가가 될 수 있겠지.

그럼 출간회도 하고 통기타 치면서 내가 좋아하는 노래도 불러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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