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예고

by 서정희

나는 평소에 영화나 드라마를 잘 보지 않는다. 물론, 책이나 전시도 마찬가지이다.

예전엔 이 정도까진 아니었는데, 내가 불안과 긴장이 많은 사람이란 걸 인식하게 된 후 더 잘 보지 않게 되었다. 아무리 좋은 주제와 훌륭한 내용이라도 나에겐 불편과 자극과 감정적 에너지 소모로 느껴진다. 얼마 전, 남편이 이런 말을 했다.


"들어가는 게 없으니, 나오는 게 없지. 당연한 거 아니야?"


사람들이 괜히 여행을 가고 다양한 문화를 접하고 새로운 음식을 먹어보겠는가. 얻어지는 것이 있으니 시도하는 것이겠지. 나는 그동안 나의 성향을 핑계 삼아, 무언가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박탈해 버렸다.


내가 발산할 수 있는 표현들이 고갈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 머릿속과 감정들이 고인 저수지 같이 변해가고 있다. 그래서, 그동안 보고 싶었던 것들, 해보고 싶었던 것들을 조금씩 경험해보려 한다.

무엇이 되었든 간에!


누군가와 함께하며 의견과 감상을 나누면 좋겠지만, 먹고살기 바쁜 시대에 그럴 순 없다. 지극히 개인적인 감상평과 리뷰를 남겨볼까 한다. 한 달에 한번, 혹은 일 년에 한 번이 될 수도 있겠지만(하나의 게시물로 끝이 날 수도 있다.) 일단은 해보려 한다.


나 스스로에게 권태기가 왔나 보다.

좋아하지도 않은 홍어회를 먹기도 하고, 대가리에 뚜껑 씌어놓은 것처럼 머리를 막 잘라보기도 했다. 평소에 절대 하지 않을 것들을 해보고 있다. 그동안 내가 정한 기준과 틀 속에 나를 가두어 살았다.

아주아주 무질서하고 사적인 내 감상을 표현해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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