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범식작가 첫번째 개인전
'Home Sweet Home'은 두 가지 뜻을 내포하고 있다.
'즐거운 나의 집'이라는 뜻, 그리고 좋지 않은 상황을 비꼬는 의미도 담고 있다. 개인적으로 중의적 표현을 좋아한다. 작가명 ‘씩씩(중의어)’ 역시 작가 내면에 비관주의와 낙관주의가 항상 대립하고 있다는 것을 상징한다. 이번 전시는 작가의 어두웠던 시기에 우연히 탄생한 ‘밴지(Vanzy)’라는 페르소나를 통해, 작가의 비관적인 상황을 오히려 희화하하며, 낙관적인 태도를 유지하려는 작가의 삶의 태도가 담겨있다. 작가의 개인적인 사건들을 바탕으로 그려낸 작품들이지만, 각자의 상황을 이입하여 감상하길 바란다. 누구나 자기만의 비관적인 순간들을 마주하기 마련이고, 결국 낙관적으로 헤쳐나가야 하기 때문이다.
성인이 된 후, 오롯이 본인의 이름을 위해 살아가는 건 힘든일이 돼버렸다.
최범식 작가의 작업을 보면서 내가 그동안 보내온 날들에 대해 복기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성격이나 성향은 타고난 기질과 후천적 환경이 만들어주겠지만, 그러한 특성을 갖고 나만의 영역을 확장시켜 나가는 것은 자의적인 노력으로 해낼 수밖에 없다.
본인만의 적정선을 만들어 한 단계씩 성장해나가기도 하고, 때론 불가피한 이유로 절취선을 그어 모질게 멈춰야 할 때도 있을 것이다. 그의 작품들에서 선명하지만 복잡하게 얽힌 감정의 선들이 보였다. 그가 느끼고 겪었던 고뇌와 격정의 시간들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었다.
'Home Sweet Home'이라는 전시명처럼 낙관과 비관이 공존하는, 빛나는 어두움이 있는 전시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