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의 모습에서 옅은 무지개가 보였다 I

by 서정희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저는 ‘굿웰니스투어’ 여행사를 운영 중인 변우진이라고 합니다. 현재 도봉 청년창업거점공간에 입주해 있고, 건강과 여행을 접목시킨 서비스를 기획하고 있습니다. 지금은 대학원 박사 과정 중이고 지역 내에서 여러 가지 일들을 책임지고 있습니다.

청년 네트워크라고 지역 청년들끼리 모여 청년 관련 정책을 제안하고 함께 만들어 가고 있습니다. 덕분에 다양한 일이 많아졌죠.


‘굿웰니스투어’ 창업하게 된 계기와 주로 어떤 일을 하고 계시는지 말씀해 주세요.

석사를 마치고 취업을 하려 했어요. 아시다시피 취업 시장이 어렵기도 하고, 석사를 졸업해도 보건학 분야에서는 자리가 있어도 대부분 계약직으로 가요. 그래도 박사까지는 해야 정규직. 그것도 자리가 많지 않죠. 학부 때 전공한 관광학에도 미련이 남아 있어서, 석사 때 배운 보건학을 접목시켜 보자는 생각 했어요.

우연히 창업 교육 프로그램을 알게 됐고, 사업 계획서 작성하는 방법이나 사업에 도움이 되는 과정들을 배우게 됐어요. 그러다 예비창업 패키지를 통해 자금을 지원받아 창업을 하게 된 거죠. 예비창업 패키지도 한번 떨어지고, 일반 분야와 특화 분야 중 특화 분야에서 붙었어요. 기회가 와서 바로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관광학과를 지원하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나요?

일본 여행이 제가 관광학과를 진학하게 된 계기였어요. 고등학교 1학년 때 어머니의 권유로 일본 백제 유적으로 따라다니는 프로그램에 참여한 적이 있었어요.

그땐 일본에 대해 선입견도 조금은 있었는데 막상 가보니 좋았어요. 역사적인 부분이 불편하긴 했지만, 여행의 재미를 알게 됐어요. 제가 재밌어하는 걸 부모님께서 알아차리셨는지 그 해 겨울 방학에 가족과 함께 일본 여행을 가고, 그다음 해에는 유럽 여행까지 가게 되었어요. 그때 꿈이 생겼고, 관광학과를 지원하게 된 거죠.

준비하면서 어려움이 많았을 것 같은데, 모든 과정을 혼자 준비하고 진행하신 건가요?

혼자 했죠. 친구랑 같이하려 했는데, 직장 다니는 친구들한테 이 길을 권유하고 싶지는 않았어요. 같이하기엔 불안정한 길이라서... 나중에 잘되면 손을 내밀어보자는 생각이었어요.

제 친구랑 같이 일했던 적이 있었는데, 아무래도 지인이다 보니 공사구분이 어렵더라고요. 이럴 바에는 저 혼자 하는 게 나을 것 같아 당분간은 혼자 하려고요. 그래야 많은 것들을 배우게 될 것 같아요.


그래서 지금 어떤 일을 진행하고 계시나요?

작년 여름에 지원 사업을 통해 여러 지역을 돌아다녔어요. 건강과 여행을 어떻게 접목시켜야 될까? 우연히 인도 박물관에 갔는데 만다라 그리기 체험, 요가 등 다양한 경험을 했어요. 그분들과 상품을 기획하려 했는데 작년 가을부터 코로나가 심해져서 일단을 보류시킨 상태예요. 여행 상품 자체가 대면으로 진행되는 거라 어쩔 수 없어서 코로나 사태가 잠잠해지길 기다리고 있는 중이에요.


저는 화려하고 바쁜 여행보다는 자연과 함께하는 여행을 가보고 싶어요. 건강 관련 여행을 사업을 하신다 해서 생소하기도 했지만, 관심이 가더라고요!

저도 자연을 좋아해요. 자주 가진 못하지만, 산에서 뛰는 걸 좋아해요. 집 앞에서 무수골 쌍둥이 전망대까지 뛰어갔다 잠깐 앉아서 쉬었다 오기도 해요. 5~6시쯤 노을 질 때 사람도 별로 없어서 거기 혼자 앉아 석양 지는 풍경을 보는 걸 좋아해요. 제가 느낀 이런 감정을 다른 사람들에게 공유하고 싶어요.

막상 제가 원하는 여행 상품을 기획하고 만들어 보려 해도, 아직은 제 역량이 부족한 것 같아요. 앞으로 자연이나 건강에 관련된 여행 상품이 많아졌으면 좋겠어요.


무수골 쌍둥이 전망대 가는 길


여행 상품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재밌는 에피소드가 있었나요?

제가 생각했던 그런 사업이 실제로 실행이 가능하겠구나, 어디 지역에 가서도 우리도 이런 프로그램을 원했었다는 말을 들으면 '내가 잘못된 방향으로 흘러가진 않았었구나'라는 생각이 들 때가 재밌었어요.

타 지역으로 출장을 갈 때 혼자 갈 때도 있었지만, 어머니랑 함께 갈 때도 있었어요. 어머니랑 둘이서만 여행을 간 건 처음이었거든요. 평소보다 더 신경 써야 되는 부분(운전을 조심하게 된다거나)도 있었지만, 이런저런 얘기도 하고 굉장히 좋았어요.


그럼 국내에 추천해주고 싶은 여행지나 지역은 어디가 있을까요?

작년에 충북 단양, 영월, 제천 쪽에 다녀왔어요. 한국관광공사 평가위원으로 선정되어서 일부 지원을 받고 여행을 다녀왔어요. 패러글라이딩도 해보고, 생각보다 계곡 물도 굉장히 맑더라고요. 그중에 제천 월악산이 좋았어요. 우거지고 풍성한 느낌이었고, 전반적인 분위기도 좋았어요.

고성의 바다도 추천하고 싶어요. 제가 강원도 고성 군 콘도에서 군 생활을 했었는데 바로 앞이 바다였죠!

강원도 지역 여행을 할 땐 설악산을 가요. 예전에 수능 끝나고 친구들과 속초, 양양 여행을 갔는데, 첫 여행이라 계획도 없었고 돈도 흥청망청 써버렸어요. 눈이 많이 내린 겨울이었는데 설악산 입구에서 한참 눈싸움만 하고 내려왔던 게 기억에 많이 남아요.

그 뒤로도 그 친구들과 몇 번 갔었는데, 지금은 못 가고 있어서 아쉽네요.


어릴 때부터 친하게 지냈던 친구들이랑 계속 관계를 유지하고 계신가요?

중, 고등학교 친구들을 주로 많이 만나는 편이에요. 중학교 친구들을 몇 년 전까지 같은 동네에서 살다가 지금은 직장 때문에 모두 다른 지역에서 살고 지금은 저만 남았네요.


혼자만 상황이 많이 달라졌는데 어떠세요?

지금도 친구들 단체 카톡방이 있는데, 다들 주식 얘기만 해서 저는 거의 얘기를 안 해요. 주식 얘기할 때 소외되는 느낌이 있어요. 무리 중에서 친한 친구가 있는데, 그 친구랑 가끔 만나고 있어요.

요즘에는 마음 맞는 사람들만 만나게 되는 것 같아요. 예전엔 실없는 얘기들을 주로 했는데, 요즘엔 현실적인 얘기들을 많이 하게 되는 것 같아요.


지금 대학원을 다니고 있잖아요. 현재 전공이나 연구하는 분야에 대해 소개 부탁드릴게요.

지금 고려대학교 일반대학원 보건학 협동과정, ‘환경 및 산업 보건학’을 전공하고 있어요. 의과대학 안에서 보건학을 전공하는 대학원이고, 보건학은 질병을 예방하는데 목적이 있는 학문이라 볼 수 있어요. 보건학 중에서도 저는 환경 및 산업보건 전공으로 환경 보건은 환경으로 인한 질환을 예방하고, 산업 보건은 산업에서 일어날 수 있는 유해인자를 예방할 수 있는 부분을 연구하는 학문이에요.

저는 환경 보건 분야에서 산림치유나 그런 쪽에 관심이 있어 연구를 하고 싶어요. 최근에 산림 치유를 주제로 한 논문도 조금씩 많아지고, 전 세계적으로도 데이터베이스가 늘어나고 있는 추세예요. 특히, 일본이나 동북아시아에서 관심을 가지는 것 같아요. 그에 반해, 해양 치유는 아직 생소한 분야라고 볼 수 있겠네요.

작년에 부산에서 해양치유 프로그램이 진행될 걸로 알고 있는데, 너무 재밌어 보였어요. 노르딕 워킹이나 바다에서 요가를 하는 것만으로 치유의 효과가 있을까요?

우리나라는 삼면이 바다이기 때문에 해양 치유에 적합한 환경이라고 볼 수 있어요. 연구는 대부분 심리적인 부분을 주로 평가하는데, 산림 치유는 이미 효과를 증명하는 연구들이 많이 나왔어요. 해양 치유 연구는 진행되어 봐야 알겠지만, 효과가 분명 있을 것 같다는 것이 제 개인적인 생각이에요. 조만간 연구실에 들어가는데, 해양 치유 관련 논문을 작성하게 될 것 같아요.

이것저것 다양한 일을 많이 하시는데, 기분이 다운되거나 슬럼프가 온 적은 없으세요?

다운될 때가 있죠. 기분이 안 좋을 땐 한없이 안 좋아지는데, 그럴 땐 그냥 아무것도 하지 않아요. 뛰면 스트레스가 해소되는 편이라 되도록 뛰려고 해요. 일이나 학업이 잘 풀리지 않을 땐 잠시 올 스톱 시켜요. 그날은 회피해 버려요.


그날 하루정도 회피하는 것도 괜찮은 방법 같아요. 그래도 근본적으로 문제가 해결되지 않을 때는 어떻게 하시나요?

예전에 대박 사고를 친 적이 있어요. 2018년도 4월에 연구실에서 일을 시작했었는데, 다른 연구원님들은 바쁘시고 연구 교수님은 타국으로 출장 중이셨어요.

저희가 용역사 프로젝트 매니저였는데, 저희뿐 아니라 건축, 의료기기, 감리하는 여러 팀들이 있었고 그분들 서류까지 정리를 해야 했어요. 저한테 서류 정리하는 업무가 주어졌고, 참여 인력들의 실적물 원본이 필요했는데 스캔 본으로 준비했던 거죠. 그다음 주 월요일이 입찰 마감이었는데, 금요일 오후에 잘 못을 인지했죠. 저희 때문에 다른 용역 업체들이 피해를 입을까 봐 주말에 나와서 다시 작업을 했는데, 그때 자괴감과 죄스러움에 연구실을 나갈까 생각도 했었어요.

다행히 그 용역을 저희가 입찰을 받아서 진행을 했는데, 그때 생각하면 아직도 아찔해요. 한동안 우울했는데, 그냥 버티고 버티다 보니 슬럼프가 없어졌어요.

그 해 겨울에 저희 연구실에 가장 큰 사업이 있었어요. 저희 연구실에만 거액이 지급되는 사업이었는데, 제가 서류 정리부터 전 과정을 전담해서 진행했었어요. 결과가 좋아서 그때는 굉장히 뿌듯했죠. 다행히 잘 마무리 짓고 연구실을 나올 수 있었어요.


저도 슬럼프 극복하는 방법을 아직 모르겠어요. 내가 해야 될 일들이 하고, 다음번에 같은 실수를 하지 않는 것이 슬럼프를 극복하는 방법이 아닐까요?

예전엔 나쁠 땐 한없이 나쁠 줄 알았는데, 그런 것도 아닌 거 같아요. 좋은 것도 한없이 좋을 순 없죠. 그냥 오늘은 내 기분이 나쁜가 보다. 내일은 좋아지겠지 생각해 버려요.

슬럼프도 그 과정에서 배우는 게 많아요. 그때 사고 치고 나서 별 생각을 다했는데, 버티다 보니 자연스럽게 극복되었어요. 마지막 용역을 따온 것만으로 제 임무를 마친 거라 생각해요.


‘치유’라는 분야가 본인 만족도 있겠지만, 많은 사람들을 이롭게 하는 일인데, 우진님이 궁극적으로 전달하고 싶은 바가 있나요?

제가 좋았던 것들을 함께 경험하고 감정을 공유하고 싶은 욕구가 있어요. 관광학을 전공한 이유도 그중 하나겠죠. 제가 덕수궁 돌담길에 있는 교회를 다니는데, 교회를 가다 덕수궁에 사람들이 행복해하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문득 저도 행복해져요. 관광학을 전공했을 땐, 사람들을 행복하게 만들어 주고 싶었던 것이 제 목표였어요. 그러다 우연히 보건학을 전공하게 되었고, 건강과 치유를 접목해서 더 많은 이들을 행복하게 해주고 싶어요.

관광학과를 진학했을 땐 호텔에 취직을 하거나 공기업, 관광공사에 취직을 할 거라 생각했어요. 보건학 공부를 하게 되면서 제가 몰랐던 분야를 알게 되고, 여러 사업과 연구를 진행하면서 산림치유나 해양치유도 알게 되었어요. 계속 흘러 흘러 결국 제가 생각하지도 못했던 분야까지 도달하게 되었죠.

그래도, 궁극적으로 추구하는 한 가지가 있다면 누군가를 행복하게 해주고 싶다는 거예요. 앞으로도 어디로 흘러갈지 모르겠지만, 제가 하는 일이 누군가에게 이로울 수 있고 행복하게 할 수 있으면 좋겠어요.





'낮에 만난 사람들' 인터뷰는 2021년도에 진행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