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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YO LA TENGO Jun 03. 2016

15박 16일 엄마와의 유럽여행

3) 런던, 너는 나에게 그런 도시 : Day1

영국, 너는 나에게 그런 도시

영국은 사실 계획에 없던 방문지였다. 

그런데 프랑스까지 간 이상 안 가고 오기에는 뭔가 아쉬운 동네였다. 

프랑스가 주는 느낌과 영국이 주는 느낌은 같은 유럽이지만 분명 다르다. 

엘리자베스 여왕이 사는 도시, 빅벤이 있는 도시 그리고 나에겐 애증의 출장지이자,

나를 도와주는 따뜻한 사람들이 많이 있는 도시- 

그래서 형용할 수 없는 의미가 가득한, 나에겐 특별한 도시.


지금까진 출장, 이번엔 휴가!

운이 좋게도(?) 24시간 넘게 비행해야 하는 중남미, 아프리카 대륙에 있는 나라들보다는 비교적 대도시인 
뉴욕과 런던으로의 출장 기회가 많았다. 하지만 선진 도시이다 보니, 선진 법인의 사람들도 쉽지 않다. 

워낙 높은 손님들이 많이 오는 법인이니, 본사 나부랭이가 시도 때도 없이 드나들면 반가울 리 없다.

또 본사로서 제안하는 내용이 현지 법인이 보는 시각과 부딪힐 때도 많고, 그래서 싸우고 설득해야 할 일도 많다. 그러다 보면 말도 많아지고, 일정도 길어지고, 집에는 못 가고......

아무튼, 동경을 갖는 도시이긴 하지만 늘 쉽지 않은 숙제를 들쳐 메고 와서, 어렵게 시간을 보내는 곳이기도 해서 나에게 그저 좋은 기억만 있진 않았다.

Chertsey에 있는 회사 법인

그래도, 그 와중에 까맣고 마른 본사 어린 여자 과장 (대리 때부터..)을 어여삐 여기시어, 

올 때마다 정말 가족같이, 조카를 챙겨주듯 크고 작은 걸 챙겨주시는 분들도 계신 곳이다.

그러한 인연들이 있어 또 친척집 같은 도시이기도 하다. 나에게 영국은 그렇다. 


입국 심사할 때도, 늘 '너 또 왔구나'라고 묻는다. 하도 도장이 찍혀있으니 그렇겠지...

이번에도 묻는다. 그래서 당당하고 신나게 대답했다.

'지금까진 출장, 이번엔 휴가!'


런던 도착, 

국적기로 오면 대체로 오후 5시 ~ 6시 어스름 저녁에 떨어지긴 하는데, 입국 수속하고 런던 시내까지 들어오면 어느덧 저녁 8시이다. 

참고로 이번에도 런던 시내로 들어갈 때 'Heathrow Express'를 이용했다. 

출장차 Chertsey로 가면 주로 택시를 타서 그 외엔 잘 모르기도 했는데 지난번 런던 출장길에 탔던 'Heathrow Express'가 빠르기도 하고 새거라 쾌적했던 기억이 있었다. (택시보다 저렴하기도 하고.)

인당 22£정도 하고 Paddington역에서 하차한다. 그리고 우리가 있는 호텔 Copthorne Tara London Kensington까지 가려면 조금 더 가야 했는데 그때는 택시를 이용했다. 지하철로도 멀지는 않은데, 에스컬레이터가 좀처럼 설치되지 않은 영국에서는 퇴근 시간 대 쏟아지는 인파에, 짐 들고는 너무 어렵다. 

Heathrow Express (Evening Standard 기사 캡쳐)

그렇게 나와 엄마는 8시 정도 돼서야, 첫 번째 여행지의 호텔에 체크인을 했다. 

3월은 아직 겨울에 가까워, 어둠을 뚫고 맛집을 찾기에는 무척이나 피곤했다. 

우선 첫날 저녁은 가방에 이고 지고 온 컵라면으로 간단히 때우고 내일을 기약하며 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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