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고기 뭇국

엄마의 마지막 부탁

by 모송 정현숙

"숙아, 내가 소고기 맑은 국을 먹으면 힘이 좀 날 것 같아.

소고기뭇국 좀 끓이묵자"


엄마가 우리 집으로 오셨다.

왠지 힘도 없고 자꾸 피곤해 눕고 싶다고 하셨다.


시장으로 가서 뭇국거리를 사 왔다.

초등학생 2명 막내는 3살

장사까지 하니 뭇국 끓일 시간이 나지 않았다.


사실 엄마가 끓인 뭇국을 먹고 싶기도 해서

"엄마, 엄마가 좀 끓여주면 안 돼

엄마가 끓이면 맛있는데.."


엄마가 끓인 소고기뭇국은 정말 맛있다.

엄마가 하신 음식 중에 단연 최고다.


엄마는 딸이 끓인 뭇국대신,

자신이 끓인 뭇국을 드시곤

이제 살만하다 하시며 손자들이 기다리는 집으로 가셨다.


엄마는 돌아가신 큰오빠와 올케언니 대신

손자 둘을 돌보고 계셨다.


키가 커서 시집도 못 갈 뻔했다던 엄마의 키는,

굽은 허리로 인해 너무 작고 왜소해 보인다.

엄마의 뒷모습이 애처롭다.


며칠 뒤 병원 검사에서 췌장암 판단을 받으시고

몇 달 뒤 세상을 떠나셨다.


뭇국을 내 손으로 못 끓여드린 게

한으로 남았다.


딸자식이 엄마 손맛이 그립다 하니, 그 아픈 몸을 이끌고 솥 앞에 서셨을 텐데. 그때의 나는 참으로 어리석고 무심했다.


왜 그렇게 어리석고 못난는지.

엄마가 가신지 40년이 되어도 후회는 더욱 짙어진다.


수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