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미션
밀양으로 체험학습을 갔다.
조금 서늘했지만, 완연한 가을이었다.
‘우리아이마음숲’.
이름처럼 소담한 산과 작은 놀이터가 있는 곳.
아이들은 산책길에서 단풍잎과 열매를 주워
저마다 그림을 만들었다.
나뭇잎과 단풍잎을 섞은 가지,
도토리와 작은 돌멩이까지.
아이들의 눈은 참 신비롭다.
평범한 것들이 그들 손에서는 작품이 된다.
점심시간이 되었다.
나는 선생님들과 김밥을 나누어 준비했다.
내가 돌보는 아이는
엄마가 싸준 김밥 두 통과 간식 한 통을 가져왔다.
다른 아이들보다 체격이 큰 편이라
‘다 먹을 수 있겠지’ 하고 생각했다.
그때,
앞에 앉은 여자아이가 말했다.
“선생님, 김밥 좀 드세요.
달걀 넣은 김밥 싸왔어요.”
그 아이는 달걀 알레르기가 있어 먹지 못한다.
일부러 선생님을 주려고 싸왔다고 했다.
두 알을 받아오는 사이,
내가 돌보는 아이는
얼굴이 눈물로 범벅이 되어 서럽게 울고 있었다.
“왜? 왜 그래?”
아이는 김밥통 하나를
내 쪽으로 밀었다.
“먹어… 먹어…”
그제야 알았다.
엄마가
선생님과 나누어 먹으라고
보내준 것이었다.
“엄마가 이거 선생님 드리라고 했어?”
“응.”
엄마에게 받은 ‘미션’을 못 지킬까 봐,
선생님이 김밥을 안 먹을까 봐
그 아이는 불안하고 겁이 났던 것이다.
그 아이는 편식이 심하다.
자기 입에 맞는 것만 다 먹고도
내가 더 주려고 하면
손을 저으며 말한다.
“선생님 거, 선생님 거.”
절대로 받지 않는다.
특별한 아이지만
옳고 그름은 누구보다 분명하다.
아이를 보며
어머니가 얼마나 애쓰고 있는지
느껴졌다.
이 아이가
이렇게 바르게 크는 데에는
분명 엄마의 시간이 스며 있을 것이다.
그 사랑만큼,
이 아이도 더 단단하게 자라기를.
조용히, 간절히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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