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 뒤집히는 계란프라이

구운 인내

by 모송 정현숙

몸이 몹시 아픈 날이었다.


나는 아파도 잘 들어 눕지 않는다.

할 일 하고 쉬는 스타일이라 남편밥은

아무리 아파도 차려야 직성이 풀린다.


그날은

밥상을 차려줄 힘조차 없어,

남편에게 스스로 밥을 차려 먹으라고 했다.


반찬이 없으니 계란프라이라도 해서 먹으라고 했더니,

곧 가스불 켜는 소리가 들렸다.

“아, 프라이 하나 만들겠구나” 하고 비몽사몽 기다렸다.


잠시 후, 남편이 나를 부르는 소리가 크게 들렸다.

힘든 몸을 이끌고 나가보니,

그의 표정과 말투가 진지했다.


“계란 프라이가… 밑에는 타고 위에는 안 익었어요."

프라이를 뒤집개로 뒤집으면서

"이렇게 뒤집어서 한번 구워야지요"

했더니

"다 익었으면 스스로 뒤집어져야지.”


약간 부끄러운 듯,

하지만 진지하게 한 말이었다.

그날의 계란 프라이는 실패했다.

그리고 난

이런 남편 어디다 쓰면 좋을까?

하고 고민에 잠기게 한 하루었다.

오늘 그이가 구운건 프라이가 아닌 나의 인내였다.



#남편명언 #육아휴직 아닌 육아일기 #유머에세이 #웃픈 이야기

수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