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워서 배운 것
학교의 봄은 소란스럽다.
아이들의 재잘거림이 있기 때문이다.
내 아이들이 다녔던 학교라서 인지
복도를 걷다 보면 오래된 기억이
불쑥불쑥 떠오른다.
그해, 내가 돌보게 된 1학년 여자아이는
다문화 가정 아이였다.
말이 먼저 낯설었고, 아이는 그다음이었다
하기 싫은 공부 시간이 되면
아이는 책상 밑으로 들어가 숨거나
스마트 칠판 앞에 드러누웠다.
그 바닥은
공부도, 시선도 닿지 않는 자리였다.
세상과 거리를 두는 방법이었다
연필 잡는 법,
바른 자세
집중하는 법
수없이 반복했지만
아이는 여전히 눕곤 했다.
나는 기다렸다.
조용히
그리고 어느 날,
아이 옆에 조용히 같이 누웠다.
“자, 우리 여기서도 해보자.
여기서도 할수 있어”
누운 채로 문제를 풀었다.
오래도록 그렇게 반복했다.
아이는 알게 되었다.
눕는다고 해서
해야 할 일이 사라지지 않는다는 것을.
그 후로
아이는 더 이상 눕지 않았다.
연필을 바르게 쥐고
수업 시간에 손을 들었다.
그리고 올해,
그 아이가
이제는 돌봄 매니저 없이
혼자 수업을 따라가고 있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그때
나는 알았다.
아이 옆에 함께 누워 있던
그날의 바닥이
아이를 일으켜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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