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누구도 가르쳐주지 않았던 귀신의 정체
귀신은 수행생활에 입문하기 이전부터 매우 궁금했던 주제였다. 많은 사람들이 은연중에 귀신의 존재를 믿는다. 그래서 여전히 제사와 굿을 지내고, 아직도 수많은 영화나 이야기에서 귀신과 도깨비가 등장한다. 하지만 정작 귀신에 대해 자세하게 설명하는 이론이나 책은 찾기 힘들다.
이전 글에서 얘기했듯이 우리의 진정한 자아는 영혼이다. 어떤 사람은 귀신과 영혼의 개념에 대해 혼동하기도 하는데, 이 둘은 분명히 다르다. 우리의 자아는 여러 겹으로 이루어져 있다. 가장 거시적으로 드러나는 자아는 흙·물·불·공기·공으로 이루어진 육체이고, 이 안에 보이지 않는 미세한 자아인 정신체가 있다. 정신체는 마음, 지성, 거짓 자아로 이루어져 있다. ‘거짓’ 자아라 부르는 이유는 참 자아인 영혼과 구분하기 위해서이다. 거짓 자아는 정신체와 육체를 자신이라고 생각하는 자아이다.
인간은 살면서 다양한 욕망을 소망하고 충족하고 정화한다. 그러다 죽음을 맞이하여 육체가 끝나면 전생에 축적된 욕망이 이를 실현시켜 주기 위한 알맞은 몸으로 정신체를 실어 나른다.
귀신은 자살, 갑작스러운 사고 등으로 수명보다 일찍 육체를 떠났거나 원한, 미련, 집착 등으로 인해 다음 육체로 나아가지 못하고 정신체로만 남아 떠도는 존재이다. 어떤 의미에서는 육체가 겪어야 하는 여러 가지 제약이 없기에 더 자유롭다고 느껴질 수도 있다. 하지만 귀신은 이전 생애에서 욕망을 실현하지 못했으면서 그 욕망을 충족할 수 있는 육체가 없기에 매우 고통스러운 상태이다. 그래서 종종 기운이 약한 생명체의 몸을 점령하기도 한다. 이게 흔히 우리가 말하는 ‘귀신 들렸다’는 상태이다. 먹귀가 들린 사람은 식탐이 심해지고, 색귀가 들린 사람은 성욕을 주체하지 못하게 된다.
극심한 신체적, 정신적인 고통을 겪는 사람들 중 상당수가 이를 멈추기 위해 극단적인 선택을 한다. 하지만 자살이 과연 고통에서 벗어나게 해 줄까? 우리에게 정해진 수명은 정해져 있기에 정신체는 몸을 떠나고 나서도 제 수명을 다하기까지 여전히 같은 고통을 안고 살아가야 한다. 그러므로 자살은 절대 최선의 선택지가 아니다. 고통을 겪을 때 지성이 있는 인간이 할 수 있는 최선은 내가 왜 이런 고통을 겪고 있는지 질문을 하고 해결책을 찾는 것이다. 베다경전은 이러한 지성인들을 위해 내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