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직을 했고, 봄이 왔다.
코로나19 때문에 다들 문을 걸어잠그고 공포아닌 공포에 떠는 와중에도, 봄은 왔다. 따뜻한 날씨와 팝콘처럼 터지는 꽃들과 함께.
취직을 했다. 아직은 대표님과 나 단 둘이 일하는 작은 스튜디오 급의 브랜딩 에이전시이다. 처음엔 이런데 다녀도 괜찮은 걸까, 불안하지 않을까하고 고민을 많이 했지만. 사실 그 시기 쯤 해서 나는 좀 지쳐있었다. 원하던 곳들 또는 이정도면 면접은 볼 수 있지 않을까 했던 곳들에게서 줄줄이 탈락메일을 받았고, 이쯤되면 타협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던 참이었다. 그러던 중 함께하게된 이 회사는 단점보다 장점이 많다고 판단되어 일단은 기쁜마음으로 다니는 중이다.
장점 중에 가장 큰 한가지는 원하던 직무의 일을 할 수 있게 되었다는 것. 브랜딩을 하는 회사의 브랜드 디자이너로 다시 입사하게 되었다. 이전의 1년반정도의 컨텐츠 디자이너로서의 경력은 이번 회사에 입사하는데 큰 도움은 되지 않았고, 연봉에서의 영향도 미미할 것으로 예상되는 참이다. 브랜드 디자이너... 학생 시절부터 얼마나 그리던 이름이었는지. 전부터 바래왔던 독립된 그래픽 디자이너로서의 꿈도 있었지만, 큰 프로젝트를 도맡아 진행하는 브랜드 디자이너의 삶도 동경하고 있었다. 조금 돌아온 듯 하지만, 그 바라던 자리에 앉게되어 무척 기쁘다.
사실 아직 다닌지 2주정도 밖에 되지않아, 정확히 어떻다 이야기하기 힘든게 사실이다. 분명 장단점이 있고, 거기에 나를 적응시켜나가는 과정 중이다. 잘 해보고 싶다. 잘 할 수 있을 것이다. 내가 머무는 곳이 넓은 곳으로, 많은 경험을 할 수 있도록 뻗어나갈 수 있는 자리가 될 수 있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