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편. 호도엽(虎跳峡) 트래킹.
리장에서 내려 도착한 호도엽. 자신만만한 기세로 몇 시간만에 중턱에 오른다. 그리고선 저 멀리 가볍게 구름 걸친 옥룡설산을 가까이 바라본다. 리장 흑룡담공원에서 본 옥룡설산과는 또 다른 느낌이다. 실제로 앞,뒷면이라 진짜 다르기도 하지. 4키로 남짓한 가방을 깔고 주저앉는다. 말꾼이 타고있는 말 엉덩이가 섹시해보여 엉덩이에 초점놓고 사진 한장 박는다.
호도엽 트래킹은 일반적으로 왼쪽부터 시작 오른쪽으로 산행을한다. 하루 정도의 코스이며 보통은 중턱의 객잔에서 하루를 머무르고 다음날 하산한다. 정확히 객잔에 도달할 자신과 계획이 있다면 미리 취날(去哪儿) 이라는 중국 어플로 목적지 객잔을 예약하고 가도 좋다. 또한, 호도엽에서 가장 힘든 구간으로 말하자면 '28번길'이다. 최고봉을 찍는 바로 직전 구간. 높이는 짧지만 무시무시한 경사때문에 말을 타고 가지 않으면 여성이나 아이들은 왠만해선 올라가지 못하는 구간이다.
하지만, 전날 이별의 상처 때문인지 무거운 가방을 그대로 들쳐메고 아침도 거른채로 묵묵히 올라갔다. 숨이 끝까지 차올랐지만. 중간에 몇번을 쉬다가다 반복했지만. 그때 그 순간 만큼은 관광객이 아닌 진짜 여행객이된 기분이 좋아 묵묵히 걸음을 내딛기로한다. 그렇게 산행한지 5시간만에 정상을 밟아냈다.
음...찍을 당시는 몰랐는데 지금보니 특히나 마르게 나온듯 하다. 하긴 그 전달 동남아 여행 다니며 개고생해서 5kg 정도 빠지긴했다.
아쉽게도 첫날 머무른 객잔 사진이 날라가 버렸다. 정말 시원한 산바람과 가까이 보이는 설산 경치는 죽여줬는데 말야. 밤에도 쏟아지는 별들이 이렇게 고생해서 오른 산행길을 위로해주는듯 했고. 그렇게 하루를 객잔에서 보냈고 아침일찍 일어나 곧 바로 씻고 빨래를 거두며 채비를 갖춰 떠났다. 하산하는 길도 오르는 길만큼 꽤나 만만치 않았지만 산행중에 보이는 생긴건 사납지만 겁 많은 양떼들과 야생에서 풀어 키우는 듯한 닭들, 다큐멘터리에나 나올법한 나무를 지게 지고가는 주민들 그리고 산과 산사이에 콸콸 쏟아지는 하천을 바라보며 마지막 힘을 낸다.
샹거리라로 향하는 버스는 오후 3시반이 유일했다. 어떻게든 가야했기에 급하게 하행하다 발목이 조금 삐끗했지만 그래도 무사히 도착했다. 그리고선 주위를 둘러보니 하산 객잔에는 유럽,미국에서 온 듯한 외국인들이 한가득이다. 아마 호도엽은 한국보다 외국에서 유명세를 더 타고있는 듯하다. 여하튼 1시간 가량 남는 시간에 밥도 먹고 딴생각도 한다. 그리고 객잔 주변에 앉아 내려온 산을 다시 바라보며 생각에 잠긴다.
정말로 산을 올랐을까
이상 운남 여행기를 마치겠습니다.
호도엽 입장료 학생증 할인시 33위안(한화 6,600원)
객잔 1일 숙박 50~100원(한화 1~2만원)
객잔 식사 한끼 20원(한화 4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