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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피아비키 Jul 09. 2017

중국 시장의 변화와 MCN 업계의 과제

[IT뉴스 칼럼] 2016.8.2

본 글은 2016년 8월 2일에 썼던 글이라, 본문에는 당시의 시대적 상황이 일부 담겨있습니다.



중국 시장의 변화와 MCN 업계의 과제


국내 화장품 핵심인력들이 중국으로 대거 진출하고 있다는 소식이 들린다. 이미 예견됐던 일이지만, 막상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니 씁쓸한 마음을 감출 수 없다. 일각에서는 사드배치에 따른 보복성이라고 말하는 모양이지만, 굳이 정치나 외교논리를 적용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일명 ‘K-뷰티’라고 불리는 국내 화장품에 대한 중국인들의 높은 선호현상은 국내 화장품의 기술 수용으로 이어질 것이 분명했기 때문이다. 


현재 중국의 소비를 주도하는 계층은 80~90년대에 태어난 ‘바링허우’와 ‘주링허우’로 불리는 세대다. '소황제'의 1세대이기도 한 이들은 경제적 풍요로움과 집안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으며 자라서, 자기 표현의 욕구가 강하고 저축보다 소비가 익숙하다. 또한 중국은 여성들의 지위가 세계 최고수준을 자랑하는 나라다.


이러한 사회문화적 배경이 맞물리며 현재 중국은 20~30대 여성들이 소비의 주체로 급부상했다. 뷰티⋅패션의 수요가 높아진 것은 중국 젊은 여성들이 경제력을 갖게 되면서 나타난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그 중에서도 국내 화장품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는데, 이는 지리적 이점과, 한류콘텐츠를 통해 생성된 세련된 국가 이미지, 유럽제품에 비해 피부표현이나 화장법(메이크업), 체형(패션) 등에서 동양인에게 더 적합하다는 인식 등이 맞아떨어진 덕분이다. 


인정하기는 싫지만, 이미 한국시장은 경제적으로 중국시장에 종속되어 버렸다. 모든 것이 경제논리로 귀결되는 ‘경제우선주의’ 시대에서, 경제적인 종속은 정치적 속국이 되는 것만큼이나 슬픈 일이지만, 현실적으로는 내수 규모에서 비교가 안 되니 뾰족한 수를 찾기가 어렵다. 

 

▲ K-BEAUTY EXPO


중국의 K-뷰티 수요 흐름에 국내 뷰티 브랜드들이 움직이는 것은 필연적인 결과다. 마케팅 측면에서도 국내 브랜드들은 중국의 모바일 환경과 ‘왕홍’(인터넷 스타)이 급부상하고 있는 분위기를 고려하여, 크리에이터를 활용한 MCN(Multi Channel Network) 콘텐츠로 발 빠르게 대처하고 있다. 현재 국내 MCN 콘텐츠 중 뷰티 장르가 급성장하고, 뷰티 장르의 수익모델이 PPL, 브랜디드 콘텐츠(광고+콘텐츠) 또는 비디오 커머스로 발전해가고 있는 것은, 결국 국내 수요가 아닌, 중국의 수요를 고려한 때문이다.


우리가 중국시장에서 K-뷰티 수요가 높아진다는 것에 기뻐하고 있을 동안, 중국은 K-뷰티 산업을 C-뷰티 산업으로 흡수하는 작업을 해왔다. 지금까지는 MCN을 활용한 마케팅⋅홍보 전략을 벤치마킹하거나, 은퇴한 국내 뷰티⋅패션 임원진들을 데려가 자문으로 초빙하는 단계였다. 그러나 이제는 실무인력들을 싹쓸이하다시피 스카우트하는 움직임이 곳곳에서 보인다. 자본력으로 밀고 들어오는 중국기업에 우리 기업들은 속수무책이다. 하지만 시장경제체제에서 중국으로 나가는 인력들을 비난하기는 어렵다. 그렇다고 자본을 늘릴 여력은 더더욱 없다. 


이런 상황에서 리테일 업계는 일단 인력유출을 막는데 주력한다면, MCN을 비롯한 콘텐츠 업계는 다음 장르를 고민하는 숙제를 안게 되었다. 어려운 과제임에 분명하지만, 앞서 언급한 바링허우⋅주링허우의 라이프스타일에서 힌트를 얻을 수 있을 수 있다. 한국과 마찬가지로 중국도 이들 세대는 결혼적령기에 들어섰다. 따라서 앞으로 이들의 관심은 웨딩/리빙(신혼집꾸미기)/인테리어/가구 및 소품/푸드/육아/교육 등으로 확장될 가능성이 높다. 이 중 MCN 동영상을 활용한 마케팅을 얼마나 잘 하느냐에 따라 2~4개 장르가 뷰티 장르처럼 대세로 떠오를 것이다. 결국은 아이디어와 전략의 싸움이다. 


따라서 중국진출을 희망하는 MCN 업계 종사자, 그 중에서도 유통과 연계하는 수익모델을 지향하고 있는 이들이라면, 바링허우⋅주링허우의 필요를 충족시키는데 집중해야 한다. 가령 웨딩이나 커플이벤트, 데이트 여행코스, 리빙이나 인테리어 같은 것을 집중 소개하는 크리에이터들을 육성하고, 브랜드와의 협업을 통해 다양한 프로모션과 O2O 비즈니스를 위한 오프라인 매장을 확보하는 등 뷰티군에 못지않는 붐업을 조성하는 것이 필요하다. 어차피 중국진출은 이제 필수인데다가, 중국에서는 당분간 콘텐츠와 커머스의 융합모델이 지속될 것이다. 그렇다면 중국의 환경을 적극 활용하여, 국내 MCN 콘텐츠의 장르를 확장하고 제조업계도 재도약을 위한 터닝포인트를 만드는 계기로 삼는 것이 낫지 않을까. 


한동안 잘나가던 뷰티 업계의 고민이 시작되었다. K-뷰티가 당장 무너지진 않겠지만, 중국의 자본력은 언제나 우리의 예상을 뛰어넘곤 했다. 뷰티업계가 경쟁력 유지와 생존을 위한 고민을 열심히 할 동안, 한 쪽에서는 다음 단계를 위한 대비책을 준비해야 한다. 모바일 콘텐츠 소비가 일상화된 지금의 시점에서는 MCN업계가 이 역할을 담당해야 할 것이다. 우리나라는 개개인이 일당백을 감당할 수 있는 인재들이 모인 나라다. 모두가 함께 고민하면 오히려 새로운 기회를 발견할 수 있다. 



2016.8.2

IT뉴스 칼럼  http://www.itnews.or.kr/?p=19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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