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칠산바다에 떠 있는 그 이름도 예쁜 송이도
칠산바다로 둘러싸인 전남 영광군에는 10개의 유인도와 54개의 무인도가 있다. 이 중에서 대표적인 유인도는 낙월도와 송이도, 안마도 3곳이다. 영광에서는 이들 섬을 삼형제 섬이라 부른다.
낙월도는 낙월면 소재지로 새우와 묵석(墨石)이 유명하다. 안마도는 기암괴석들이 절경을 이루며 듬직하게 서해의 영해를 지키고 있다. 송이도는 약 1km에 이르는 흰 몽돌해변과 하루 물때에 따라 두 번 열리는 드넓은 풀등이 신비롭다.
송이도(松耳島)는 소나무가 많으면서, 섬의 모양이 사람의 귀를 닮았다 하여 이름 붙여졌다. 일제 강점기에 송이도에서 소나무 1천 그루를 베어갔다는 얘기가 마을 어르신들 사이에서 전해온다. 면적은 4.44㎢, 해안선 길이는 15㎞로 영광에서는 안마도 다음으로 큰 섬이다.
송이도 주변으로는 대노인도, 소노인도, 대각이도, 소각이도 등 크고 작은 섬들이 감싸고 있어 풍광도 매력적이다. 이런 이유로 2003년에는 해양수산부 아름다운 섬 100선에, 2016년에는 행정안전부 휴가철 가고 싶은 섬에 선정되기도 했다.
# 하루 여객선 2회 왕복..여유롭게 당일치기도 가능한 섬
송이도는 칠산대교 입구인 영광군 염산면 향화도항에서 출발한다. 향화도항에서 해상으로 약 22km 떨어져 있어, 여객선으로 1시간 30분이 소요된다. 예전에는 계마항에서 1일 1회 출항했으나 2018년 3월 말부터 향화도항으로 선착장을 옮기면서 1일 2회 운항하고 있다. 그러면서 당일치기 섬 여행이 가능해 계절에 상관 없이 관광객들이 꾸준히 찾고 있다.
송이도는 멀리서도 그 특징을 알아볼 수 있다. 바다 위에 떠 있는 초록빛 섬의 앞자락에 흰 띠를 두른 듯한 풍경이 시야에 들어온다. 선착장 우측으로 길게 이어지는 흰 몽돌해변의 모습이다.
칠산어장의 중심에 위치해 1960년대에는 조기잡이 배들로 불야성을 이루던 시절도 있었지만, 지금은 한 폭의 수채화처럼 때 묻지 않은 한적한 어촌으로 남아 있다. 1970년대 초반 107가구에 500여명이 거주했으나 이제는 50가구에 60여명이 살고 있다.
마을 앞에는 팽나무들이 방풍림을 이루고, 시원한 칠산바다가 펼쳐져 있어 물놀이와 더불어 캠핑하기에도 좋다.
# 백령도 콩돌해변을 연상케 하는 송이도 몽돌해변
송이도 선착장에 내리면 하얗게 펼쳐진 몽돌들이 관광객을 맞이한다. 몽돌들은 오랜 시간 조류에 둥글둥글 다듬어져 앙증맞다. 그 크기로 보자면 콩알만 한 조약돌로 이루어진 백령도 콩돌해변과 흡사하다.
맨발로 걸으면 피로가 풀린다고 해서 걸어보니 정말 발바닥이 후끈거리면서 피돌기가 온몸으로 퍼져나가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옆에서는 차르르~, 차르르~ 조약돌을 쓸고 가는 바닷물의 소리가 감미롭다. 조약돌에는 도자기를 만드는 규석 성분이 많이 함유되어 한때는 목포의 도자기 만드는 회사로 팔려나갔다고 한다.
# 큰냇기, 작은냇기, 풀등으로 이어지는 송이도 트레킹
트레킹은 선착장에서 몽돌해변의 끝(느티나무숲 쉼터) 지점을 지나 검은바위 낚시터까지 우측 해안 시멘트 도로로 이어진다. 트레일의 총길이는 12km 남짓으로, 4~5시간이 소요되는데 당일치기더라도 섬에 머무는 시간이 6시간 40분가량 되므로 서두를 필요는 없다. 다만, 트레일의 80% 이상이 숲이 없는 구간이어서 햇빛 가리개 등이 필요하다. 걷는 게 힘든 분들은 승용차를 가지고 가서 섬을 둘아보기도 한다.
검은바위 낚시터까지 가는 해안도로 우측으로는 대노인도와 소노인도가 보인다. 옆으로 테트라포드(TTP) 방파제가 자주 눈에 띄는데 거센 파도로 인한 해안의 침식을 막기 위함이라고 한다.
검은바위 낚시터에서 헬기장을 지나 쭉 직진하면 섬 북쪽에 큰 몽돌들로 형성된 큰냇기해변에 도착한다. 정면으로는 멀리 안마도가 보이고, 우측에는 해식동굴이 있는데 사진 찍기 명소다. 이곳 해변은 낙조가 아름답다고 소문나 있다.
이곳에서 되돌아 나오면 우측으로 큰냇기전망대가 있다. 전망대에서 능선을 따라 무장봉에 올랐다가 반대로 내려서면 작은냇기로 이어지는 임도삼거리가 나오는데 지금은 등산로에 잡풀이 너무 우거져 이용할 수 없다.
# 하루 두 번 열리는 풀등, 맛조개와 백합의 서식지..관광객 생태체험도 가능
송이도는 무장등(147m), 왕산봉(161m), 내막봉(110m) 등 비교적 기복이 큰 산지들로 이루어져 있다. 덕분에 섬에서 귀하다는 물이 여기저기에서 넘쳐흐른다. 작은냇기로 가는 임도 주변에도 예전 논밭 터였을 곳으로 짐작되는 잡초지대가 눈에 들어온다.
작은냇기해변에 도착하니 계곡에서 흘러내리는 물소리가 육지의 웬만한 큰 산 계곡 못지않다. 이곳 해변도 큰냇기처럼 아기자기한데 습곡구조의 독특한 바위 지형들이 눈에 띈다.
작은냇기에서 다시 무장등으로 올라와 정수장 입구에 도착한다. 이곳에서 임도를 따라 내려서면 섬에서 제일 높은 왕산봉과 내막봉 사이에 하루 두 번 바닷길이 열리는 풀등이 나온다. 송이도 사람들은 맛조개를 ‘맛’이라 부르는데, 풀등에서 맛이 많이 난다고 해서 ‘맛등’이라 부른다.
맛등은 폭은 250m, 길이는 약 5km로 걸어서 왕복 약 1시간 30여 분이 소요된다. 그러나 실제 맛등을 걸어보니, 모래에 갯벌이 많이 섞여 있어 움푹 들어가는 공간이 많다. 장화를 신거나 경운기를 타야 장거리 이동이 가능할 것 같다. 송이도 맛등을 체험하려면 ‘물때표’(바다타임)를 확인해, 물이 많이 빠지는 기간에 방문해야 한다.
송이도 주민들은 이곳에서 10~4월까지는 맛조개를 잡고, 4~8월에는 백합이나 동죽을 채취한다고 한다. 이 시기에 송이도에서 숙식을 하는 여행자들은 맛조개나 백합 등을 캐는 어촌체험이 가능하다.
# 산림청, 산림유전자원 보호림으로 지정된 '왕소사나무 군락지'
맛등을 들렀다가 정수장 입구에서 우측 비포장 임도를 따라 1.5km 정도 오르면 왕소사나무 군락지가 나온다. 송이도 왕소사나무 군락지는 해안가가 아닌 산 정상부에 높은 밀도로 생장하고 있다. 50~200년 수령의 왕소사나무 100여 그루 주위로는 느티나무, 팽나무, 예덕나무, 해송 등의 수림이 외부를 둘러싸고 있다.
산림청에서는 1991년 6월 27일 이곳 왕소사나무 군락지를 산림유전자원 보호림으로 지정하여 보호하고 있다. 왕소사나무들 한가운데에는 마을에서 당제를 지낸 흔적이 남아 있다.
송이마을 김월산 이장님에 의하면 이곳은 송이도에서 가장 신성시되던 곳으로, 예전에는 정월 초하루에 마을 주민들이 모여 안녕과 풍어를 비는 당제를 지냈다고 한다. 그러다 보니 이곳 소사나무들은 마을주민들로부터 보호를 받았으며, 오늘날 왕소사나무 군락지로 자연스레 남게 된 것이다.
1. 주 소
o 전남 영광군 낙월면 송이리
2. 가는 방법
o 향화도항(영광군 염산면) : 소요시간 1시간 30분
- 향화도→송이도 : 08:00, 14:30 2회 운항(하절기 4월 1일~10월 31일)
08:00, 14:00 (동절기 11월 1일~3월 31일)
- 송이도→향화도 : 09:50, 16:10 2회 운항(하절기)
09:00, 15:50 (동절기)
☎문의 : 신진해운 061-244-0522, 향화도항 매표소 061-353-4277
* 물때에 따라 여객선 출항 시간이 바뀔 수 있음.
하루 전 영광군청 여객선 운항시간표 확인 또는 신진해운으로 전화 요망.
3. 섬에서 즐기기 : 트레킹, 캠핑, 어촌체험
o 트레킹(등산) 코스(12km 4~5시간, 난이도-중급)
송이도 선착장→몽돌해변길→검은바위 낚시터→헬기장→큰냇끼해변→전망대
→작은냇끼해변→정수장 입구→맛등→왕소사나무군락지→송이도 선착장
o 캠핑장 : 선착장에서 약 500m 떨어진 곳에 캠핑사이트가 있음.
4. 음식/ 민박
o 송이어촌민박(010-9116-8500)
o 송이섬펜션식당(010-8756-9114)
o 고향민박식당(010-6220-6298)
o 송이도친환경가족펜션(010-4620-0086)
o 흰몽돌비치하우스펜션(010-2804-1914)
o 송이도몽돌식당민박(061-362-3338), 6시 내고향 7110(회)
* 송이도 출발 전 식사 여부 확인 요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