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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삶의 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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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섬트레커 Dec 30. 2020

시간의 행렬

양진형의 시 ⑥


산 정상 바위에

새겨진 이름 석 자

자신의 흔적 오래 기억되길 바라며

누군가 새겨놓았다     


바위에 이름을 새긴 뒤로 

유성이 얼마나 많이 떨어졌을까

비바람에 마모되어 가는 흔적

기억할 이 누구일까

한 자락 바람이 무심히 지나간다     


바위와 

바위에 새겨진 이름과

바위틈에 뿌리내린 소나무 

누가 가장 오래 버틸까     


소나무도 글자도 바위도

언젠가는 흔적 없이 사라지리라

그 시간의 행렬 속      


나는 어디쯤에 서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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