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삶의 노래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섬트레커 Jan 01. 2021

신축년 일출

양진형의 시 ⑦

여수 돌산 

길 다란 산줄기 너머로

구름산이 진을 치고 있다     


아직 어둠의 자락 묻은 잔잔한 바다엔

듬성듬성 등대 불빛 점멸 거리고

여기저기 청둥오리 

부산하게 날아오른다     


산성처럼 저항하는 구름산에 막혀

단박에 그 뜨거운 뿔 

드러내지 못하고 한동안 머뭇거리던

하얀 소의 해는      

그러나 끝내

마른 낙엽 태우듯 가장자리부터

지그시 서서히 불사르고

뾰족한 돌산의 산봉우리 위로 힘차게 솟는다     


오! 저 붉은 기운 

가슴 뜨거워라     


때마침 스피커에서 흘러나오는 노래

‘모두 다 잘 될 거야, 아마도’

매거진의 이전글 시간의 행렬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