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진형의 시 ⑦
여수 돌산
길 다란 산줄기 너머로
구름산이 진을 치고 있다
아직 어둠의 자락 묻은 잔잔한 바다엔
듬성듬성 등대 불빛 점멸 거리고
여기저기 청둥오리
부산하게 날아오른다
산성처럼 저항하는 구름산에 막혀
단박에 그 뜨거운 뿔
드러내지 못하고 한동안 머뭇거리던
하얀 소의 해는
그러나 끝내
마른 낙엽 태우듯 가장자리부터
지그시 서서히 불사르고
뾰족한 돌산의 산봉우리 위로 힘차게 솟는다
오! 저 붉은 기운
가슴 뜨거워라
때마침 스피커에서 흘러나오는 노래
‘모두 다 잘 될 거야, 아마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