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삶의 노래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섬트레커 Jan 14. 2021

역고드름

양진형의 시⑨


아침 베란다에 나가 보니

웬 수도승 참선하고 계신다

곧추세운 허리

천장을 뚫을 듯     


밖은 겨울 최저 기온

문이란 문은

칭칭 잠겨있는데

어느 틈으로 들어와

세탁기 옆에 좌정한 것일까     


생각의 끝을

저리

뾰족하게 벼려야

우주로 통(通)하는 것일까     


다음 날 아침

마음속으로 합장하며

베란다로 나가 보니

승천하셨다, 그분!     

매거진의 이전글 길 상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