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양진형의 시 (16)
친구여
오늘같이 비 내리고 끄무레할 때는
암모니아 냄새 코를 찌르는
허름한 홍탁 집
삼합에 막걸리 한 잔 어떠한가
시큼한 묵은지에
기름기 쫘~악 뺀 수육
혀에 착착 감기는 선홍빛 홍어 한 점
맛깔나게 얹어
꺾지 말고 단번에 들이켜세나
우리 둘 사이
누가 홍어 좆이 된들 또 어떠랴
오늘같이 비 내리고 끄무레할 때는
출근길 되돌아가
홍탁집 늙수그레한 주인장 깨워
삼합에 찌그러진 막걸리잔
연거푸 부딪치며
도회살이에 쩍쩍 갈라진 메마른 가슴
흠뻑 적셔보세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