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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정현 작가 Jul 31. 2017

브람스와 모리스 드 블라맹크

여름엔 겨울 생각하기

발걸음을 옮길 때마다,

브람스의 선명한 색채가 그림에 드리워진다.

서늘한 가을 끝 겨울을

맞이하는 시선으로 그림 앞에 다가선다.





'냉철한 이성은 한줌 감성의 끄나풀을

결코 놓지 않는다.'


브람스의 센티멘탈과 블라맹크의 감각적 지성이

만난 날이라고 불러야 하는걸까?


겨울 마을의 거리'

'눈길'

'눈덮인 마을'


<겨울 마을의 거리>



<눈길>



<눈덮인 마을>



<눈덮인 마을>



음악이 흐른 공간 위에 펼쳐진 그림은 하얗다.

앙상한 가지는

생명의 호흡이 깃들여지지 않은

절망같은 외침으로

눈덮인 마을에 홀로 서 있다.


'모리스 드 블라맹크' 전시회장 안의 음악이야기는

'브람스 교향곡 3번 3악장' 이 전부다.


'그림에서 브람스를 만나고, 음악에서 블라맹크를만나시게~'  라고 관람자에게 주문하듯...


전시회장 안 입구에서부터 출구까지

음악은 오로지 브람스의 그것 하나 만이

흐르고 있다.


한시간 관람하는 동안 같은 음악으로

세뇌되고 있는 중이다.


https://youtu.be/HgR7-KZWlMg

이스라엘 필 하모닉 오케스트라, 지휘 : 레너드 번스타인


금방이라도 뚝뚝 떨어질 것 같은 캔버스 위

생생한 하얀색 유화 빛깔 속 블라맹크 인생 위

날 것의 창창한 고독과

애수에 찬 그윽한 눈빛으로

사랑과 인생을 수채화처럼 자연스럽게 그려내는

낭만 가득 한 브람스의 회색빛 고독이 맞닿아

이어진다.


분명 전시회 기획자의 기획력으로 이루어졌을

블라맹크와 브람스의 만남은

강렬한 색과 무채색이 넘나드는 캔버스 위에

블라맹크의 체취가 풍기며

함부르크 출신 브람스의 고독을 다시

소환하는 듯 하다. 


사무치게 자신의 삶을 사랑하기에,

한 사람은 그림으로 인생을 그렸고,

또 한사람은 음악으로 자신의 삶을 바쳤으니,

삶이 모질게 아름답다.


두 삶의 경이로운 만남의 조화가

어색하지 않은 것은

그들의 삶을 대하는 태도의 정직성과 순수성

때문이 아닐까?


그것이 바탕이 된 예술작품은

작가의 진솔함과 진실됨이 드러나고,

작품이라는 허구 속에서도
그들을 구제해주는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또한, 그것을 통해 우리는  그들의 고뇌와

갈등, 사랑, 번뇌 등을 잠깐이나마

느낄 수 있는 것이겠지?


<사일로>

"나는 하늘, 나무, 구름과 동화된다. 삶과 함께"



"화가, 시인 혹은 음악가에게 가장 어려운 것은 ㅡ만약 그것이 그리 단순할지라도 ㅡ
갈증나는 이가 물을 마시듯,
혹은 허기를 느끼는 이가 빵을 필요로 하듯 예술가의 사상과 감정을 표현하고 발현하는
욕구가 일어나는 근원을 스스로 찾아야 하는 것이다."    < 모리스 드 블라맹크>




"직관이 예술의 기본을 이룬다."

블라맹크에게 창작은 본능에 가까운 욕구였으리라.

털끝 만큼이라도 닮고 싶다.

2017. 7. 31. 월, 가원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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