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하르트 슈트라우스 알프스 교향곡 속으로~
한해가 시작되면,
으례 누구라도 근처의 앞산이나 뒷산이라도 올라가
시원한 산기운을 받고 싶은 마음이 드는 시기이다.
멋진 새해의 시작을 스스로에게 다부지게
알리는 신호처럼,
풍선처럼 부푼 희망과 열망, 꿈들을 이루기 위한 시작점을 산에 오르는 것에서부터
두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리하여, 한해가 시작되면 사람들은 바쁜 일정을 모두 뒤로 하고서라도,
꾸역꾸역 산으로 제일 먼저 향하는지도 모른다.
어느 시절부터 시작된 것인지 알 수 없으나,
머나 먼 옛날 우리 조상들의 걸음 걸음이 모아져,
산길이 만들어지고 턱이 낮아졌던 것 처럼
누구나 할 것 없이 새해가 되면,
늘 동경했던 바다도 한 번 더 가보는 것이고,
오르지 못했던 산도 감히 용기를 내어 올라가 보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올 것이 오고 마는 일처럼,
어김없이 세월이 흘러가고,
2015년 을미년 음력 설도 맞이하였고,
우리는 또 한살을 그렇게 먹는거 아니겠는가?
이맘 때 쯤 듣기에, 귀에 쏙 들어오는 클래식 명곡 중 한 곡이 있다.
독일 뮌헨 출신의 작곡가 리하르트 슈트라우스(Richard Strauss, 1864~1949)의
알프스 교향곡(Eine Alpensinfonie) Op.64으로, 총 21개의 장면들이 단일 악장 안에서 파노라마처럼 펼쳐지는 데....
전체 테마는 주인공이 알프스 산을 오르기전 해돋이 전 새벽부터 시작하여
어둑어둑 해진 산을 내려온 후의 에필로그까지의 여정을 음악으로 이야기 하고 있다.
해돋이 전의 어둑한 산의 모습에서
시작된 알프스 등반은
찬란한 폭포와 아름다운 목장의 종소리에서의
알프스 초원을 노닐기도 하고,
위험한 순간의 빙하를 만나기도 하면서,
마침내 산 정상을 오른다.
내려오는 길의 예고된 '폭풍우'는
기필코 불어닥치고,
다시 태양은 솟아 오른다.
하산하는 길에서 조용히 돌아 보는 희열은 산을 오른자 만이 아는 기쁨일 수 있을 것이다.
산을 올라갔다 내려온 그에게
'다시 내려 올 산을 당신은 왜 오르는 것이오?'라는 질문은
이제 어리석은 질문이 되어버렸다.
산을 오른자 만이 그 기쁨을 알기에,
스스로에게 삶의 희망과 꿈을 부어주기 위해 열심히 또 오르고, 오르는 것 일게다.
오르면,
보이지 않았던 세계가 눈에 보이고,
내려오면,
그간 스쳤던 과거가 된 풍경이
다시 눈에 들어 오니,
이 얼마나 감격할만한 자연이 주는 기쁨이 아니겠는가?
한 시간 가량 산을 오르고 내려온 풍경 속 음악을 듣고 있으니,
알프스 산 속을 13시간 가량 헤맸던 기억을 되살리어
교향시를 만들어낸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의 음악적 감성과
그 기억의 산물로 만들어진 오늘 이 음악이 내 귀에 인생이라는 단어로 차오르고, 바람처럼 스치운다.
한때는 브람스를, 후로는 줄곧 바그너를 열렬히 숭배한 스트라우스의 마음을 쬐끔 알 수 있을런지...
2015. 2. 20. 스트라우스 感性에 흔들리는 佳媛생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