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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정현 작가 Jun 17. 2018

' 방화(芳花ㅡYouth) '

숫사장 ㅡ 청춘

"엄마! 나는 내가 금방 어른이 된다는 게
믿어지지 않아~"

"그래? 어쩜..

엄마도 곧 할머니가 된다는 게 믿어지지 않는데..."


고등학교 1학년  둘째 아들과 늦은 밤

거실에서 뒹굴뒹굴 누워서,

다가올 각자의 인생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을 농담처럼 주고 받으면서 웃다가,

불현듯  화살처럼 지나갔던 내  청춘의 시간처럼

아들에게도 그렇게 홀연히 다가올 것라는 생각과

또, 나의 노년은 더욱 그러하리라는 생각을 하노라니, 갑자기 나의 몸이 움츠려 들기 시작한다.





흔히 인생의 꽃이라고 말하는  '청춘'


때론 아름답고 고결한 이상을 지키려는

뜨거운 가슴을 간직하기도 하고,

사소함의 무게보다 진지함의 결이

아름다웠던 시절이기도 하며,

현실보다 이상 만이 오로지 인생의 단 한가지

철칙이자 정답이라고 주장했고,

꼿꼿한 기상이  흡사 호흡과 동일시 되었던

시절이기도 했다.




시대와 사상,  문화가 달랐던 때에도

청춘앓이는 끊이지 않는다.     


중국의 유명한 여류작가 옌거링의 동명소설을 바탕으로 2017년 12월, 펑 샤오강 감독의 영화 '방화'가 개봉되었다.


영화 개봉 첫날, 20시간 만에 165억인 1억위안을 달성했다는 기사가 있을 만큼 중국에서 뜨거운 반응을 보였다고 한다.

문화대혁명(1966~1976)과 중국-베트남전쟁(1979.2.17~1079.3.17)시대를 배경으로 하여 그 시절에 청춘을 보낸 중국
인민해방군 문예공작대 청년 예술단원들의 삶을 그만의 담담함으로 그려낸 영화이기도 하다.


펑 감독 자신이 젊은 시절 문예공작대 예술단원

(문공단) 출신이어서인지 황 , 묘묘, 종초희, 양채옥, 이효봉, 왕천진 등 젊은 배우들을 통한 당시의 디테일한 묘사가 화면 속 곳곳에서 
엿 보인다.



전쟁은 이들에게 닥친 삶의 현장이었고 ,

전쟁에서 지친 부대  병사들을 춤과 음악으로 위문하는 일은 그들에겐  의무였다.


단체 생활의 익숙함 속에서 드러난 우정과 사랑,

사소한 일을 계기로 한 집단 따돌림과  배신,

연민과 전우애,

엇갈린 사랑,

짝사랑

그리고, 세월이 흘러서 알게 된 한 사람의 진실된 사랑과 인간애...


이제 50년 가까운  세월이 흐른 만큼,

 마오,  류사오치,  등소평, 장쩌민, 후진타오도 역사 속의 인물로 사라졌다.   


격변의 세월을 지내 온 청춘의 모습도 이미

사라져 과거의 이야기 속에 살아있지만,

그 시절을 함께 살았던 그들의 재회는

또 하나의 뜨거운 세계를 마주하는 것이리라.


영화를 보고 집에 돌아오는 길에 혼잣말로 읖조렸다.


"한 사람을 알아간다는 것은 
 '우주'를 배우는 것과 같다."


가볍고 사소함에 목숨 걸다 보면,

이 마음을 지속하기 쉽지 않겠지만

그래도,  중심은 잃지 말아야겠지.


내게 소중한 사람들이여~★★



오늘도 숫사장에서 헤매이는 청춘이여~
2018.6.17. 가원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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