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의 강점 찾기
요즘 같은 예측 불가의 세상이 앞으로 또 펼쳐질까? 알 수 없는 '새로운 시대'가 개막했음을 알리듯, 일상 곳곳에서 많은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코로나로 예전과 같은 자유를 누리지 못한 지 벌써 2년째다. 그로 인한 전례 없는 롤러코스터 같은 경제 상황은 때론 우리를 달뜨게 하고 때론 암울하게 만든다. 많은 사람이 코로나 시대를 겪으며 인생에 대해 전반적으로 다시 생각해보게 되었다고 한다. 나 또한 마찬가지다.
그동안 나는 어떻게 살아왔을까? 출근하고 퇴근하고, 그리고 피곤하니까 쉬고 열받으니까 먹고 마시고... 개인의 시간이 아닌 일의 시간에 따라 평범한 직장인의 삶을 보냈다. 목표와 계획은 이것저것 세웠지만, 그때의 시간은 온전한 나의 시간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스스로 통제하지 못했다. 일에 의해서, 아니면 사람에 의해서, 또는 핑계 대는 나 자신 때문에 흐지부지되어버리고 말았다.
강제로라도 혼자 있을 자유가 주어지자 나는 제일 먼저 나 자신을 찾고자 했다. 그리고 그 방법의 일환으로 내가 가진 강점을 찾고 거기에 집중하는 시간을 가졌다.
그 끝에 발견한 나만의 소중한 강점들은 다음과 같다.
나는 새롭게 배우고, 배운 것을 정리하고, 그것을 체계적인 방식으로 다른 사람들에게 알려주는 것을 좋아한다. 지금보다 조금이라도 나아질 수 있다면, 그것이 무엇이든 내가 알고 있는 것을 알려주고 소통하고 싶었다. 최근까지도 나는 단순히 내가 교육과 관련된 것들을 좋아한다고 생각했는데, 나의 진짜 장점은 단순한 배움과 나눔에 있는 것이 아니었다.
다른 사람들과 조금 다른 점이 있다면, 나는 각 개인의 특성을 정확히 파악해 개개인별로 맞춤화된 정보를 전달할 수 있다는 점이다. 타고난 특성 덕분인 것 같은데, 사람들과 대화하며 얻는 정보가 더해져 그들의 재능, 관심사, 포부, 성공, 실패 등을 빠르게 파악하여 통찰력을 발휘하게 된다.
어렸을 때는 누구나 그런 감각이 있는 줄 알았다. 그러나 살면서 깨달았다. 일방적인 지시, 불필요한 충고를 하면서도 진정한 소통을 했다고 우기는 사람들이 많았다. 각 개인의 고유한 강점, 한계, 목표, 성격 등에 맞춰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사람은 극소수였다.
개인의 개성에 따라 적재적소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점은 인생을 살수록 나만의 장점으로 부각되었다. 점심시간을 나만의 ‘피드백 타임’으로 활용해 다양한 선후배와 교류하며 네트워크를 만들었다. 그 만남에서 일이나 일 외적인 것에서 영감을 얻을 때도 있고, 서로 오해하고 있던 사안을 유기적으로 풀어내기도 했다. 요즘에는 배우고 싶은 업무의 담당자나 아직 낯선 신입 직원을 초대하는 등 더 많은 이들과 교류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특히 업무에 어려움을 겪는 후배의 경우, 도와줄 수 있는 상황이라면 관련 부서의 친한 직원들과 따로 만남을 주선해 주기도 한다.
앞에서 말한 것처럼 나는 배우고 정리하고 이를 나누는 것을 좋아한다. '나눈다'라는 말에는 '함께'라는 뜻이 내포되어 있다. 혼자서는 그 누구와도 나눌 수가 없으니 말이다. 그동안 조직 생활을 하며 먼저 알게 된 것을 사람들과 나누고 싶다. 사내 업무교육, 후배들 고민 상담에 더해 글을 쓰며 소통하고 싶다. 아무리 작은 경험이라도 누군가에게는 첫 경험일 수 있기 때문이다.
어느 날 출근하는데 '어차피 매일 하는 일인데, 좀 더 효율적으로 할 수 없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고민 끝에 업무 매뉴얼을 전면 수정해 직원 교육을 진행했고, 현장 직원들의 요청으로 별도 교육을 추가로 진행하기도 했다.
아무도 시킨 적 없지만, 회사의 부속품으로 살고 싶지는 않았다. 좀 더 효율적으로 일할 방법들을 나 혼자만 알고 있는 게 못내 아쉬웠다. 혼자 정보를 틀어쥐고 있어 봐야 무슨 소용인가. 나만 잘해봐야 조직이 제대로 굴러갈 리 없었다. 모두가 잘해야 전체가 발전하고, 그것이 결국 나 자신에게도 도움이 된다고 생각했다.
정보가 곧 권력이라고 생각한 한 선배는 아무런 설명 없이 일을 시키기도 했지만, 내가 그런 어려움을 겪었다고 다른 직원들까지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낼 이유는 없었다. 감사하게도 이런 나의 마음이 통했는지, 어떤 후배는 먼저 고민이 있다며 다가와 주었고, 또 다른 누군가는 고마운 마음을 표현하기도 했다.
나는 ‘사람 위에 사람 없고, 사람 아래 사람 없다’는 말을 믿는다. 그래서 늘 모든 사람에게 공정하게 대하려고 노력하고, 일부러 과장되게 잘 보이려 애쓰지도 않는다. 오늘도 그저 '함께하는 의식'과 '공정함'을 무기로 일하고 말하고 행동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