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닥을 내려다보며 한 발 내딛는 도전.
어릴 적 높은 곳에서 떨어지는 꿈을 자주 꾸곤 했다. 키가 크려 그랬던 걸까. 왜 높은 데서 떨어지는 꿈을 꾸면 키가 큰다더니 난 그만큼 키가 쑥쑥 자라긴 했다. 꾸준히...
생각해보면 뛰어내렸다는 게 옳은 표현이겠다. 공포감으로 덜덜 떨면서 떨어지는 게 아니라 설렘에 하늘을 날 듯 뛰어내리곤 했으니까.
뛰어내릴 때의 느낌, 그 느낌은 너무나 생생해서 바닥에 착지할 때의 낯선 느낌까지 그대로 느껴지곤 한다. 내장이 하늘로 치솟고 몸이 땅으로 쑥 꺼지는 기묘한 느낌. 생경하면서도 짜릿하게 온몸을 훑는 그 느낌에 꿈에서 깰 때까지 심장이 두근거렸다. 아니, 한발 내디뎌 허공에 몸을 던졌을 때의 그 짜릿함은 꿈에서 깨어서도 잊히지 않았다.
‘도전’의 느낌과 그 느낌은 무척 닮았다.
하루하루가 도전인 듯 느끼고 살던 시절이라 그랬을까. 바닥을 내려다보며 한 발 내딛는 도전. 문득 꿈속에서의 다이빙은 그 시절 늘 새로운 하루에 대한 도전이 아니었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도전과 실패를 거듭하면서 사람은 한 뼘 자라난다고들 한다. 키가 자라듯 꿈속에서 나는 자라고 있었다.
다행히도 꿈속에서의 도전은 언제나 두렵지 않았다. 뛰어내린 뒤 아픔이 없다는 걸 아니까. 또 다른 꿈으로 이어질 거란 걸, 다시 일어나 뛸 수 있다는 걸 어렴풋이 아니까.
그렇게 도전의 두근거림을 겁 없이 배웠다면 우스운 이야기일까. 그래서 내가 무작정 뛰어들기만을 즐기고 그곳의 깊이를 따져보기에는 너무 무관심 한건 아닐까...
도전에서 성공과 실패를 가늠하기 전 그저 ‘도전'이라는 이름만으로 느껴지는 짜릿함이 있다.
그 기분에 취해 또다시 뛰어내리게 된다.
내 발아래 날 보듬어줄 세상이 있다는 믿음으로 하루하루를 뛰어내린다. 그리고 하루하루 자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