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만 밤의 울림
광활한 자연을 마주할 때 누군가 어깨에 손을 툭 얹고 이렇게 다독여 주는 듯하다.
그 부드러운 울림에 금세 가슴이 먹먹해진다.
바득바득 살아오던 삶이, 움켜쥐고, 움켜쥐려 했던 것들이, 그렇게 욕심부리고 마음 조려 했던 것들이,
전부 다 아무것도 아니라며.
아프다고, 힘들다고, 부끄럽다고, 더 이상 내가 짊어질 수 없다 여겼던 삶의 무게가,
모두 다 아무것도 아니라며 뒤에서 끌어안아준다.
여행을 하다 보면 이런 순간들이 종종 있다.
지금까지 그중 최고는 모로코에서의 밤.
쏟아지듯 가득히 별들에 둘러싸였을 때. 이런저런 생각이 뒤엉켜 묘한 기분에 휩싸였다.
그 벅 찬기분은 아직도 정리되지 않은 채 가슴과 머리 그 사이 어딘가를 오간다.